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유효기간은 할머니까지
할머니가 그린 그림들을 많이 찾아본 시기가 있었다.
로즈 와일리, 모지스 할머니, 그리고 아차도 섬에서 그림을 배우고 그린 할머니들.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는 남해의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고, 그림과 함께 쓰고 그린 시를 담은 책이다.
그들의 책과 그림을 보면서, 할머니 때 시작해서 어떤 그림을 그렸구나 라는 것보다는
열정과 꿈에는 나이도, 유효기간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할머니들의 그림은 오히려 동심에 가깝다. 늙어가는 육신속에 오래 웅크리고 있었을 처음의 마음이 충실하고 정성스럽고 다정하다.
나이는 떠올리고싶지 않지만 그분들의 삶과 그리는 기쁨이 떠올라 더 크게 뭉클한것도 사실이다.
그린 사람의 나이에 먼저 감탄하고 싶진않다.
할머니치고는 또는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며 애가 그린 것 치고는. 그런 마음은 각도기가 된다.
그림 전체를 작가의 삶과 혼이 담긴 예술품으로 보느냐, 스킬의 결정체로 보느냐의 시선의 차이를 낳는다.
물론 좋은 그림은 그 둘이 모두 완벽히 버무려져야 하는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림에는 나이가 없다. 꿈을 그린다는 것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문득, 쓰고 그리는 내 꿈의 유효기간을 너무 조급하게 잡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만으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게 아닐까.
내 꿈은 할머니가 된 후까지 이어지기에, 조급하지 말자.
그들처럼 나도 늙지 않는 꿈을 꾼다. 한없이 헤맨다는 생각이 들 때 용기를 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