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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정무역가 kwang Nov 09. 2021

자석으로 쓰레기를 건져 올린다고?(2)

한국에서의 자석낚시 체험기

준비하는 과정과 실제로 자석 낚시를 경험하며 느꼈던 부분, 팁 등을 공유한다. 우선 몇 가지의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어디서 자석낚시를 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준비물]

1. 자석 
- 네이버에 '네오디뮴 자석'을 검색했다. 

- 5,000원 -6,000원 대 가격으로 동전보다 2-3배 크기의 자석을 구매했다. 

- 로프에 묵어야 하므로 o자형 고리 자석을 골랐다. 

- 하다 보면 점점 더 큰 자석으로 진행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2. 로프 or 끈

- 얇은 노끈과 튼튼한 산악용 로프 등 집에 남아있는 끈을 사용했다. 

- 실제 자석 낚시를 진행할 때에는 얇은 노끈도 상관없었다. 

- 남는 끈이 없다면 철물점,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3. 장갑 및 복장

-첫 번째 자석 낚시를 할 때엔 목장갑을 꼈는데 젖은 끈을 잡다 보니 장갑이 흥건히 젖게 된다.  

-코팅이 된 장갑이나 고무장갑을 끼고 하면 더욱 청결하게 낚시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이 옷에 자주 튈 수 있으니 더러워져도 무관한 복장을 추천한다. 

위 준비물 외에도 쓰레기를 담을 백을 준비한다. 추가적으로 플로깅용 집게를 챙겨간다면 자석 낚시를 하는 장소의 지상 쓰레기까지 쉽게 청소할 수 있다. 


[장소] 

장소를 정할 때 우리는 어느 정도의 수심이 있는 하천에 다리가 있는 곳을 찾았다. 다리를 건너며 사람들이 많이 버릴 것 같기도 했고, 자석 낚시를 하기에도 수월하다는 해외 영상 속 팁을 보기도 했다. 


우리는 자석 낚시를 총 2회 진행했다. 1)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염창역 부근2) 경기도 안양의 백운호수. 하천에서 먼저 진행해 본 다음 저수지나 호수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백운호수를 2차 장소로 정했다. 


[어떤 쓰레기가 올라올까?]

본격적으로 준비를 마치고 약속된 날 4명이 모두 만났다. 우리도 처음 하는 자석 낚시기에 어떤 쓰레기가 얼마나 잡힐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건전지, 못, 낚시 바늘, 낚시 미끼, 컴퓨터 부품, 캔과 용도 파악이 어려운 철 구조물들이 건져 올라왔다. 


낚시 바늘
낚시용 미끼
건전지
??
캔 뚜껑
컴퓨터 부품 

흥미로운 건 한강 부근에서 진행했던 1차 자석 낚시와 호수에서 진행했던 2차 자석 낚시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들이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한강에서 할 때엔 주변에 낚시를 하시는 어르신 분들이 많았는데 그 때문인지 낚시 관련 쓰레기들이 많이 올라왔다. 호수에서 진행했던 2차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들은 물이 오랫동안 고이면서 그 자리에 오래 있었는지 손이 닿기만 해도 부서질 정도로 녹이 슬어있었다. 



[자석 낚시, 어떤 점이 불편했을까?]


1. 가까이서 본 한강물의 수질은 좋지 않았다. 물가 근처만 가도 냄새가 났고, 오염된 듯 부유물들이 떠다녔다. 또한 캐스팅을 할 때마다 옷과 얼굴 등에 물이 튀어 약간의 불쾌감이 들었다. 더러워져도 괜찮은 복장으로 낚시를 준비하길 추천한다. 


2. 자석을 잃기 쉽다. 바위틈에 끼어 빼기 어려운 상황들이 종종 발생됐다. 끈의 방향을 요리조리 옮겨가며 겨우겨우 낀 자석을 뺄 수는 있었지만 자석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 하나 더 있었다. 자석과 고리가 나사로 연결된 형태의 자석이기 때문에 나사가 풀려 고리만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다. 꼭 자석 낚시를 할 때는 자석의 고리 나사가 꽉 조여져 있는지, 끈과 매듭은 잘 지어져 있는지 체크하길 바란다. 


3. 생각만큼 많은 쓰레기가 잡히진 않는다. 낚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자석 낚시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해외 동영상과 같이 큰 쓰레기들이 계속해서 올라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 처음 자석 낚시를 했을 땐 '유럽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많이 깨끗한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4. 너무 높은 곳과 너무 깊은 곳은 피하는 게 좋겠다. 너무 높은 곳에서 자석낚시를 하면 건져 올리는 행위 자체가 수고스럽다. 또한 바닥에 닿는 느낌을 느끼기가 더 어려웠던 것으로 생각난다. 같은 이유로 너무 깊은 곳도 피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쓰레기가 붙었어도 올리는 와중에 떨어질 위험도 있기 때문에 적당한 높이와 깊이에서 진행하길 추천한다. 


5.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대처해야 한다. 자석낚시를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옆에서 말없이 구경하시거나, '뭐 하는 거냐?' '낚시하는 거냐?' 등의 질문을 받게 될 텐데 그냥 덤덤하게 자석으로 물속 철 쓰레기를 건져 올리고 있다고 말하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

무엇보다 재미있다. 어떤 쓰레기가 올라올지 모르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고 자석에 달라붙는 느낌도 재밌다. 환경적으로는, 물속에 있는 쓰레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해물질을 발생시키고 결국 수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건져내게 되면 뿌듯함도 함께 올라온다. 


여러 준비물이나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친구, 가족과 함께 하기에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를 가지고 못 나눴던 대화도 나누며 지구 환경과 인간관계 두 가지 모두를 낚아보는 건 어떨까? 



with

@sunnyphase

@hoooonkie

@blooming_ur_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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