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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월 Dec 28. 2024

‘사랑’은 무엇이기에, '사랑을 그린 화가들'


사랑은 무엇일까?


어릴 적부터 던졌던 질문이다. 작은 아이가 물으면 어른들은 진지하게 답해주지 않는 질문, 그렇지만 아이는 지우지 못하고 마음속에 고이 간직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이야기하는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랑을 담아낸 수많은 서사가 있고 이제는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비로소 타인의 사랑으로 답변을 써 내려간다.



7인의 화가,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정반대의 양상으로 인연을 맺어간 두 화가가 있다. ‘라파엘로 산치오’와 ‘에드바르 뭉크’, 사랑에 대한 그들의 대비적 양상은 사랑의 낭만과 고통을 극단적으로 느끼게 한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사람을 사랑한 라파엘로와 과거의 인연이 떠나며 상처만을 간직할 수밖에 없었던 뭉크. 결국에는 마르게리타의 배우자로 남을 수 없었던 라파엘로의 생애를 생각하면 두 화가의 사랑은 다른 듯하면서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라파엘로와 마르게리타는 외부 요인으로 사랑을 이어 나갈 수 없었다면, 뭉크와 그의 연인들은 스스로 사랑을 이어가지 않기를 택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1. 사랑이란 기적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적인 일인지 항상 생각한다. 내가 상대를 사랑함과 동시에 상대도 나를 사랑해 주어야 한다. 또한, 그 관계를 이어가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마음 크기는 엇비슷해야 하니, 이 확률을 기적이 아닌 무언가로 칭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라파엘로와 마르게리타의 사랑은 기적이 아닐 리 없다. 12년간 지켜온 사랑에는 숭고함이란 형용사를 붙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권력이란 힘 아래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추기경의 조카딸’, 때로는 법이 아니더라도 행동을 제한하는 힘이 존재한다. 사회가 만들어낸 지위와 그에 따르는 권력, 그것에 순응해야 본인이 속한 사회에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굴레와 법칙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만남을 이어온 라파엘로와 마르게리타의 마음을 바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2. 사랑에 뒤따르는 약속

그러한 두 사람의 사랑을 읽어 내려가면서 숭고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아했던 점은 결혼이라는 제도의 지배력이다. 결혼, 혼인은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일종의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부부의 의무가 생기고 이에 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이것을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원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하다. 근본적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사람에게 평생을 바친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마르게리타는 라파엘로와 평생 감정을 나누었으면서도 법적 권리를 포함하여 그 책임을 소유할 수 없었다. 중대한 사안을 일말의 감정도 없는 상대와 약속해야 한다는 사실이 무책임하게 보인다. 모순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라파엘로와 마르게리타의 혼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랑’은 결혼이란 제도하에 묶이면서까지 서로의 평생을 책임지고, 그 모든 것을 감당할 마음임을 알 수 있었다.



3. 감정의 무게

니 손이 차서 맘이 차서 커피가 다 식어버려
우리 같이 시킨 건데 왜 어째서 내가 든 커피만 따뜻해
-  커피 - UL, Limkim

UL, Limkim의 노래인 커피의 가사 중 커피의 온도를 사랑에 비유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가사처럼 함께 시작한 사랑은 반드시 함께 끝나지는 않는다. 사람들에게 사랑은 저마다의 온도와 무게를 가진 것일까?


뭉크가 꽤 무거운 마음으로 대한 사랑이 가벼운 태도로 다뤄지며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한 사람에게 평생을 바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면 뭉크의 사랑을 통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저마다 사랑에 대한 무게감이 다를 수 있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는 차이 나기 마련이다. 뭉크의 사랑을 읽어 내리며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화가들의 사랑을 읽으며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랑이 회화로 표현될 수 있음에 놀라웠다. 상대를 만나 화풍이 바뀌고 이별 후 그림의 주제가 달라진다. ‘명화 속 사랑의 색채’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의 적절한 답변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아트인사이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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