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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륙엠 Oct 09. 2024

10.남미1주일여행:라파스에서 고산병 만나다

4일차-1부) 고산병 시작, 환전과 현지유심, 우유니행 야간버스표

★ 4일차-1부) 이동 경로 및 비용

(숙박) 라파스 알투스 익스프레스 호텔 1박 (230볼, 33달러(45,000원))

(구입) 현지유심-통신사 티고 (35볼(4천원))

(버스 예약) 볼리비아 라파스 밤(4일차) 9시 45분 출발  → 볼리비아 우유니 다음날 아침(5일차) 7시 도착 (약 9시간 25분 소요, 버스 2층 까마(Full Flat) 좌석, 120볼(24,000원))





★ 볼리비아(Bolivia)의 역사

 흔히 라틴아메리카 3대 문명은 마야(멕시코, 과테말라), 아스테카(멕시코), 잉카(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 등)라고 한다. 볼리비아는 페루와 함께 안데스 산맥에서 피어난 잉카 문명의 중심지였다. 잉카문명은 12세기부터 시작되었으므로, 그 이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을까? 당연히 있다. 한민족의 시작이 고조선이듯, 잉카문명 이전의 모체문명이 있었다. 바로 차빈(Chavin) 문명이다. 기원전 1200년대에 시작하여 1000년 가까이 이어지다가 기원전 200년대에 쇠퇴하기 시작했는데, 차빈 문명은 이후 안데스 산맥 지역에서 발생한 모든 문명에 영향을 준 모체문명이었다. 하지만 차빈은 지금의 페루 지역에서 번성했던 문명이다. 그렇다면 볼리비아에서는?

 지금의 볼리비아 지역에서의 문명 역사를 고대부터 스페인 정복 이전까지 시대 순으로 나열을 하면,  비스카차니, 완카라니, 치리파, 티와나쿠, 잉카, 스페인 식민시대로 순으로 분류한다. 치리파(Chiripa) 문명은 기원전 1500년부터 기원전 100년경까지 지금의 페루와 볼리비아 접경지역인 티티카카 호수에서 번성했던 문명이다. 이후 기원전 300년경부터 기원후 900년경까지 티티카카 호수 인근에는 티아우아나코(Tiahuanaco, 티와나쿠(Tiwanaku)라고도 함) 문명이 번성했으며, 현재까지도 티아우아나코 유적지가 피라미드와 함께 일부 보전되고 있다. 잉가 문명 이전에 안데스 산맥에서 가장 융성했던 티아우아나코 문명은 잉카 문명의 근원이었다. 특히 요즘도 우리가 감탄하는 페루 쿠스코에 남아있는 잉카 문명의 석조물들과 유사한 석조 기술을 티아우아나코 문명 유적지에서도 볼 수 있다. 

 잉카 문명의 시작은 1200년경으로 추정한다. 유목 생활을 하던 망코 카팍이 이끄는 부족이 페루 쿠스코에 정착하면서 농경생활과 거주시설을 만들면서 약 200년 동안은 작은 부족으로 살아갔다. 잉카 문명의 전성기는 9대 왕인 파차쿠텍(재위기간 1438년~1471년)부터다. 전쟁과 협상으로 쿠스코 인근의 부족들을 흡수 통합해나갔다. 특히 그는 케추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실질적으로 잉카 제국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잉카는 지금의 페루를 넘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잉카 제국의 11대 왕 우아이나 카팍(재위기간 1493년~1527년)은 제국의 최전성기로서, 현재의 콜롬비아 남부부터 칠레 중부까지가 잉카의 통치 아래 있었다. 하지만 우아이나 카팍은 에콰도르 키토에서 천연두에 감염되어 갑자기 죽게되고, 이로 인한 12대 왕위를 위한 내부 권력싸움으로 잉카 제국은 급격히 흔들린다. 아타우알파(제위기간 1532년~1533년)가 잉카 제국의 12대 왕이 되었으나, 때마침 파나마에서부터 황금을 찾아 단 160명의 병사만 데리고 넘어온 프란시스코 피사로에게 거대 제국은 허무하게 무너져버린다. 이후 약 3백년에 걸친 스페인 식민시대가  볼리비아에서 이어진다...



★ 라파스(La Paz)의 역사

지금의 볼리비아 라파스 지역에는 원래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볼리비아 원주민인 아이마라족이 사용하는 아이마라어로 추키아고 마르카(Chuquiago Marka)라고 불렀다. 뜻은 금덩이(혹은 감자)가 있는 마을이었다. 이곳에 도시 라파스를 처음으로 건설한 사람은 당연하게도 스페인 서부 바다호스 출신의 알론소 데 멘도사(Alonso de Mendoza)였다.  신대륙 원정에 참가하여 쿠바, 페루 등지에서 활동한 후, 당시 페루 부왕이었던 톨레도의 명에 따라 처음에는 엘알토 지역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엘알토 지역은 4100미터 이상의 높은 고도와 평지로 인하여 지나치게 추워서, 3일 정도 더 동쪽으로 이동하여 옴팡지게 들어간 따듯한 분지인 지금의 라파스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페루 부왕이 지금의 라파스라는 도시를 만든 이유는 볼리비아 남서쪽의 은광도시인 포토시(Potosi)에서 채굴한 은을 페루 리마의 항구까지 육로로 직접 옮기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기착할 도시가 필요했고, 그 중간 지점이 딱 지금의 라파스였던 것이다. 어찌보면 예나 지금이나 라파스는 머무는 곳이 아닌, 지나가는 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도시의 숙명인것 같다.


라파스 엘알토 공항이 위치한 엘알토 지역. 고산 평원지대인 고도 4100미터의 엘알토에서 3700미터의 분지 도시인 라파스로 내려와서 1박을 한다. 참고로 엘알토는 매우 위험하다


거대한 은산(Cerro Rico)를 보유한 볼리비아 남서쪽 포토시. 포토시에서 채굴한 은은 신도시 라파스를 거쳐서 페루 리마까지 육상 운송 후 해상으로 스페인, 필리틴 등지로 이송


★ 4일차 새벽, 라파스에서 만난 첫 번째 선물, 고산병(Mountain Sickness) 증세

어제 밤에 피곤했지만, 그래도 늦게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밤 11시 정도에 잠이 든 것 같았다. 호텔 방에 라지에어터도 켜고, 갖고 온 오리털 침낭도 꺼내고, 후드티로 머리도 감싸고. 나름 따듯하게 고산병 예방을 하면서 잤다고 생각했는데, 새벽 3시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을 깼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고산병은 일반적으로 고도 3000미터 이상이 되는 지역에서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질 때 발생하는 병이다. 공기 중 산소가 부족한 것이 아니고, 높은 고도로 인하여 기압이 낮아져서 코를 통해서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어서 발생하는 병이다. 낮에는 숨을 헐떡거리던가 가쁘게 쉬던가 하면서 스스로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수면 중에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뇌(인체 무게의 2%에 해당하지만, 산소 소묘량은 20%)는 스스로 혈관을 확장시켜 피 속의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데, 이로 인하여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 것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악력이 좋은 남자가 양손으로 내 머리를 꾸욱 누르는 느낌이다. 머리가 아픈 것을 넘어서면 멀미를 하듯이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도 나고, 속이 울렁거리기도 한다. 4일차 새벽 3시경 나에게 찾아온 첫번째 고산병 증상은 두통과 약간의 어지러움이었다. 


2년 전 페루 쿠스코(3400미터)에서는 고산병을 만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만났네 그려. 일단 일어나서 갖고온 상비약 중 타이레놀을 2알 복용한다. 고산병 약을 별도로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이레놀이 유일한 처방이었다. 5년 전 네팔 랑탕 트레킹 갔을 때에 고산병을 만났는데, 그때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별 효과는 없었기에, 이번에도 별 효과는 없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타이레놀을 복용한 이유는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5년과 다르게, 이번에는 타이레놀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다시 침대에 누우니 두통이 완화되면서 살짝 땀이난다...몸이 따듯해진다..하는 느낌 뒤에 바로 잠들 수 있었다. 


★ 신라면 신공도 안통하고... 한국으로 가야하나?를 고민하다


아침 7시. 날이 밝아온다. 라파스는 분지(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에 위치) 지형이라서 아침 여명이 밝아와도 해가 뜨는 시간은 늦다고 한다. 커튼을 제끼고 바깥을 보니, 해가 뜨지는 않았지만 날은 밝아오고 있었다. 호텔 1박 비용은 30달러 조금 넘는데, 조식이 포함되어있었다. 비록 여전히 두통과 어지러움이 있었지만, 이럴수록 뭔가를 먹어야 고산병을 극복할 수 있는 법이다. 5년전 네팔 랑탕트레킹의 끝자락인 해발 3700미터의 강진곰파 롯지에서 고산병 증상을 만났지만 저녁으로 신라면을 먹을 때에는 희안하게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갖고 온 신라면 컵라면을 하나 들고 2층 조식당으로 내려갔다.


신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고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면서 수박을 한조각 먹어보니, 이야 요거 꿀맛이네. 그리고 대방의 신라면. 국물을 마셔주고, 라면을 한 젓가락 먹는데, 와우 너무 느끼해서 두통이 더욱 악화되는 느낌이다. 국물만 한모금 더 마시고는 수박으로 입가심한 뒤 방으로 올라왔다.


아... 고민이다. 이러면 여행 진행이 거의 불가능한 몸상태인데... 어떻게 해야하나?  오늘 일정은 라파스에서 우유니가는 야간버스를 사고, 라파스 시내와 달의 계곡을 구경하는 것인데, 이런 몸으로 가능할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이상태로는 아무것도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이 오전 8시니까 체크아웃시간인 낮 12시까지 4시간 동안 조금 더 쉬면서 컨디션이 회복되기를 기다려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리라. 필요하면 타이레놀도 더 복용하고... 


그렇게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눈감고 따듯하게 이불덮고 스마트폰도 하지 않은채 약 3시간 동안 편안한 운기조식 시간을 보내고 나니까 새벽보다는 어지러움도 덜해지고 몸에 살짝 힘도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이정도면 견딜만해. 잠시나마 한국으로 돌아갈 것을 고려하던 나약했던 나 자신을 책망하면서 호텔 체크아웃을 위한 짐을 싸기 시작한다.



★ 라파스에서 처음으로 해야하는 일은 환전(Cambio)과 현지유심 구입


호텔 체크아웃하면서 1박 비용을 지불할 때 호텔직원이 현금으로 할 것인지, 카드로 할 것인지 묻는다. 당연히 카드! 하지만 나중에 200달러를 환전하고 난 뒤에야 내가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ㅠㅜ 이제부터 볼리비아 환전한 이야기를 할 차례다.


호텔에 짐을 맡긴 뒤, 무거운 머리와 몸을 이끌로 호텔 밖으로 나갔다. 첫번째 목적지는 라파스의 중심, 샌프란시스코 성당이다. 구경을 하려고 가는 것이 아니고, 샌프란시스코 성당 주변에 환전소와 통신가게도 많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로밍한 폰은 볼리비아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정확하게 표현하면 별도로 하루 1만원 이상의 요금을 지불할 경우에만 가능하고, 1달 로밍패스 86개 국가에는 포함이 안됨) 호텔 와이파이로 구글맵에 목적지를 찍고서 수크레 광장을 통과하여 북쪽으로 걸어갔다. 막상 걷기 시작하니까, 두통이 훨씬 약해진다. 걷기 때문에 산소가 더 소모되기 때문에 고산병 증상이 더 심해질 것 같지만, 아주 천천히 충분히 숨을 쉬면서 걸어주면 오히려 고산병이 완화된다는 것은 네팔 트레킹에서 경험한 바 있다. 


라파스가 분지라는 것은 낮에 시내를 걸어보니까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일단 내가 투숙했던 호텔보다 샌프란시스코 성당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걸어올라가야하는 길인데, 호텔에서 직선으로 올라갈 수는 없고 지그재그로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차가 가장 많이 다니는 라파스의 중앙대로인 이스마엘 몬테스 에비뉴까지 내려가서 쭈욱 올라가는 길이 제일 편해보이긴 하지만, 그곳은 분지의 제일 낮은 길이기 때문에 내려갔다가 또 올라오는 것이 번거로울 것 같아서 그냥 지그재그로 걸어가기로 했다. 

호텔에서 약 20여분 이상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약간의 땀도 흘리면서 충분히 숨을 쉬어주니까 고산병 증세가 거의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휴.. 다행이다. 그렇게 느긋하게 샌프란시스코 성당에 도착했다.


샌프란시스코 성당은 라파스가 건설된지 1년 뒤인 1548년에 지어지기 시작했다. 원래 성당 이름은 천사들의 성모님 성당(Convento de Nuestra Senora de los Angeles)이었다. 성당 지하에는 초케야푸강이 흐르고 있고, 여전히 성당 주변의 지반이 튼튼하지 못해서 종종 성당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의 샌프란시스코 성당은 1744년부터 다시 건축하기 시작해서 1784년에 완공한 건물이다. 성당 앞에는 넓직하게 마요르 광장이 조성되어있어서 라파스 사람들의 대표적인 문화적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 내가 방문했던 시기에 광장은 공사 중이라 가림막이 쳐져있었다. 

  

비록 평일이었지만, 성당 주변은 라파스 시민들로 꽤 붐볐고, 환전소, 여행사, 휴대폰가게, 식당이 성업 중이었다. 볼리비아 화폐 이름은 볼(Bol)이다. 네이버 환전에서 보니 1달러에 7볼이 약간 안된다. 시내 환전소들에서도 공항 내 유일한 환전소에서 보았던 환율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달러는 1달러에 7볼이지만 유로는 11유로다. 한국 기준으로 달러가 유로보다 약 10% 정도 저렴한데, 여기서는 거의 40% 이상 저렴하다. 이런 환율이 어떻게 가능하지? 유로를 볼로 바꾼 뒤, 그 볼로 달러를 산다면 엄청나게 떼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ㅎㅎㅎ (하지만 볼로 달러를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때 내가 조금만 더 센스가 있었으면 환전을 안했을 것인데, 고산병으로 머리가 안돌아갔는지 몰라도, 아무 생각없이 그냥 시내 환전소에서 환전소 할머니에게 200달러를 주고 1,400볼을 받았다.



환전을 완료했으니,  이제 현지 통신사 유심을 사고 1주일 상품에 가입할 차례다. 네이버카페 남미사랑에서 득한 정보로는 볼리비아 티고(Tigo) 통신사 유심은 5볼이고, 10일 3기가 사용에 30볼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성당 맞은 편 통신사 대리점 앞에 가격을 물었더니 터무니없는 요금제를 권유한다. 짜증나서 옆 가게로 가서 다시 한번 물어보니, 옆가게 사장(씨름선수 박광덕을 닮았음)은 영어도 잘 하면서, 통신사 티고의 유심 5불, 5일 무제한 데이터 이용 30볼 상품으로 가입해주겠다고 하네? 그래서 핸드폰을 건네주며 개통까지 완벽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그렇게 해주겠다고 한다. 


핸드폰 개통을 기다리던 그때 운명의 순간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내 스마트폰 개통을 기다리고 있던 박광덕에게 라파스 시민 1분이 가게 앞으로 오더니, 100달러를 주면서 환전을 요청한다. 그런데 박광덕과 그의 어머니가 그분에게 건네주는 100볼 지폐 양이 얼핏봐도 10장 이상이다. 깜짝 놀란 내가 박광덕에게 100달러에 얼마를 주냐고 물어보니, 1,080볼이라고 한다. 헉스... 아니, 나는 100달러에 700볼을 받았는데, 그것보다 무려 50%를 더 쳐준다고? 


박광덕에게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을 한 뒤, 200달러에 1400볼을 받았던 환전소를 찾아갔다. 물론 그 환전소에서는 나에게 재환전을 해줄 의무가 없으며, 입을 닦으면 그만이다. 물론 나도 밑져야 본전이고, 혹시 일부라도 돌려받으면 길거리 환전으로 약간의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왠지 가능할 것이라는 본능적 느낌이 있었다. 환전소 할머니께서 그렇게 악해보이지 않았거든. 불쌍한 모습으로 사정을 하면 왠지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다행히 환전소는 열려있었고, 할머니도 그대로 계셨다. 나를 본 할머니는 올게 왔구나...라는 표정을 지으셨다. 하긴 지금 어느 미친 놈이 이런 환전소 환율로 200달러나 하겠는가. 나는 환전한 볼리비아 볼 지폐를 전부를 되돌려주면서 양손을 모으고 읍소했다. 돌라레스, 뽀르빠보르 (Dolares, Por Favor!, 달러요, 제발!). 처음에는 쳐다도 안보다가... 계속 얘기하니... 100달러 지폐 한장과 20달러 지폐 2장, 10달러 지폐 1장, 도합 150달러만 있다고 보여준다. 물론 충분한 달러를 더 갖고 있으시겠지만, 이렇게 150달러라도 돌려받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리라. 


150달러를 받아들고 통신사가게로 와서 150달러를 줬더니, 100달러는 1,080볼이지만, 20달러 이하는 1달러에 10볼을 쳐주겠다고 말을 바꾸네. ㅎ 나는 박광덕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아미고! 오케이! (Amigo! Okay! 친구여! 좋아!) 그렇게 해서 볼리비아 공식 환율인 1달러 7볼 대비 약 40% 정도 더 많은 금액으로 길거리 환전을 완료했다.


(나중에 우유니에서 함께 투어하던 외국인들에게 확인하니, 그리고 네이버 카페 남미사랑의 글들도 다시 검색해보니, 라파스 시내 길거리 환전소에서는 100달러 지페의 경우 1달러에 13볼까지 바꿀 수 있다고 함)



★ 라파스 버스터미널(Terminal de buses La Paz)에서 우유니행 야간버스표 구입


최상은 아니지만 차선의 환율로 환전도 했겠다, 현재 유심으로 갈아끼우면서 데이터 통신도 잘 되겠다... 갑자기 고산병 증상이 사라졌다. 역쉬 모든 것은 마음 먹기, 아니 주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 안았던가. 오늘 해야하는 일 중에 1번 환전과 2번 유심구입을 클리어했으므로 이제 3번을 클리어할 차례다. 바로 라파스에서 우유니까지 가는 야간버스표를 구입하는 것.


샌프란시스코 성당에서 라파스 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거리다. 약간의 언덕길이 쭈우욱 이어지기 때문에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낮이라 거리에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천천히 천천히 걸어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기에.


참고로, 라파스에서 우유니로 가는 방법은 2가지다. 1번 비행기. 2번 야간버스. 1번 비행기는 보아( BoA) 항공에서 운행 중이며, 오전 일찍 출발하여 우유니에 도착했다가 다시 라파스로 오전에 돌아온다. 편도 비행시간은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비용은 편도 10만원 정도라서 아주 큰 부담은 아니다. 2번 야간 버스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여행객이 선택하는 이동 방법이다.  밤 9시에서 10시 사이에 라파스를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6시에서 7시 사이에 우유니에 도착한다. 도착 직후 바로 우유니 투어를 시작할 수 있고, 잠을 버스에서 자기 때문에 숙박비도 절약할수 있는 장점도 있다. 더구나 한국의 우등고속 이상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카마(Cama, 등받이 160도 이상 뒤로 제껴짐) 좌석도 150볼(3만원) 내외다.


라파스 버스터미널 건물은 버스터미널이라고 하기에는 개방감이 상당했다. 페루 쿠스코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산 페드로 시장 건물이 라파스 버스터미널과 거의 똑같은 건축 형태였다고 기억하는데...  어쨌든 라파스 시내에서는 드물게 3층 높이의 동그란 거대 유리가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버스터미널은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기분이 살짝 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여행자들에게는 즐거운 장소다. 


버스터미널 내부에는 버스회사 별로 개별 창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하나의 창구에서 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모든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지만, 볼리비아 라파스 버스터미널에서는 그렇게 표를 팔지 않는다. 버스회사별로 매표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버스회사 창구로 가서 표를 구입하면 된다. 그렇다면 우유니로 가는 버스회사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 버스회사 창구에 도시 이름을 써 놨다. 따라서 나는 우유니(UYUNI)라고 씌여진 창구만 찾으면 된다. 최소 2~3곳의 버스회사가 매일 밤 우유니로 야간버스를 출발시키고 있기 때문에 비수기에는 당일 밤 출발하는 표를 사는 것이 어렵지 않다. 심지어 출발에 임박해서도 남아있는 표가 있다면, 낮보다 더 싸게 표를 살 수도 있는데, 표가 다 팔리고 없을 수도 있으므로 그냥 낮에 미리, 혹은 하루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라파스 버스터미널 입구 근처의 명당 자리에는 우유니로 가는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가 없었다.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니, 드디어 우유니라는 글짜가 보인다. 빨간색 간판의 티티카카 라는 회사인데, 이름도 마음에 들고 창구 위에 그려진 2층 버스도 마음에 들었다. 티티카카 버스로 가자!


창구에 있는 티티카카 버스회사 여성 직원은 유튜브로 한국 음악을 듣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K-Pop을 듣고 있는 것을 보니, 한국 K- 컬쳐의 힘을 다시금 느낀다. 혼자 오늘 밤 우유니로 간다고 영어로 말했더니, 2층 좌석 중 제일 앞에 혼자 앉는 자리로 발권해준다. 금액은 120볼. 오늘 길거리 환율로 했을 때 약 1만 5천원 정도다. 이야.. 정말 싸다. 혹시 1층 좌석은 없냐고 했더니, 다 팔렸다고 한다. 2층 버스는 1층 좌석이 더 좋은데...아쉽다. 그래도 2층 제일 앞좌석이기 때문에 다리 쭉 펴고 편하게 갈 수 있겠다.


라파스 버스터미널(Terminal de buses)
라파스에서 볼리비아 주요 지역까지 버스 요금. 노르말은 일반좌석, 세미까마는 140도 정도 제껴지고, 까마는 180도까지 제껴지는 좌석을 의미


티티카카 호수를 좋아해서, 이곳 버스회사에서 표 구입. 밤 21시 45분 출발


1층 좌석은 180도 풀플랫 좌석으로, 2층은 160도 좌석. 둘다 까마(Cama) 좌석이라고 부르기는 하는데, 1층 좌석이 더 비싸고 좋음



이상 4일차 1부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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