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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근 Jun 16. 2024

심리의 갑오브갑 불안

불안과 공포


 불안은 생존의 도구이다

     

뉴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심리적 방법은? 독자의 주목을 높이고 행동을 이끌 목적으로 불안과 공포를 사용한다. 특히 불안은 괴로움, 고통, 문제, 슬픔 등 부정적 감정을 가중한다.     

왜 우리는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일까? 첫째 생존 본능이다.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다. 인간이 호랑이와 같은 맹수의 위협에서 살아남으려면 낙관적 감정보다 불안과 공포와 같은 부정적 감정으로 주의를 기울였기에 생존할 수 있었다.      

둘째 우리만의 삶의 이야기가 없다. 고대에는 신화나 미신이, 중세에는 종교를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대로 살아가면 되었다. 인본주의 시대에 인간은 신으로부터 자유를 얻었으나 대신 불안을 얻었다. 이때 자본주의는 좋은 대학교에 입사하고, 결혼해서, 큼지막한 차를 사고 내 집을 마련하는 등 그럴듯한 인스턴트 이야기를 만들었다. 보통 사람의 삶이 아닌 상위 1%의 극단적 삶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평균의 삶을 강요하면서 뒤처지면 죽는다는 불안을 가중한다.     

셋째 통제의 환상이다. 인간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통제 불가능한 일의 연속인데 통제할 수 있다는 틀에 매달린다. 과거 뉴턴 역학에 기대어 현재의 모든 것을 알고, 현재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라플라스의 악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불확실성은 통제할 수 없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현상을 유지하는 익숙한 것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넷째 매체 등 외부 신호에 자극받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거름망이다. 오감은 뇌에 수많은 신호를 보낸다. 뇌는 이런 신호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과거 경험, 기대, 주의와 같이 다양한 정신 활동으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가공한다. 대부분 신호는 잡음으로 거르고 중요하다는 것만 불안과 공포와 같은 감정으로 해석한다. 각종 매체는 ‘스키너의 상자’처럼 자극하여 잡음을 불안과 공포의 감정을 만들기도 한다.

      

금연복권과 금연 저축

     

정부 부처에서 만드는 보도자료는 국민에게 안전과 행복을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불안과 공포에 호소하는 방법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도 행동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에 금연 정책에 적용해보면? 금연은 다이어트만큼 어렵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금연 광고는 “흡연은 질병, 치료는 금연‘이다. 금연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며 전형적인 공포를 강조한 캠페인이다. 공포를 강조한 캠페인을 한다고 우리나라 금연자는 변동이 있을까? 5년치 흡연율을 기준으로 2017년 22.3%(1145만명)에서 2021년 19.3%(996만명)으로 약 15만 명이다. 정부는 2021년 금연 치료지원사업으로 약 447억 원을 사용했다. 참고)


불안과 공포에 호소하기도 나름대로 효과가 있지만, 관점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10만 명에게 1년간 천 원짜리 인터넷 복권을 지급하면 52억 원이다. 복권의 정부 수익률이 약 50%이므로 27억 원만으로 지출하면 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보건소와 연계하여 금연을 지키는 지 확인하고, 금연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면 복권을 받는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금연 참여자에게 복권에 당첨될 희망을 주고, 당첨된 사람의 성공 사례도 발굴하면 나도 금연에 성공하여 이런 행운을 잡을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주지 않을까?

다른 방법으로 금연 관련 저축이 있다. 1년 치 담뱃값은 약 100만 원이다. 은행과 연계하여 금연 저축을 만들고, 희망자에게는 담뱃값의 두 배인 200만 원을 미리 입금해준다. 금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인출하면, 납입 금액만 지급한다. 이익을 주었다가 뺏으면 2배의 고통이 가중되므로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보류(홀딩)로 처리한다. 만약 금연에 실패한다면 보류된 돈은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면 어떻까? 금연자는 흡연에 실패한다고 해도 자기 힘으로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선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사업에 만 명을 대상으로 금연 성공률을 50% 잡으면 100억 원이면 가능한 사업이다. 만약 비용이 문제가 된다면 1개월간 담뱃값인 17만 원씩 3개월치만 지급한다고 하면 약 50만 원이다. 금연 성공률 50%로 잡으면 25억 원이면 가능한 사업이다. 



참고: 김영환, “금연치료 사업 예산 반토막…사업 이수도 10명중 3명 꼴” 이데일리, 2023년 10월 8일,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84086635770952&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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