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루는 조각들
부모로서는 참 좋은 엄마, 아빠였다.
어디서나 당당한 엄마,
누구에게나 진실된 사람으로 기억되는 아빠로
성실한 두 분은 나에게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부부로서 두 사람은 마치 서로를 보완하듯 살아왔다.
디테일에 강한 엄마와, 큰 그림을 잘 그리는 아빠.
이과적 성향의 엄마와 문과적 성향의 아빠.
환경에 잘 순응하는 엄마와 진취적이고 행동파인 아빠.
하지만 아쉬운 점은 '존중'이었다.
아빠는 말로는 "엄마밖에 없다"라며 사랑을 표현하지만,
정작 엄마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하진 않는다.
엄마는 아빠의 장점을 잘 알면서도 좀처럼 말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사랑보다 비난이 더 쉽게 튀어나온다.
부부 문제는 부부만이 안다고들 하지만,
어릴 적 내게는 다투는 모습이 그저 싫었다.
그래서 '가정평화'라는 네 글자를 써서 냉장고에 붙여 두기도 했다. 하지만 자라면서 알게 되었다.
딸인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엄마는 "남들도 다 그래"라고 했지만, 믿지 않았다.
세상엔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부부도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우리 부모님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자신과 남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
배려심 있고 존중할 줄 알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과 살아가겠다고.
그리고 나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나에겐 이렇다.
존중,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배려,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싫어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다.
인정, 애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사랑,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책임, 가정에서 내 몫을 다하는 것이다.
나는 이 다섯 가지를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
나와 좋은 관계를 함께 만들어갈 사람을 만나
좋은 부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내가, 여전히 부모님의 다툼을 보면
솔직히 마음이 힘들다.
이것 때문에 부모님 댁에 가는 걸 꺼리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생각을 조금 바꿔봤다.
그들의 갈등을 글로 남겨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동의를 얻은 뒤에 말이다.
그들의 반복된 갈등은
이제 내 삶의 관찰 노트가 될 것이다.
때론 유쾌하게, 때론 냉철하게.
나를 단단히 세우는 재료로 쓰려고 한다.
엄마, 아빠.
조심하십시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부모님의 갈등이,
마음에 상처처럼 남은 기억이 있진 않으신가요?
부모님의 어떤 점을 보며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 적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