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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차 ADHD 환자의 인지행동치료 고군분투기

시간관리와 정리정돈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보자.

by 피손미 Jan 25. 2025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에 대한 효과가 소아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때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인지행동치료가 동반되면 치료효과가 높다. 대다수의 ADHD 환자들처럼 나의 경우도 아래와 같은 문제들이 있다.


1.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2. 물건정리를 하지 못한다.

먼저 인지행동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 Behavioral Therapies)는 심리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의 본질을 탐색하고 해결방법을 훈련하는 과정이다. 보다 건강하고 적응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적인 심리치료(psychotherapy) 방법이다. ADHD 환자는 구조화, 체계화, 시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심리적인 여러 방법론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환자의 과거보다는 현재의 삶에 더 초점을 맞춘다. 또한 체계적으로 구조화된 방식의 훈련을 통해 ADHD 환자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촉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좀 더 피부에 와닿게 얘기하자면 치료를 수동적으로 받는 거보다는 짜인 훈련을 반복해서 이행하고 상태를 개선하는 느낌에 가깝다. 군대에서 훈련받아 늠름한 군인으로 거듭나듯,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ADHD를 극복하는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1.시간관리 2.정리정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지행동치료를 하고 있는지 소개해보겠다.



1.시간관리

1) 시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ADHD 환자의 경우 시간에 대한 개념이 고무줄이 늘어나고 줄어들듯이 유동적인 경우가 많다. 절대적으로 3시간이 걸리는 일이 있다고 가정하자, ADHD 환자의 경우 1시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2시간을 놀다가 1시간 만에 일을 하려니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 인지행동치료를 시작한 나의 경우 항상 시간을 여유롭게 두고 움직이려고 한다.(이 또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되도록 무슨 일을 할 때든지 시간은 생각보다 항상 많이 소요된다고 일단 가정한다.) 정확한 시간계산이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시간을 여유롭게 산정하고 일은 천천히 해보려 한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더 빠르고 정확한 시간 안에 일을 마칠 수 있게 된다. 시간에 대한 인식을 재활치료하듯이 머리에 주입하는 것이다.


2) 시간관리는 도구의 도움을 받는다.

시간관리의 도구로써 알람, 다이어리, 구글캘린더, 손목시계, 포스트잇의 도움을 받는다. ADHD 환자는 생각이 항상 발산하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시간관리가 어렵다. 이때 생각을 정리하고 제시간에 일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여러 도구를 사용한다. 나의 경우 휴대가 아주 간편한 다이어리(캐슈얼 플래너) 어딜 갈 때나 들고 다닌다. 들고 다니면서 할 것과 한 것을 구분하여 계속 상기시킨다. 손목시계(태그호이어, 스위스밀리터리)는 잘 때를 제외하고 항상 손목에 차며 시간을 확인한다. 아이폰 알림은 하루 두 번 8시/14시에 매일 울린다. ADHD/조울증 약을 먹을 시간을 알리기 위함이다. 포스트잇은 집안일, 업무피드백 등을 할 때 모니터나 냉장고에 붙여두고 수시로 사용한다.


3) 우선순위 구분하기

ADHD환자는 잡다한 영역에 관심이 저절로 간다. 그래서 정작 무엇인가 중요한 일을 할 때 우선순위를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마다 오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3가지를 정한다. 3가지를 정하고 그것만 해치우자고 생각한다. 간혹 3가지도 많은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오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1가지만 선정하여 그것만 조진다(?). 이렇게 했을 때 능률이 올라가고 오히려 더 많은 일들을 쳐낼 수 있었다. 중요한 일을 끝내니 일상적인 일들도 다 같이 챙길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제일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에 해야 할 일 리스트(To do List)를 작성할 수도 있으나, 하지 말아야 할 일 리스트(Not to do List)를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4)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하자!

ADHD 환자는 거절을 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는 환자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다양한 일들은 일단 나이스하게 거절해 보기를 바란다. 자기의 우선순위에 들어온 일들을 처리한 다음 부탁을 들어줘도 늦지 않는다. 자기 시간을 확보해야 인지행동치료를 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2. 정리정돈

정리를 못하겠으면 물건 가짓수를 줄이자. 내가 요즘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산업화와 자본주의 경제가 태동한 이후에는 우리는 모두 정말 많은 물건들을 지니고 살아간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 호텔에 묵게 되면 호텔에는 물건이 하나도 없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호텔에서 별 불편감 없이 잘 지낸다. ADHD 환자는 체계화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그 난이도를 낮춰줘야 한다. 물건을 줄여 관리에 드는 에너지와 난이도를 낮춰준다면 분명 정리정돈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미니멀리스트 되기로 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한 뒤에 가장 먼저 책을 다 버렸다. 책은 밀리의 서재나 도서관에서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아쉬워하지 않고 다 버렸다. 현재는 딱 10권의 책만 가지고 있다. 옷도 정장 2벌, 상의 10벌, 하의 5벌, 이너웨어 5세트만 두고 다 버렸다. 나중에 돈 벌어서 다시 사면된다고 생각했기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ADHD환자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가지고 있는 물건 수를 줄여보기를 바란다! 한참을 헤매던 생각과 정신이 조금이나마 정리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인지행동치료 과정에서 활용한 시간관리법과 정리정돈에 대한 예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위의 예시를 활용해서 ADHD 정면돌파를 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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