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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낀표 Oct 28. 2024

좋은 포지셔닝 전략은 시장의 프레임을 바꾼다.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도구> 시리즈


두 명의 브랜드 컨설턴트가 매주 월요일 당신을 찾아갑니다. 브랜드 컨설턴트의 생각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도구들> 시리즈

우리의 일상과 업무는 순조롭게 흘러가지만은 않습니다. 상황은 변하고, 문제가 생기죠. 그 문제를 푸는 것이 컨설턴트의 일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법과 프레임워크를 이야기합니다.


포지셔닝 전략이란

잠재고객의 마인드에 상품/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식


포지셔닝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잠재고객의 마인드에 상품/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포지셔닝', 잭 트라우트) 

유의할 점은 상품/서비스에 어떤 행동을 취하지 않더라도 이름이나 포장, 가격, 메시지의 변화를 통해 고객의 인식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에요. 

다시 말하면 상품의 본질에 변화를 가하지 않고도 이름이나 포장, 가격, 메시지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잡을 수 있는 것이죠.


이 개념은 1972년, 잭 트라우트와 앨 리스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라는 잡지에 “포지셔닝 시대(The Positioning Era)”라는 논문을 게재하면서 만들어진 것이에요.


이런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대량생산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과잉이라는 시대적 상황이 있어요. 

과거에는 만들어지는 제품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 제품들이 이야기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였죠. 하지만 시장에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짐과 동시에 소비자들은 너무 많은 메시지에 노출되게 되었어요. 수용 한계를 넘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업의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단순화된 키워드나 인상으로 상품/서비스를 기억하게 됐죠. 이때 나온 것이 포지셔닝입니다.

잠재고객의 마음속에서 특정 키워드를 심음으로써 차별화하고,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죠.


이렇듯 포지셔닝이 나온 배경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오히려 메시지의 과잉 현상을 더 심해졌죠. 따라서 포지셔닝 개념을 ‘옛날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여전히 주효한 전략 도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피상적인 포지셔닝 전략

그런데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할 때 많이 하는 실수가 있는데요. 

첫 번 째는 시장 내 경쟁사들과 자사의 위치만 파악하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에요.


차별화를 하는 것이 목적인데, 기껏 포지셔닝을 해서 우리 상품을 경쟁사들과 같은 무리로 인식되게 하는 포지셔닝도 많이 볼 수 있어요. 말 그대로 포지셔닝 맵을 그리기만 하는 것이죠.


호텔/숙박 브랜드의 포지셔닝 맵을 그려볼까요?

우선 포지셔닝 맵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그려집니다. 각 축은 소비자가 구매 상황에서 특정 상품/서비스를 떠올리는 기준이에요. 

이 경우에는 가격(저가 <-> 고가)과 목적(비즈니스 <-> 여가)이라는 기준으로 포지션닝 맵을 그릴 수 있어요.

호텔/숙박 브랜드 포지셔닝 맵 예시


에어비앤비 입장에서 포지셔닝 맵을 그린다고 하면, 현재 맵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여가 목적이 강한데, 고가 시장은 포시즌스나 신라호텔이, 중가 및 저가 시장은 노보텔이나 기타 가성비 호텔이 많이 있으니까요.

여기서 끝낸다면 ‘포화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피상적인 결론밖에 얻을 수 없어요.


포지션닝 전략을 세울 때는 기준에 주목해야 해요. 이미 구축된 시장을 새로운 기준으로 다시 그리고 우리만의 차별화를 이뤄야 하는 것이죠.



프레임을 바꾸는 포지셔닝 전략

포지셔닝 전략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포지셔닝 맵의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해요. 소비자들이 새로운 프레임으로 시장을 바라보게 하고, 거기서 우리만의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죠.


그런데 이때 많이 하는 실수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무의미한 기준으로 포지셔닝 맵을 그리는 것이에요.


호텔/숙박 사례를 다시 살펴보죠. 기존 가격과 목적이라는 기준에서는 에어비앤비를 차별화할 수 없으니, ‘국적’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다시 포지셔닝 맵을 그린다고 해보죠.


기준: 국적(국내 <-> 해외)과 목적(비즈니스 <-> 여가)

무의미한 기준으로 그려진 포지셔닝 맵


우선 이렇게 했을 때도 차별화가 안된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건 잠시 넘어가 보죠.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기준으로 포지셔닝 맵을 그리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이 기준으로 구매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호텔이나 숙박 브랜드를 고르는데 국내 브랜드냐 해외 브랜드냐로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포지셔닝 맵은 무의미해요. 

단순히 구분을 위한 것이 아닌, 소비자의 인식체계에서 유의미한 기준을 가지고 포지셔닝 맵을 그리는 것이 중요해요.



그럼 이번에는 에어비앤비를 확실히 차별화하기 위한 기준을 추가해 볼까요?


에어비앤비가 가진 특징들 중 경쟁사와 차별적이면서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에어비앤비는 일반적인 호텔이 제공하는 일관된 서비스를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여행지에서 가장 현지인처럼 생활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죠. 

따라서 ‘경험’이라는 기준을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기준: 경험(일관된 경험 <-> 독특한 경험)과 목적(비즈니스 <-> 여가)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포지셔닝 전략


이렇게 포지셔닝 맵을 그리니 에어비앤비가 경쟁사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된 위치를 점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제 이 전략 하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더해지면, 소비자들이 호텔/숙박 브랜드를 고를 때 자신의 목적과 경험의 종류를 고려하게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에어비앤비는 잠재고객들이 호텔/숙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전했죠.



여가를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현지의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잠재 고객은 에어비앤비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이렇게 좋은 포지셔닝 전략은 유의미한 기준으로 잠재고객이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하여 경쟁사와 차별화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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