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도책한잔 Mar 07. 2023

내가 봄 같은 존재라니

큰 이모

산 갔다 집안일하고 안방에서 책장을 넘길 때 전화벨이 울렸어요.

"기량아, 날씨가 너무 좋다. 봄이야 봄. 뭐 하고 있니?"

봄의 향기가 통신기 타고 전해졌어요. 반가움이 졸졸 흐르는 시냇물처럼 흘렀어요.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 말했어요.

"여보, 오늘 봄이 너무 예뻐서 내 생각이 나 전화 한 사람이 있었는데 누구게?"

"글쎄?"

"큰 이모."

"세상에 다 큰 조카가 그렇게 이쁠까?"


누군가에게 봄 같은 존재...

내가 그런 사람이라니...


이모...

나를 향해 늘 반달 미소를 지어 보이시는 이모

눈물 젖은 어깨도 마음 쓸어 세워주시는 분

엄마와 많이 닮았지만

또 다른 이모


산을 걸으며 생각은 많이 하지만

바쁘실까 봐...

혹여 방해될까

전화 버튼 누르지 않는데


꽃잎 날리는 목소리로 전화해 봄의 안부를 묻는 이모의 전화로 용기란 이런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봄날, 기량아 봄날처럼 사랑하다 말한 이모의 전화가 마음에 꽃씨를 떨어뜨려 놓았어요.

저는 이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