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공존질환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 불안장애, 중증도 우울에피소드가 공존.

by 피손미 Dec 24. 2024

얼마 전 정신과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았다. 내가 정확히 어떤 공존질환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근데 이게 웬걸, 진단서에 별에 별 병명이 적혀 있었다.

ADHD에 더해서
조울증, 불안장애, 중증 우울,
강박, 불안장애, 사회공포증까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일전 특이하고 유별나다 소리는 많이 들어봤다만, 저런 정신과적 어려움이 있을지는 상상도 못 해봤다. ADHD 치료 전까지도 그럭저럭 잘해나가고 살아갔던 것 같은데.....

질병을 공개하는 것이 조금 그렇기도 한데, 나 같은 사람도 잘만 살아간다. 모든 정신과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 좌절하지 말고 화이팅하시길 바란다!

<공존질환 리스트>

1. 과다활동을 동반한 주의력 결핍장애 :

ADHD로 병원을 갔지만 공존질환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2. 기타 양극성 정동장애 :

1형, 2형이 아닌 기타 유형의 조울증을 가지고 있다. F318 질병분류기호를 가진다. 조울증을 동반하게 되면 ADHD 치료가 상당히 복잡해진다. 조울증도 무서운 질병이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예후가 정말 나빠지기 때문이다.

3.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

우울증 중에서도 중증에 해당할 때 진단한다. F321 질병분류기호를 가진다. 우울증의 경우 모두가 아실 테니 자세한 설명은 패스하겠다.

4. 사회공포증 :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과적 질환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 어릴 적부터 “왜 이렇게 사람들 반응을 봐가면서 살지?”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사회공포증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던 것 같다. 누구에게 혼날 것만 같은 기분이 자주 들어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보니 사회공포증 이 녀석이었구먼.

5. 불안장애 (=불안 NOS)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라고 한다. 불안장애는 공황장애, 강박장애, 사회공포증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6. 강박장애

나의 경우 강박장애가 있다. 강박장애가 있으면 집에 문을 잘 잠그고 왔는지에 대한 걱정, 주변 물건의 배치를 대칭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 등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라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불안감이 증가한다. 과거를 돌이켜 보니 내가 딱 강박장애의 형태로 불안이 발현됐었던 것 같다.

ADHD가 있는데 공존질환까지 있다면?

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체계적이고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정신과 질환 특성상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환자 본인이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거나 치료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깨닫지 못하는 경우이다.

나도 내가 ADHD가 있다는 걸 모르고 30년 가까이 살았고 또 보니 ADHD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열심히 치료받고 매일 두 번씩 약을 복용하고 있다. 나와 같이 ADHD와 이에 따른 공존 질환이 있다면 꼭 매일 약을 먹고 의사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 일상을 살기를 바란다. 나의 경우 치료 전후 마음상태와 집중력 등이 크게 개선됐다. 육아도 업무도 훨씬 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