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교리를 무기로 국민들을 지배하고자 하는 자들이 선거에서 뽑혀 대통령이 되고 백악관을 장악한 미국이 배경이다. 그들은 '순수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여성들의 직업을 뺏고 평범했던 권리들마저 하나하나 빼앗는다. 급기야 모든 여성들은 하루에 100 단어 이내로만 말할 수 있게 되며, 그 이상의 단어를 내뱉으면 이를 감지해 전기고통을 가하는 팔찌를 차고 살아간다.
선거 한 번으로 미국은 자고로 여성이란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집 냉장고에 우유가 떨어지지 않도록 잘 구비해 두는 가정주부의 일을 착실히 해나가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인 사회가 되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러한 정책에 순응하고 세뇌되어 살아간다. 혼전 성교나 간통? 그런 건 있을 수 없는(물론 여성에게만) 일이다. 그런 죄악을 저지르는 여성은 체포되고 머리를 깎여 처참한 수용소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허무맹랑한 일조차 가능케 했던 것이 결국은 결국 정치와 투표에 무관심했던 소시민이었음을 작가 크리스티나 달처는 지적하고 있다.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 싶은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이다. 말도 안 되는 일도 현실이 될 수 있다.
나치정권과 홀로코스트와 수많은 독재, 군사 정권들.
대부분 그들은 합법적 선거를 무기로 삼아, 무지하고 소심한 국민들의 직간접적 지지를 힘 입어, 국민들을 죽여가며 정권을 유지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나라 이 땅에서도 불과 몇 십 년 전 있었던 일이다.
"악마는 착한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승리한다" (304p.)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특정 후보가 싫다는 이유로 어떤 사고와 제대로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그저 반대편 후보를 뽑는 모습을 불과 일 년 전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나는 보았다. 그런 그들은 뽐내듯 "근데 내가 투표한 이 후보, 이 당도 좋아하는 거 아냐. 그래도 쟤보단 나아서 뽑는 거지"라고 말했다. 또 어떤 이들은 자랑스럽게 나는 정치에는 관심 없어"라고 했다.
결국 검찰공화국이 되어 버린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며 이 소설을 읽으니 생각이 참 많았다.
조금은 참담한 기분이 들지만 희망도 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선함을 구별하기 위해 사고하려고 노력하는, 그리고 그렇게 얻어낸 본인의 결론을 위해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어른으로 키우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