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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 큐레이터 서윤 Aug 15. 2024

거부할 수 없는 맛

아롱사태 수육 냉채와 버섯 불고기 전골


아롱사태 수육 냉채.

버섯 불고기 전골.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들 이서,

한 달이면 두세 번씩은 집에서 해 먹었던 음식들이다.


식구 수가 많으니 식비가 꽤 많이 들었던 시절, 결이 곱고 쫄깃한 식감과 가성비 좋은 아롱사태로 메뉴를 많이 만들었었다. 잡내도 많이 나지 않으니 삶아 놓기만 하면 간편하게 다양한 상차림을 준비할 수 있었다.


외식에 의존하기보다는 고심해서 가성비 좋은 식재료와 제철 재료를 이용해서 정성 들여 요리를 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나간 모든 경험들은 내 인생에서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 시험 때면 사태로 토마토 스튜와 카레를 만들었었고, 요즘처럼 무더위에 기운이 빠질 때는 아롱사태 수육과 백김치, 국수를 함께 세팅하고 냉면 육수를 부어 여름을 났다.

새콤달콤하게 비빈 밀면에 윗고기로 올려 입 맛을 돋우기도 했다.


오랜만에 쫄깃하고 담백한 아롱사태 수육 냉채로 점심을,

불고기 전골로 따뜻한 한 끼를 만들면서 불현듯 오래전 불고기 전골을 먹으면서 큰 딸아이의 "이건 거부할 수 없는 맛이지~"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북적대던 우리 아이들과의 밥상 추억이 떠올랐다.

혼자 지내면서부터는 만들 엄두도 내지 않았던 음식들을 요즘은 매일 만들고 있다. 우리 가족이 즐겨 먹던 음식들을 기본으로 새로운 메뉴로 다시금 하나씩 만들다 보니 ' 난 이렇게 새롭게 음식을 만드는 시간들을 참 즐기는구나' 싶다.


혀 끝에 남겨진 맛. 찰나의 맛이 남겨준 추억의 시간들이 또 이렇게 살아갈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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