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생활보안 3] 14. 젊을 때 전문성을 키워라

평생의 자산이 된다

  언제부터인지 "100세 시대"라는 용어를 흔하게 말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정말 100세까지 사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을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윗세대보다는 좀 더 긴 삶을 살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자영업자나 기업의 오너가 아닌 이상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평번한 직장인들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하나 더 생겨났다. "회사에서 잘리거나 은퇴하게 되면 뭐해서 먹고살지"라는 고민말이다. 늘어난 삶의 길이만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감내해야 할 삶의 무게도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하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을 재직해 온 직업과 같은 업무 또는 연관된 업무를 은퇴 이후에도 계속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은 IT분야나 정보보안 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같다. 즉, 은퇴 이후의 노년을 책임질 일로 개발자는 개발자를, 컨설턴트는 컨설턴트를, 심사원은 심사원을 계속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할 수 있는 동력은 평생 쌓아온 전문지식과 인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은퇴한 나이 많은 사람을 쓰고자 할 땐 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분야의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보안기업은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그 말인즉슨 은퇴 이후의 삶에서도 꾸준히 기존 분야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줄 수 있는 인맥과 더불어 외부에서 인정되는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은 조금이라도 젊은 시기에 미리미리 쌓아놓아야 한다.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이 뒷받침되는 시기에 말이다. 배움에도 때가 있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효과를 내는 배움의 시기. 조금 힘들고 어렵고 가끔은 야근을 하거나 주말근무를 하게 되더라도 어쩌면 평생의 자산이 될지도 모르는 배움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체력이 뒷받침되는 젊은 시기를 놓치면 전문지식을 쌓기 위한 시간투자가 점점 어려워진다.


  흔히들 사람은 살아가는 평생 동안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저 배움만 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경력이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고 직장과 인생에서 선배가 되는 시기가 되면 배움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후배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전파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선배들의 지식과 경험을 젊은 세대들이 배우고 익혀야만 한다. 이것이 세대에서 세대로 선임에서 후임으로 지식이 전달되는 과정이다.


  정작 문제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전문지식을 쌓기 위한 시간투자에 소홀하다는 점이다. 먹고살 수 있는 정도만 추구한다는 미니멀리즘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워라밸 같은 신조어가 시대의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의 흐름에서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평생 가져갈 지식자산의 축적이 쉽지 않다. 자신이 맡은 업무만 하려고 하고, 힘든 일은 기피하며, 야근이나 주말근무 역시 꺼려한다. 선배들이 추가 업무의 수행을 요청하거나 무엇인가를 가르치고자 하면 칠색팔색 하면서 꺼려하거나 꼰대짓한다고 수군댄다. 이래서야 선배들도 굳이 나서서 경험과 지식을 가르치고자 하지 않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그 결과 젊은 세대는 다양한 경험을 습득하기 어렵고, 일의 고단함과 어려움을 알지 못하며, 자신이 맡은 업무 외 분야의 전문지식도 축적하기 어렵다. 오히려 당장 자신에게 주어진 앞의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전전긍긍한 상황이다. 10년 또는 20년 뒤에 다가올지도 모를 막연하고 불안한 미래를 위한 투자는 그들에게는 아직 실감 나지 않는 머나먼 일이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경험과 지식 대부분은 20대 중후반과 30대에 직장생활을 통해 습득한 것이다. 40대부터는 기존에 배운 경험과 지식을 다시금 곱씹고 되새기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고 있지만 이는 이미 쌓인 지식에 더해 계속해서 변화해 가는 세상을 따라가고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사람이 추구해야 할 지식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아서 젊은 시기에 보고 배우고 익힌 것들을 아직도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아마 평생 동안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정말로 100세 시대가 다가온다면 그 100년의 평생을 온전히 잘 살아내도록 해주는 힘(자산)은 젊은 시기에 힘들여 땀 흘려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조상님들도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그러니 부디 젊을 때 고생하라.

작가의 이전글 [넋두리 5] 8. 보안의 면역력을 키워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