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와 다람쥐의 우정

창작 동화

by Chong Sook Lee
(이미지출처:인터넷)


다람쥐와 참새가 나무에 걸어놓은 새 먹이통에서 사이좋게 먹이를 나누어 먹으며 숨바꼭질을 하며 논다.




사람들은 산속에 사는 짐승들이 추운 겨울에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을까 봐 며칠 간격으로 잘린 나무 위와 먹이통에 해바라기 씨나 땅콩을 가져다 놓고 간다. 다람쥐들이나 새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 열심히 가져다 먹는다. 그런데 다람쥐는 먹을 것을 어딘 가에 숨겨놓았다 까먹는지 오솔길을 지나다 보면 커다란 나무 아래에 해바라기씨 껍질이 잔뜩 쌓여 있다. 나무 꼭대기에서 장난을 치며 오르내리다 사람들이 지나가면 꼼짝하지 않고 빤히 쳐다본다. 다람쥐도 쥐 종류인데 사람들은 쥐는 징그럽다고 싫어하는데 나무를 오르내리며 귀염을 떠는 다람쥐는 사랑스러워한다.


사진을 한번 찍으려고 기다리면 나뭇가지 뒤에 걸터앉아 죽은척하다가 한 발짝 움직이면 같이 놀자고 나무를 타고 내려와 숲으로 숨는다. 어디로 갔나 찾아보면 나무 뒤에서 살그머니 나와서 나를 바라보며 '나 잡아봐라' 하는 듯이 도망을 친다.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 것을 아는 다람쥐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눈 쌓인 다리 난간에 앉아 땅콩을 까먹기도 하고 새 먹이통 주위에서 새먹이를 나누어 먹기도 한다. 숲은 알 수 없는 생물들이 살아가는데 서로가 적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며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간 사회나 다름이 없다. 다람쥐가 나중에 먹으려고 모아둔 먹이를 새들이 살짝살짝 먹기도 하고 새들 먹으라고 사람들이 갖다 놓은 새먹이를 함께 나눠먹기도 한다.




같은 숲 속에서 살아가는 참새와 다람쥐의 이야기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참새와 다람쥐는 만나면 서로 싸우며 서로 미워하는 사이였다.


새: 너 왜 자꾸 내 먹이통에서 내 밥을 꺼내 먹니?

다람쥐: 아냐. 난 안 꺼내먹았어.

새: 네가 먹는 것 봤어.

다람쥐: 나는 너보다 머리가 커서 꺼내먹질 못해.

새: 그럼 지난번에 맛있게 먹은 것은 뭔데?

다람쥐: 응. 그건 네가 먹으며 떨어뜨린 것을 먹은 거야.

새: 아. 그랬구나.


새는 다람쥐가 먹지 못하게 조심조심 먹이통에서 먹이를 꺼내먹었다. 다람쥐는 참새가 맛있게 먹는 것을 바라보며 참새가 날아가기를 기다렸다. 배가 부르도록 먹은 참새가 휙 하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던 다람쥐는 재빠르게 나무를 타고 새 먹이통 옆으로 간다. 배가 고픈 다람쥐가 참새가 떨어뜨린 먹이를 찾아보는데 아무리 찾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실망을 한 다람쥐는 지난번 누군가가 해바라기씨를 가져다 놓은 곳에 가 보았지만 껍데기만 몇 개 남아있었다. 하얗게 눈이 쌓인 숲에서 다람쥐는 먹을 것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선가 떨어진 낙엽만 뒹굴어 다닌다. 다람쥐는 어떻게 하면 새통에 있는 먹이를 먹을 수 있을까 궁리를 해본다. 다람쥐가 숲에서 열심히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헤매는데 참새들이 모여 와서 먹이를 쪼아 먹는다. 다람쥐가 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새들이 가기를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새들은 장난을 쳐가며 맛있게 먹는다.


다람쥐: 이제 저 애들이 가면 내가 먹을 것도 생기겠지. 배가 고프지만 조금만 기다리자.

새: 애들아. 우리 이제 그만 먹고 다른 곳에 가서 놀자. 저 아래쪽에 계곡물이 녹아서 시원한 물을 마실수 있어.




참새들이 가고 난 뒤에 다람쥐는 급하게 먹이통을 향해 갔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힘이 빠진 다람쥐는 나무 옆에 앉아서 다른 새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오늘도 배가 고픈 채 잠을 자야 한다 생각하는데 지난번에 만났던 참새가 먹이통으로 간다.




다람쥐: 참새야. 내가 너무 배가 고픈데 먹이를 조금 꺼내 줄 수 있니?

새: 싫어. 네가 꺼내먹어.

다람쥐: 며칠을 굶었더니 기운이 없어. 네가 먹을 때 몇 개만 땅에 떨어뜨려주면 좋을 텐데.

새: 안돼. 새들 먹으라고 사람들이 가져다 준거야.

다람쥐: 조금만 주면 나중에 해바라기씨를 나눠줄게.

참새: 너는 욕심쟁이야. 지난번에 사람들이 많이 가져다준 해바라기 씨를 네가 한꺼번에 다 가져가서 난 하나도 못 먹었어.

다람쥐: 맞아.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고 나 혼자만 생각했어. 미안해.

새: 그렇지? 너 혼자 먹으면 안 돼.

다람쥐: 내가 잘못했어. 숲이 너무 춥고 먹을 게 없어.

새: 나는 너를 도와줄 수 없어. 네가 먹을 음식은 네가 찾아봐.



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아가 버렸다.

다람쥐는 춥고 배가 고프고 외로웠지만 나무 아래서 다른 새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새들은 하나둘 잠자리에 들기 시작하여 숲 속은 조용해졌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쌓여있던 눈이 다람쥐를 덮어 너무나 춥고 외로워 슬픈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




참새: 다람쥐야. 너 자니?

다람쥐: 아니. 너무 춥고 배가 너무 고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새: 내가 집에 가서 자려고 하다 네 생각이 났어. 아까는 네가 지난번에 혼자 다 먹은 것 때문에 화가 나서 그냥 갔는데 배고픈 너를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아서 다시 온 거야.

다람쥐: 정말?

새: 응.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내가 먹이통에서 먹이를 꺼내 주면 네가 먹으면 돼. 한꺼번에 많이 꺼낼 수 없지만 네가 배부를 때까지 꺼내 줄게.

다람쥐: 너무 고마워.


새가 새 먹이통에서 열심히 쪼아 내놓아서 다람쥐는 배가 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새: 이제 됐지? 춥지만 가서 자라. 다람쥐야.

다람쥐: 정말 고마워. 너는 정말 맘씨 좋은 새야.

우리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되어 먹이도 나눠먹고 힘들 때 서로 도와주며 살자.

새: 그래. 지난번에 내가 미안했는데 네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오늘은 기분이 너무 좋아.

다람쥐: 잘 가 친구야. 오늘은 너무 행복해.


참새는 내일 또 만나자고 하며 날아가고 배가 부른 다람쥐는 나무 아래에 있는 작은 굴로 잠을 자러 들어갔다.




참새: 다람쥐야. 안녕.

다람쥐: 안녕. 네 덕분에 잘 잤어.

우리 그럼 어제 그곳으로 가서 아침 먹자.

태양이 눈부시게 떠오르는 아침에 참새와 다람쥐는 나무에서 먹이를 나눠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사진:이종숙)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둠과 빛의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