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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Apr 17. 2024

44년 전... 이민 오던 날



어느새 44년 전
이민 가방 2개 들고
만삭의 몸으로
남편의 손을 잡고
머나먼 캐나다로
이민 오던 날이

부모 형제 친구들은
걱정스럽고
부러운 눈길로
김포공항에서
작별을 하던 날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이
고국을 떠나 이민길에
오르면서도
걱정하지 않고
두렵지 않아
웃으며 손을 흔들고
캐나다로 향하던 날

다시 돌아갈 줄 알고
금방 다시 나리라
웃으 눈물짓던 날
세월이 흘러
44년이 지났다

뱃속의 아기는 24일 후에
세상구경을 하려고
태어났고
고국을 향한 그리움은
날로 커져가고
돌아갈 날은 점점
멀어져 가며
눈물짓던 세월

꿈에라도 보고 싶고
가고 싶던 한국행은
요원해지고
체념하고 희망하던 세월
이민 후
8년 만에 밟아보는
고국 땅이 너무나 아름다워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가슴으로 안아보았다

세월은
무심하게 흐르고
1년이 10년이 되고
44년이
속에 있던 아기는
44살이 되고
철없던 우리는

하리굽은
반백의 노인이 되었다

세월 따라
캐나다는
제2의 고향이 되고
어쩌다 가보는 한국은
낯선
외국이 되는 세월이 간다
이민 오던 날의
파란 하늘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흘러간 지난 세월은
만날 수 없다

다시 그날이 온다 해도
여전히 철없는 나는
남편의 손을 잡고
이민길에 오를 것이고
후회 없이 살다가
미련 없이 떠날 것이다


(사진,글: 이종숙)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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