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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칼로리를 계산하되, 몸의 목소리를 듣는 법

by 글쓰는 트레이너

음식과 나, 자유로워지는 여정


1단계와 2단계를 성실히 실천하다 보면, 음식에 대한 집착이나 죄책감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게 됩니다. 체중계의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도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서, 나와 음식 사이의 관계를 다시 맺는 과정입니다.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음식을 추억과 감정을 연결해 주는 매개로, 관계를 맺는 소통의 수단으로, 혹은 나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되면,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그러기 위해선, 음식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단계별로 실천할 일들


1단계: 현재의 식습관을 관찰하고, 불필요한 패턴을 하나씩 개선합니다.
2단계: 나에게 맞는 건강한 식사 방식을 찾고, 천천히 습관화합니다.
3단계: 음식과 몸의 반응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기록하고, 영양적 균형을 점검합니다.


단, 3단계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는 아닙니다.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거나, 건강 상태나 체형을 구체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분에게만 권장합니다. 1, 2단계를 생략하고 수치 중심의 접근부터 시작한다면 음식에 대한 강박이 생기기 쉽고, 몸이 보내는 섬세한 신호를 놓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식사 비율 찾기


3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유지 칼로리를 계산하고 [유지칼로리 계산법 참고링크]

목표에 맞게 섭취 칼로리를 설정한 뒤

체중 변화를 주 단위로 기록합니다.


처음부터 '몇 kg을 감량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유지 칼로리에서 300kcal 정도를 줄이고 관찰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변화가 없다면 활동량을 늘리거나, 200kcal 정도만 더 줄여 조정해 보세요.


영양소 비율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5:3:2로 시작해 보되, 개인의 포만감과 만족도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4:3:3 비율이 식이 만족감이 높고 포만감이 좋아 편안했습니다. 숫자는 기준일 뿐, 내 몸에 맞는 비율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때 미세 영양소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는 에너지 대사와 회복에 필수이므로 꼭 챙겨주세요.



배고픔의 신호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체지방을 줄이는 과정에서 느끼는 배고픔은 몸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자연스러운 신호입니다. 이는 식이 조절 시 렙틴(leptin) 감소와 그렐린(ghrelin) 증가 등 호르몬 변화 때문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생리 반응입니다.


낮에는 양질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 배고픔이 지나치게 심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야심한 밤의 심한 공복은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뇌에 에너지 부족 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지금 지방이 빠지고 있는 시간"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의 증가를 유발해 다음 날 식욕조절 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려 과식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1)(2)


이럴 땐 무조건 참기보다는, 따뜻한 물 한 잔으로 속을 달래 보세요. 위를 부드럽게 채워주고, 허기 신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허기가 계속된다면, 소화 잘 되는 단백질 위주의 가벼운 간식(삶은 달걀, 따뜻한 두유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식사일지를 통해 하루 식사를 돌아보며 양과 종류를 바꿔주어 심한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량의 핵심은 '균형'입니다


체지방 감소는 단기간의 극단적인 식단이 아닌, 규칙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균형의 결과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칼로리보다 소비 칼로리가 꾸준히 많을 때, 몸은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의학저널 <The Lancet> 등에서도, 결국 체중 변화는 에너지 섭취와 소비 사이의 지속적인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하루의 공복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칼로리 적자가 변화를 이끈다는 것이죠.



내일의 나를 위한 오늘의 태도


중요한 것은 내 몸이 고달프게 두는 것이 아닌, 몸과 마음을 돌보면서 현명하게 조절해 나가는 태도입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해지면 다이어트는 더 이상 고통이 아닌, 나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극심한 피로, 어지럼증, 탈모, 피부 트러블 같은 이상 증상이 있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내 몸의 목소리이니까요.


체계적인 접근을 원한다면, 수치와 데이터는 분명 유용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그 도구에 가려진 본질을 잊지 않고, 현명하게 활용해 보세요.



각주


(1) TAHERI, Shahrad, et al. Short sleep duration is associated with reduced leptin, elevated ghrelin, and increased body mass index. PLoS medicine, 2004, 1.3: e62.


(2) Spiegel, K., Leproult, R., & Van Cauter, E. (1999). Impact of sleep debt on metabolic and endocrine function. The lancet, 354(9188), 1435-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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