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로 승인이 나고, 네이버보다 더 많이 브런치에 접속하게 되었습니다. 연예인 신변잡기 포스팅보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인기글을 더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요일마다 올라오는 연재글을 살펴보며 어떤 글이 인기가 있나, 어떤 작가 글이 더 잘 읽히나 살펴보는 브런치 미어캣 생활을 하다 보니 부러운 것들만 자꾸 쌓여갑니다. 글 잘 쓰는 작가님들 부러운 건 당연하고요, 썼다 하면 메인에 글 노출되는 작가님들도 부럽고요. 한두 개가 아닙니다. 부러우면 시기 질투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이건 또 안 그렇더라고요?
왜냐하면, 시기 질투는 뭐가 비등비등할 때 나는 것이지 저는 아주 밑바닥이라 그냥 순수하게 부럽기만 합니다.
딸이 어렸을 때 보던 책 중에 '친구에게 질투가 느껴질 때는 어떻게 해요?'라는 내용의 책이 있었습니다.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을 해라. 그러면 그 사람도 기분이 좋고 그걸 표현하는 순간 꽁한 감정이 건강하게 풀릴 것이다. 서로에게 좋은 것이다."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부러워하는 작가님들에게 부럽다고 외쳐보겠습니다.
저는 이런 작가님들이 부러워요.
1. 글 잘 쓰는 작가님
이것은 영원히 부러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술술 읽히게 글을 잘 쓰시나요?
아무것도 아닌 김밥 한 줄, 갑자기 변해버린 서늘한 공기 한 조각으로도 멋진 글을 술술 써 내려가는 여러분들이 진짜 진정한 작가십니다!
2. 구독자 많은 작가님
와. 이 글 좀 좋다. 하고 프로필을 눌러보면 구독자가 5천 명, 1만 2천 명 이렇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좋아요를 누르고 구독을 하지만, 좋아요에서 구독버튼까지는 넘기 힘든 벽이 있던데 어떻게 그 장벽을 무너뜨리셨는지 궁금하지만 궁금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글을 보면 답이 있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미천한 저를 구독해 주시는 구독자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3. 브런치와 다음 메인에 자주 뜨는 작가님
몇십만 뷰로 폭발한 조회수 통계와 함께 감사 인사 글을 올리는 작가님 부럽습니다. 저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메인뽕 맞아봤는데 너무 황홀하더라고요. 치솟은 조회수 그래프가 돈 되는 것도 아닌데 주식 올라간 것 마냥 기뻤습니다. 그래도 한 이틀 기분이 좋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긴 하던데 그래도 부럽습니다. 공기청정기 같더라고요. 뭐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기분이 좋은 느낌적인 느낌. 수십만 뷰... 부러워요...ㅎㅎ
4. 댓글을 잘 쓰는 작가님
이것도 글쓰기 능력 같아요. 저는 좋은 글을 봐도, 와. 좋네. 하고 끝인데 어찌나 그렇게 감상을 잘 정리하셔서 댓글을 지어내시는지, 저도 제 글에 정성 어린 댓글을 달아주시는 작가님께 뭉클 또는 화이팅을 댓글로 선사하고 싶은데, 매번 찾아갔다가 라이킷만 누르고 조용히 나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것도 따뜻한 마음과 보들보들한 감성이 있어야 가능한 일 같아요. 제가 감동받았던 댓글들을 쓰시는 작가님들은 다른 글에서도 똑같이 멋진 댓글로 감상을 나누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대단하시고, 부러워요!
5. 사진을 잘 찍는 작가님
이것은 정말 선천적인 감각과 예술적 재능입니다. 특히, 음식사진 잘 찍으시는 작가님들 정말 부러워요. 저는 카페를 가도, 집에서 한 음식도 사진을 잘 못 찍겠어요. 개인적으로 AI가 만들어준 사진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제가 쓴 글에 넣는 사진도 직접 찍은 사진이었으면 좋겠거든요. 그런데 사진을 못 찍어요. 그래서 부러워요.
6. 치트키를 보유하고 있는 작가님
제가 보니, 브런치에도 치트키가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시'자가 들어간 글에 약간의 분노를 유발하는 글은 나도 모르게 클릭해서 읽고 있더라고요. 속 뒤집는 시어머니를 보유한 것은 부럽지는 않지만, 어쨌든 치트키 보유자님들은 부럽습니다. 예를 들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것들도 무해한 매력과 따뜻한 소재 제공의 치트키가 되더라고요. 저는 강아지랑 고양이는 없지만 사춘기 자녀를 보유하고 있으니, 저도 강력한 치트키 하나는 보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 용기 있는 작가님
위에 시어머니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시가식구들의 에피소드를 글로 적어내는 용기가 부럽습니다. (이것을 부럽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아픈 이야기일 텐데도 외도나 이혼 이야기를 아프게만 적지 않고, 읽다 보면 감정 몰입되어 같이 화나게 되는 흡입력 있는 소설처럼 풀어내는 그 글솜씨도 부럽지만 더 부러운 것은, 모든 것을 오픈하는 용기가 부럽습니다. 저도....... 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요.
할 말도 많고, 잘 쓸 자신도 있는데... ㅋㅋㅋㅋ
8. 전문가 작가님
전문가 작가님들 부럽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건축, 예술, 마케팅, 심리학, 의학, 정신과, 상담, 방송계, 법조계 등 특별한 영역의 전문적인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글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말해봤자 알 수도 없는 그런 전문영역 말고, 직업적인 전문분야가 일반 대중들의 관심사와 겹쳐서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할 내용의 글들을 쓸 수 있는 것이 부럽습니다. 의사, 기자, PD, 변호사, 방송작가, 건축가... 등등 전문가님들 부럽습니다.
9. 외국생활 하는 작가님
이건 정말 부럽습니다. 힘든 이야기도 많이 적으시던데, 그것조차 부럽습니다. 저는 외국은 여행만 가봐서 생활자로서는 살아본 적이 없어서, 아름답고 허황된 로망에 싸여있어 그럴 수도 있겠죠. 그래도 부럽습니다. 미국, 캐나다, 유럽부터 시작해서 발리, 하와이, 북유럽.. 어디든 부럽습니다. 때깔 좋은 사진이 부럽고요, 경험과 추억들도 부럽습니다. 저도 갈 거예요.. 언젠가는... 저도 그런 글들을 쓸 수 있길..
10. 유머감각 풀착장 작가님
제일 부럽습니다. 저는 재미없는 글은 진짜 싫어요. 진지하기만 한 글은 다 패스 합니다. 논문도 아닌데 진지빠는 글은 읽히지가 않아요. 그래서 유머감각이 쫙 기본 베이스로 깔린 글을 정말 사랑합니다. 제가 브런치에서도 개그맨 몇 분 찾았는데, 새 글이 올라왔다는 알림이 오면 그때 바로 안 봅니다. 집에 가서 찬찬히 봐야 되니까요. 사랑해요. 재미있는 작가님들!
11. 출간 작가님
아.. 너무 부러워요. 저도 제 이름이 달린 책을 낼 수 있을까요? 투고하는 이야기, 편집자나 출판사와 미팅하는 이야기, 계약서 쓴 이야기, 북토크 진행한 이야기.. 등등 너무 부럽습니다. 당장 책 낼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유심히 보게 되는 걸까요? 욕심인가요? 그냥 선행학습이라고 해두고 싶습니다. 비웃지 마세요. 사람 인생 우째 될지 모르니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