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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포비아
06화
31회 공인중개사 시험 후기
#06. 34만 명 중 1인으로서 기록한 현장 분위기
by
목양부인
Nov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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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제31회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로서
직접 느꼈던 소감을 몇 자 적어보자면,
1. 더럽게 춥다
코로나 19 방역수칙 준수
를
위해
교실 모든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시험 본다.
감독관은 난방
을
최대치로
튼
거라
했
지만
바깥바람을 정통으로 맞는 창가 맨 앞자리는
어찌나 어깨가 떨리고 손이 시
린
지,
마킹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염
려됐다.
수능날도 아니고, 아직은 10월인데
이렇게 떨 줄 알았으면 롱 패딩 입을 걸.
2. 다양한 이웃사촌들
공인중개사가 성인 최대 응시 시험이라는데
얼마나 성인들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
다
.
시험장 주위만 둘러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얼핏 내 또래쯤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고
지금 당장 부동산 사무실에 앉아계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법한 분들도 계신다.
그저, 다들 동네의 얼굴 모를 이웃 들일 터.
옆집 아저씨, 친구 어머니, 누구누구 남동생,
남의 팀장님, 지하철에서 마주쳤을 인연.
막달에 가까워 보이는 임산부도 있었다.
다들 고생 많으셨군요. 끝까지 파이팅!
3. 훈훈한 동료애
계산문제가 즐비한 1차 시험 응시 직전.
계산기 빌려주는 정감 넘치는 광경을 보았다.
전쟁터라면 내 총을 동료에게 양보하는 격.
학원분들 같은데, 본인은 쓸 일 없겠다며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권하는 온정이란!
......
시험 종료 십분 전, 계산기 두드리며 알았다.
나 또한 계산기가 썩 필요하지 않았음을...
손가락은 바쁜데 뭘 눌러야 할지 모르겠다.
거듭 계산해도 창의적인 답이 자꾸 나오니
그냥 쿨하게 3번으로 중간이나 가보자.
4. 안 보인다
교실이 너무 추워서 글씨가 안 보이는 건지
내가 너무 긴장을 해서 눈에 안 들어오는지.
문제를 몇 번씩 읽어도 집중이 잘 안된다.
그간 A4로 출력해 모의고사 연습
했
던 탓에.
큰 시험지, 큼지막한 글자로 시선이 분산된다.
축소 인쇄 좀 해줄 수 없겠냐고 조르고 싶다.
5. 완주
도
쉽지 않다
우리 교실 총 응시인원은 20명. 전원 출석.
분명 1차만 보는 사람은 없다고 확인했는데
점심 먹고 2차가 시작되니 8명이 사라졌다.
2차 2교시 무렵, 4명이 또 짐을 싸서 나간다.
결국 20명 중 단 8인만이 끝까지 시험 본 셈.
시험 중에도 멘털이 털털 털리기 때문이다.
다른 교실 분위기가 어땠을지 알 수 없지만
계산기를 나눔 한 아까 그 학원 언니야들은
내년 개강 때 보자며 인사하고 헤어졌다.
6. 사라진 34만 명
시험이 어렵던 나는 분위기가 알고 싶었다.
난이도는 어땠으며 평균은 어디쯤 될지...
전반적인 여론이라도 몹시 궁금했던 것이다.
기사를 암만 검색해
봐
도 경석이 형 이야기뿐.
시험 난이도에 대한 전문가의 입장이라던가
응시생 인터뷰나
소감 따위는
찾기 어렵다.
아침에는 34만 명이나 도전한다고 그렇게들
떠들어대더니만, 시험 후 너무 조용해
졌
다.
나
만
어려웠는지. 더 불안하고 초조하다.
시험은 이미 끝났는데 시험 전보다 긴장된다.
12월 4일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알 수 있으니.
자격이 주어진다 해도 내 집 갖기 전까지
는
더 나아질 것도, 달라질 것도 없
을
지라도
시험 결과를 빨리 보면 마음은 편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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