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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kddo Jan 03. 2022

IPA에 관한 TMI

인도 맥주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맥주가 취미인 소소인 사람입니다.  


요새 맥주 종류가 참 다양하죠?  혹시 IPA(India Pale Ale)이라는 종류의 맥주를 드셔 보신 적이 있을까요? 쓰다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좋아하시는 분들은 엄청 찾아드시는 맥주 종류입니다. 수제 맥주 하면 IPA부터 떠올리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이파'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IPA에 대한 TMI를 말씀드리려고 해요. IPA가 등장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썰이 있습니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을 시절, 영국에서 인도로 건너간 사람들은 맥주가 엄청 마시고 싶었답니다. 인도에서 맥주를 만들기는 어렵고 영국에서부터 맥주를 조달해야 하는데, 아무리 좋은 맥주를 배에 실어도 적도를 지나면서 맥주가 전부 상해버렸다고 해요. 그러던 중에 조지 호지슨(George Hodgson)이라는 사람이 홉(Hop)을 많이 넣고 충분히 발효시킨 맥주를 만들었는데 이 맥주는 인도까지 상하지 않고 보낼 수 있었답니다. 홉이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맥주 이름에 인도(India)가 들어가게 된 계기도 이러한 유래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지 호지슨이 IPA를 발명한 것은 아니고 IPA를 인도까지 성공적으로 보낸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IPA 맥주는 홉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료의 특성상 단맛은 적고 마시고 나면 쓴맛이 입에 남습니다. 홉 특유의 향이 있는 편이고 자연스러운 탄산이 특징입니다. 진한 홉 향과 쓴맛 때문에 짭짤한 치즈 피자나 맛있는 소스로 버무린 버팔로윙 같은 안주와 곁들여 마시기 좋습니다. 햄버거와 즐기기에도 좋고 기름진 음식은 대충 다 어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 맥주 트렌드에 맞춰 정리하자면 IPA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 스타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IPA의 원형에 가까운, 쓰고 진한 맛을 내는 맑은 스타일(West coast IPA / aka 웨코)  

2. 음식과 곁들이기 좋은 막걸리 같은 스타일 (Session IPA /aka 세션이파)  

3. 탁하고 쓴맛이 적으며 주스와 같은 단맛이 강한 스타일 (New England Style IPA, Hazy IPA / aka 뉴잉)


편의점에서 구하실만한 맥주를 좀 추천드려 보면 웨스트코스트 스타일 IPA로는 구미호 IPA, Goose IPA, Lagunitas IPA가 있고요. 세션 IPA의 경우 덕덕구스(DuckDuck Goose) Session IPA, 퇴근길 Session IPA 정도가 생각나네요.


뉴잉글랜드 스타일 맥주의 경우 신선한 오렌지 쥬스를 마실때 느껴지는 상큼함과 쓴맛이 인상적인 맥주입니다. 다만 신선도가 중요시되는 맥주이기도 하고 좀 매니악한 맥주라서 편의점에는 안 보이네요. 최근에는 뉴벨지움 부두 레인저 Hazy IPA라는 아이가 와인 앤 모어에서 저렴한 가격에 행사를 한다는 소식도 보이는군요.


Craftbros Brewing / LIFE : Moon Landing - New England DIPA ABV 8.2%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크래프트 브로스 양조장에서 만든 뉴잉 스타일의 LIFE 맥주 시리즈가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었습니다. 도수가 높은데도 알코올 향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 꽤 맛있게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틀샵에서 맥주를 고르실 때 참고하실만한 정보를 하나 알려드리자면, 도수가 높은 IPA에는 이름 앞에 Double, Triple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합니다. DIPA, TIPA (a.k.a 디파/티파)라고 부르는 맥주 종류인데요. 홉을 많이 넣고 술의 도수를 높여 홉 자체의 쌉쌀한 향과 맛을 강조한 맥주입니다. 향긋한 쓴맛을 즐기시기면서 천천히 취하시기 좋습니다.


쓴맛은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촉진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하죠. 스트레스로 인한 흥분을 가라앉혀 준다고도 하니 화가 나는 날에는 편의점에서 IPA 한 캔 집어다가 맛난 음식과 즐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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