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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륙엠 Oct 23. 2024

14.남미여행1주일:우유니 투어 2박 3일 중 2일차

6일차) 평균고도 4500미터. 알티플라노 고원의 플라밍고와 노천온천


★ 6일차) 이동 경로 및 비용

(입장료) 국립공원 입장료 150볼(약 2만원), 화장실 3회 15볼(약 2천원), 노천온천 입장료 6볼(약 1천원)


남반구의 밤하늘 밀키웨이




 2박 3일의 우유니 투어는 첫째날은 우유니 소금사막 관련 투어, 둘째날은 우유니에서 칠레 아타카마로 이동하는 도중에 만나는 알티 플라노 고원의 풍경을 감상하는 투어, 셋째날은 두세군데 풍경 구경 후 칠레 국경 통과 후 아타카마 이동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따라서 이제부터 소개할 2일차 투어는 우유니 소금사막과 전혀 다른 볼리비아 서쪽 지역의 황량한 고산지대 풍경 이야기가 주류를 이룰 예정이다. 그래서 우유니 소금호수만 보려고 온 분들은 우유니에서 2일 정도 머물면서 우유니 소금사막 선라이즈, 데이투어, 선셋투어, 스타투어 후 바로 치레 아카타마, 혹은 볼리비아 라파스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선택은 어디까지 여행하는 사람 마음이지만, 우유니 2일차 투어는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왜?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① 산후안(San Juna) 소금호스텔 새벽 3시에 다시 고산병을 느끼다


어제 밤에 샤워하면서 코피가 쏟아졌지만, 고산병 증세는 딱히 없었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3시쯤 잠이 깼다. 헉헉 거리면서 잠이 깨는 전형적인 산소부족 현상, 바로 고산병 증상이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속은 메스껍다. 우유니 소금호수 옆 산후안이라는 자그마한 동네인데, 이곳도 고도가 무려 3600미터가 넘는다. 이미 충분히 설명했지만, 고산병은 주위의 낮은 기압으로 평소보다 뇌로 공급되는 산소양이 줄어들어서 발생하는 병이다. 우리가 숨을 쉴 때에는 거의 1바( bar) 환경 아래에서 숨을 쉬지만, 고도 3000미터의 경우에는 0.7바까지 기압이 떨어진다. 코 속으로 공기를 밀어주는 주위 압력이 30% 정도 떨어지므로, 산소가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지구를 사는 생물 중 인간을 따라올 수가 없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내 몸은 고산에 적응이 덜 되어있는 것이다. 조금 웃기는 이야기지만, 3000미터 넘는 지역에 살던 사람이 해변가에 가서 놀다가 다시 3000미터 넘는 고향으로 돌아오면 고산병을 겪기도 한다고 하니, 참 사람의 인체는 신비롭다.

한국에서 갖고 온 타이레놀 2알을 복용하면 귀신같이 머리 아픈 증상은 사라질 수 있을텐데, 이때는 한국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어서 어제 지불한 와이파이 이용권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침 6시. 주방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났다. 차라도 한잔 하면 좋아질 거 같아서, 주방으로 찾아서 따듯한 물 1컵을 받아서 마테차를 마셨다. 그러고도 머리가 아프고 답답하고 해서 소금호스텔 바깥으로 나가서 신선한 공기를 쐬고 싶어서 나가려고 했는데, 호스텔 입구 문이 열리지 않는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꿈쩍도 안한다. 문 위와 아래에 잠금장치도 없는데, 왜 안열리는 걸까?  6시 반이 지나자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한다. 가장 젊어보이는 다른 그룹의 중국 청년에게 가서 영어로 혹시 현관 문을 열어줄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본인이 할 수 있다고 답한다. 그러고는 현관문으로 가더니, 정말 있는 힘껏 힘을 주어서 땡기니까, 그제서야 문이 열리는 것이다. 그렇다! 힘이다! 나는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래서 중년은 슬프다.


Ollague(오야게) 화산이 산후안 마을에서는 직방으로 보인다... 휴화산이 아닌, 활화산이다


오전 7시 우리 일행들은 모두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같이 한다. 나는 일반적으로 식사를 한 뒤에 짐을 싸는데, 여기서는 모두 짐을 다 싸놓고 식사를 한다. 출발 시간이 7시 30분이기 때문에 밥을 먹고 후에는 짐을 패킹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밥 먹으러 나왔다가 다시 짐을 싸러 들어갔다.

조식을 먹으면서 옆 팀을 보니, 중국 남자(현관문) 1명에 홍콩 아가씨 2명, 유럽 아가씨 3명이다. 그런데 홍콩 아가씨 2명이 모두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것이 아닌가? 특히 조금 더 젊은 홍콩 아가씨는 한국어로 구사하는 문장이 꽤 되길래, 어디서 배웠는지 물어봤더니, 친한 한국인 친구가 있다고 한다. 조금 나이가 있는 홍콩 아가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배웠다고 한다. K-컬쳐가 정말 파워풀하다. 우리팀에도 홍콩 선생님이 계시니, 3명이서 왁자지껄 광동어로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다. 나도 홍콩 여행을 서너차례 했기에, 마침 조식을 먹고 있는 중이라서 계란물을 입힌 식빵을 기름에 튀겨서 내어주는 홍콩식 프렌치 토스트 얘기를 시작으로 몇 가지 홍콩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은 주윤발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아가씨 3명이 주윤발을 모르는 것 아닌가? 중국 남자는 장국영만 얘기하네? 그래서 재빨리 유튜브로 찾아서 얼굴을 보여주니, 그때서야 '츄윤팔 ~!' 이라고 크게 외치면서... 그는 너무 나이가 많은 배우라서 자기들은 잘 모른다고 답하네? ㅠㅜ 아.. 이거는 우리 세대에게 신성일이라는 배우를 묻는 거나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너무 나이가 많구나..하는 중년 남성의 서글픔이 또 한번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정말 힘들게 열리는 현관문. 문을 열어준 중국 청년. 아침부터 볼리비아에서 구입한 헤어스프레이로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ㅎ


식사를 마친 후에는 무거운 짐을 다시 SUV 차량 지붕에 올리는 것으로 오늘의 출발 준비를 개시했다. 차량마다 차양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차량들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가이드 루이는 분명 기름도 새로 다 채워놨을 것이다. 그는 오늘 10시간 넘게 비포장 고산길을 달리면서 우리를 구경시켜주고, 설명해주고, 점심도 준비해줘야한다. 물론 점심은 이곳 식당에서 미리 요리한 것을 세팅하는 수준이지만.^^ 참고로 몽골 1주일 투어의 경우, 운전사와 가이드가 따로 있는데, 가이드는 1주일 내내 즉석해서 하루 세끼 식사를 만들어준다.


소금호스텔. 소금벽돌을 이용하여 건물을 올린 전형적인 이동네 건물 스타일.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포즈 1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포즈 2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② 치과나 소금호수(Chiguana Salt Flat)


투어 2일차 첫번째 목적지는 치과나 소금호수다. 우유니 소금호수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우유니 다음으로 큰 소금호수다. 출발하는 차량의 탑승은 어제와 같은 순서대로 서로 교대하면서 앉기로 했다. 일단 내가 조수석. ^^ 게다가 오늘은 하루 종일 오랫동안 비포장 도로길을 달려야하기 때문에 좌석에 앉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산후안에서 출발하여 약 30여분 정도 달리면 주위가 조금 누스름한 소금호수를 만나게 된다. 우유니 소금호수에 비하면 소금호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는 작지만, 이곳에서는 칠레와 볼리비아 국경에 위치한 오예게 활화산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더구나 우유니에서 출발한 기차길이 이곳을 통과하여 칠레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철길과 소금호수, 그리고 활화산이라는 3종 세트구도로 촬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 번외편 : 볼리비아는 원래부터 내륙국가가 아니었다! 19세기 말 새똥 전쟁에서 져서 강제로 내륙국가가 된 것이다!!!

현재 남미 국가들 중에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두 국가밖에 없다. 그런데 볼리비아가 내륙국가가 된 것이 19세기 말 칠레와의 초석 전쟁(Saltpetre War, 혹은 남아메리카 태평양 전쟁(War of the Pacific)으로도 부름)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그 이전에는 태평양으로 향하는 넓은 땅을 보유한 국가였다. 잠시 19세기 볼리비아 역사를 살펴보면, 라틴 아메리카 독립의 영웅이라 불리우는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는 19세기 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을 스페인으로부터 차례로 독립시킨 후 페루와 볼리비아 독립까지도 주도하게 된다. 이때 시몬 볼리바르 휘하의 안토니아 호세 데 수크레(Antonio Jose de Sucre)는 페루 남쪽과 볼리비아 지역인 알토 페루(고도가 높은 페루)를 안드레스 데 산타크루즈와 함께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시켰다. 1825년 8월 알토 페루 정부는 시몬 볼리바르의 업적을 기리면서 국가명을 볼리비아로 정하였다. 이때 볼리비아 영토는 서쪽으로 태평양과 접하는 영역(현재 칠레의 안토파가스타(아타카마 사막) 북쪽 지역 전체)을 분명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아나(새똥) 때문에 볼리비아는 태평양에 접한 모든 땅을 잃고 만다. 무슨 이야기인가? 


(이하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 출판사) 4장. '멸치(Anchovy)' 내용 및 위키페디아 '태평양전쟁(남아메리카편) 참조 및 요약)

남아메리카 대륙 태평양에 접하는 칠레 남쪽부터 페루 북쪽까지의 바다는 훔볼트 해류를 타고 멸치떼가 이동을 한다. 이곳 연안 섬(특히 페루 남부)에는 멸치를 잡아먹고 사는 가마우지와 얼가니새의 배설물('구아노( Guano)' 라고 부름)로 덮여있는 곳들이 수백 수천년 동안 방치되어있었다. 프로이센(독일) 지리학자 훔볼트가 남미 탐험을 마치고 유럽으로 돌아온 뒤 1804년 구아노를 수입하여 비료로 사용하면 땅의 힘을 향상시켜 농작물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1841년 독일 농예화학의 아버지 리비히가 식물이 공기로부터 얻는 이산화탄소와 뿌리로부터 얻는 질소 화합물 및 미네랄로 성장하며, 특히 비료의 필수 성분이자 가장 중요한 성분이 질소라는 사실을 밝혔다. 더구나 축산 분료로 만든 퇴비보다 구아노 속 질소와 인 함량이 월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 유럽인들은 이때부터 페루산 구아나 수입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페루의 경제부흥기를 이끈 구아노기(1840년대부터 1880년대까지)라고 부르는 시기다.

하지만 구아노 덕분에 호황이던 페루 경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30년 이상 과다 채취로 구아노 수출양이 급격하게 줄었어 사양산업의 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대규모 초석(질산 나트륨)이 당시 볼리비아 영토인 아타카마 사막지역에서 발견된 것이다. 초석은 비료, 화약 제조 뿐만 아니라 육류 보관에도 사용되는 질산염까지 풍부한 전천후 광물이었다. 다만 초석의 채굴은 아타카마로 이주했던 칠레 회사들이 맡았는데, 당초 무관세를 보장하던 볼리비아 정부가 갑자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정책을 바꾸면서 칠레 정부와 갈등을 야기시켰고, 결국 볼리비아 정부는 페루 정부와 손을 잡고 1879년 칠레를 먼저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남아메리카 태평양 전쟁이라고도 하고, 초석 전쟁이라고도 한다.  이에 칠레는 페루 해군과 맞짱을 떠서 대격파 후 페루 리마까지 점령한 뒤 지금의 안타파가스타와 아타카마 이북쪽 영토를 손에 넣는 협약을 1883년에 체결한 것이다. 이때 이후로 볼리비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가 되어버렸다. 칠레가 페루를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영국의 지원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어쨌든 19세기 말 볼리비아 정부의 오판으로 인하여 잃어버린 볼리비아 영토(지금의 칠레 북부 영토) 때문에 볼리비아는 지금도 남미 최빈국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시시때때로 칠레에 영토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칠레는 절대로 그 영토를 내어줄 용의가 없다. 왜냐하면 남미에서 GDP가 제일 높은 국가가 칠레인 이유가 바로 안토파카스타와 아타카마 사막에 매장된 구리를 비롯한 천연자원 덕분이다. 지금도 볼리비아와 칠레는 계속 으르렁 거리면서 서로를 적대시하고 있으나,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와 남미 최부국 칠레는 급이 다른 국가다.

아래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칠레 뿐만 아니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에게도 영토를 빼앗겼다. 특히 파라과이의 경우 남미에서 볼리비아 다음으로 가난한 국가였기 때문에 볼리비아 정부가 먼저 차코 지역에 대한 소유권 관련한 차고 전쟁(Guerra del Chaco)을 걸었는데, 그 전쟁에서도 패배하면서 대규모 영토를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칠레로 표시된 화살표 중 위쪽 부분도 원래는 볼리비아 땅이었음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③ Ollague Volcan(오야게 화산) 전망대


2일차 두번째 스팟은 바로 오야게 화산 전망대다. 치과나 소금호수에서 SUV 차량으로 비포장 도로를 약 30분 정도 이동하면 고도 4200미터의 오야게 화산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고도 4000미터 이상의 고산지대로의 여행이 이어진다.  

오야게 화산은 높이 5,868미터의 활화산으로 볼리비아와 칠레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 4,200미터의 전망대에서는 오야게 화산을 배경으로 가장 멋지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다양한 스팟이 위치하고 있다. 또한 유료 와이파이, 화장실(유료이며 5볼)까지 위치하고 있어, 모든 여행사 차량이 멈추는 장소로 보면 된다.

우리 일행들도 이곳에서 다양한 사진을 촬영했는데, 바람이 무척 강했지만, 높은 고도에서 내리쬐는 강열한 햇빛, 청아한 딥블루 하늘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산 정산 왼쪽 분화구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야생 야마떼. 고산 식물을 먹으면서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댕긴다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④ 플라밍고가 노는 라구나(Laguna, 산호 호수) 구경하기


이제 고도는 더욱 높아진다. 4500미터를 훨씬 넘나드는 비포장 황량한 사막 도로를 달려서 도착한 곳은 라구나(Laguna, 산호 호수)다. 그리고 이곳에 사는 생명체가 있다. 바로 플라밍고(Flamingo)다. 한국어로는 홍학. 홍학은 라구나에서 알개(Algae, 조류)를 먹으면서 거주하고 있다. 그것도 고도 4500미터의 고고도에서. 얘네들이 언제부터 이곳에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생명의 적응력은 참으로 대단하는 생각 밖에 안든다. 가이드 말로는 볼리비아 알티플라노 고원의 라구나에는 크게 2종류의 홍학이 존재한다고 한다. 안데스 홍학과 칠레 홍학. 안데스 홍학은 키가 작고 하얀색 분홍색 깃털이 적은 것이 특징이고, 칠레 홍학은 키가 크가 깃털에 붉은 빛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서 홍학을 다시 보니, 어느 것이 안데스고 어느 것이 칠레인지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 홍학은 철새도 아닐텐데, 왜 이렇게 높은 고도의 라구나에서 유유자적 생을 보내는 것일까? 더욱 놀라운 것은 라구나 중에는 일부 지역이 오염된 라구나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라구나에서도  홍학은 귀신같이 청정한 지역 속 조류만 찾아서 먹는다고 한다. 






요즘은 세계 어느 곳에 가나 이렇게 그네 하나씩 마련해두고 있다 ㅎ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⑤ 실롤리 사막(Desierto de Siloli)과 나무 바위(Rock Tree)


이동 중에 숙소에서 만들어준 음식으로 가이드 루이가 차량 뒷편에 점심 음식을 세팅해 준다. 우리는 접시와 포크 등을 들고 가서 음식을 담아서 맘껏 먹으면 된다. 맛있는 음식과 음료, 물 등은 언제나 넉넉하게 충분히 남을 만큼 제공이 되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 없다. 다만 가이드 루이는 절대로 우리와 함께 점심을 먹지 않는다. 그는 언제 식사를 하는 것일까? 아마도 중간 중간 멈추는 곳의 자유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겠지?

점심 후 또 차를 타고 방문한 곳은 실롤리 사막이다. 고도는 거의 4900미터까지 올라간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 끝없이 이어진 삭막한 길, 그 위에 새겨진 SUV 차량의 타이어 자국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가이드 루이는 이곳에서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으라고 하는데, 우리는 잠깐 내렸다가 한두방씩 찍고는 바로 다시 탑승했다. 딱히 흥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또 다시 이동이다. 이번에는 바위가 나무(버섯)처럼 생긴 곳에 도착했다. 끝도 없는 모레 사막에 갑자기 큰 바위 덩어리들이 드문 드문 나타나서 매우 놀랍게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 루이 말로는 근처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바위가 이쪽까지 날아왔고, 그 뒤 강한 바람으로 깎이면서 지금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5볼짜리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어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 버섯 바위까지 가려고 했는데, 언제나 빠른 속도로 구경하는 우리의 네덜란드 커플때문에 시간에 쫓겨서 버섯 바위 바로 앞까지는 못가고, 멀리서만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⑥ 볼리비아 REA 국립공원(Eduardo Avaroa Andean Fauna National Reserve) 내 라구나와 플리밍고


건조한 알티플라노 고원을 신나게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건물을 만나고, 바리케이드까지 만난다. 그러더니 가이드 루이는 차에서 먼저 내린 뒤, 우리보고 같이 내려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바로 Reserva Nacional de Fauna Andina Eduardo Avaroa(REA, 한국어로 아데아르도 아바로아 안데스 동물 국립 보호구역, 영어로 Eduardo Avaroa Andean Fauna National Reserve)이라 불리우는 볼리비아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한 것이다. 고도 4,200미터에서 5,400미터에 위치한 REA는 콜로라도 국립 야생 동물 보호구역을 포함하여  7,100 제곱킬로미터 이상의 면적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비용이 많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여행자들은 여기에서 150볼(약 2만원)을 지불하고 국립공원 입장권을 구입해야 오늘의 나머지 일정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너무 아까운 금액이지만, 이 비싼 금액 덕분에 이곳이 청정하게 유지된다고 생각하니, 지구의 위대한 자연 유산을 보존하는데 일조를 한다고 생각도 든다.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 건물을 지나자마나 좌측 차장 밖으로 붉은색 조류로 가득한 드넓은 라구나(산호 호수)가 보인다. 콜로라고 라구나(Colorado Laguna)에 도착한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라구나보다 몇배 이상 넓으면서 전망까지 좋다. 더구나 전망대도 별도로 있다. 이래서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이구만!

가이드 루이는 여기서 1시간 넘는 시간을 우리에게 줬다. 일단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겨서 호수를 가까이에서 보니, 홍학이 생각보다 너무너무 많았다. 이야... 절경이네. 1일차에서는 우유니 소금호수가 명소라면, 2일차에서는 콜로라도 라구나가 바로 머스트 씨(Must -see)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너무 쎘다. 또한 이곳의 고도는 거의 4800미터 가까이 올라갔기 때문에 조금만 빨리 걸어서 숨을 할딱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네덜란드 커플은 평상시와 똑같은 스피드와 보폭으로 우리를 앞도하면서 저 멀리 날아간다. 하... 내가 인종주의자는 아닌데, 이런 것을 실제로 체감해보면 정말로 인종이 다르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⑦ Sol de Manana(솔 데 마냐나, 아침의 태양) 간헐천(Geyser)


질리도록 홍학을 보고 난 뒤 다시 차에 탑승했다. 여기서 1시간 반 가량 시간을 보냈네. 오후 4시 정도 되었다. 이제 남아있는 일정은 딱 하나다.  간헐천을 보고난 뒤 오늘의 숙소에 가서 밤에 야간 노천온천을 하는 것이다. 내가 우유니 2박 3일 투어를 선택한 진짜 목적을 드디어 현실화시키는 날이 바로 오늘 밤이다. 

간헐천(Geyser)는 지표면에서 수증기, 혹은 뜨거운 물이 분출되는 곳이다. 간헐천으로 유명한 곳으로는 아이슬랜드, 미국, 뉴질랜드 등이 있다. 그곳에서는 거대한 물기둥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하늘 높이 솟구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나도 수년 전 아이슬랜드에 갔을 때 간헐천을 바로 앞에서 수차례 목도하고는 우와우 ~ 하고 큰 감동을 느꼈던 적이 있다. 이곳 볼리비아 알티플라노 고원의 솔 데 마냐나(Sol de Manana, 아침의 태양) 간헐천은 그정도는 아니고, 뜨거운 수증기, 그것도 유황을 머금은 수증기가 끊임없이 나오거나, 약간의 뜨거운 물이 살짝살짝 나오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신비로운 체험이겠지? ㅎㅎㅎ 다만 이곳의 고도가 바로 5000미터다. 유황이 섞인 공기때문에 숨을 쉬기도 쉽지 않은데... 기압이 낮아서 몸속 산소 포화도가 더 떨어지니...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운기조식하며 움직이는 수 밖에 없는 장소다.



★ 2박 3일 우유니 투어 : 2일차 - ⑧ 남반구 밤하늘 밀키웨이 보며 Termas de Polques (폴케스 온천) 즐기기


고도 5000미터의 간헐천을 끝으로 하루 종일 올라오던 높이던 고도를 이제는 낮추면서 오늘의 숙소가 있는 폴케스(Polques)로 이동한다. 약 50분 정도 차로 이동을 하는 것인데, 이곳은 볼리비아 서쪽 최남단에 가까우며, 칠레 국경도 그렇게 멀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폴케스 마을은 대여섯 곳의 호스텔과 한 곳의 노천 온천이 있는, 관광객을 위한 작은 마을이다. 폴케스 온천을 3일차 아침에 하느냐? 우리처럼 2일차 밤에 하느냐? 아니면 안하고 스킵하느냐? 에 따라 우유니 2박 3일 요금에 차이가 있고, 3일차 칠레 아타카마에 도착하는 시간도 틀리다. 3일차 아타카마에 낮 12시 전후로 도착하고 싶다면 무조건 2일차 밤에 폴케스 온천을 하는 코스를 선택해야한다. 아니면 스킵하던가. 

우리가 묵을 호스텔은 역쉬 온천과 제일 멀리 떨어진 산 중턱에 위치한 호스텔이다. 걸어서 갈수는 있겠지만, 이곳이 4400미터의 고산임을 감안한다면 걸어서 약 20분 넘게 와야하는 거리다. 일단 방을 배정받고(4인 혼합투숙방, 네덜란드 커플은 3인실로 별도 배정) 짐을 모두 방에 놔두고 호스텔 내 식당으로 다시 나갔다. 일단 따듯한 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할 차례다. 부지런한 가이드 루이 덕분에 우리는 늘 호스텔에 제일 먼저 도착하고, 그나마 제일 좋은 방을 먼저 선택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 호스텔은 밤 10시면 소등을 하고, 화장실도 단 1개 밖에 없다. 그 화장실을 약 30명이 사용하는 것이다. 

3일에 150달러(길거리 환율로는 90달러)밖에 안하는 저렴한 투어지만, 식사는 꽤 괜챦다. 호스텔에서 갓 요리해주는 음식은 네팔 롯지에 비하면 성찬이었다. 특히 수프(국)을 항상 메인 디쉬와 함께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고산에서는 하루 2리터 이상을 물을 꼭 마실 것을 권한다. 그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여 고산병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산병 예방약은 이뇨제 성분이 무척 강하다. 의도적으로 혈액 속 산소 운반양을 늘리기 때문에 몸 속에 노페물이 비 정상적으로 많이 쌓일 수 있으므로, 물을 많이 마셔서 노페물을 바깥으로 배출해줘야한다.   

저녁을 먹으면서 일행들과 마지막 밤을 즐기는데, 가이드 루이가 아껴뒀던 볼리비아 타리하산 와인 1병을 더 제공해준다. 이번에는 우리 6명과 가이드 루이까지 총 7명이 무사히 보낸 지난 시간과 남아있는 짦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건배를 했다. 그리고 저녁 8시에 노천온천을 함께 하러가기로 했다.

저녁을 먹은 후 시간에 맞춰 수영복을 들고 호스텔 바깥에 대기하고 있는 우리의 애마, 20년된 도요타 랜드크루저를 타고 폴케스 라구나 옆에 있는 폴케스 온천으로 내려갔다. 주위는 깜깜한 칠흑같은 어둠이다. 밤에 달도 안보이는 그런 날이다. 일단 온천으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고, 입장권을 사는 가게에 들러서 입장료 6볼을 지불했다. 몇몇은 맥주도 사던데, 고도 4400미터에서 맥주라? 이건 나같은 사람에게는 자살행위인데, 서양애들은 아무렇지 않게 맥주를 사서 마신단 말이지? ㅎㅎㅎ

그나마 희마한 불빛이 보이는 온천 옆 탈의실에 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남여 별도의 탈의실이 있음), 바로 앞에 있는 노천 온천탕에 풍덩 ~ 들어갔다. 온천물은 아주 뜨겁지는 않은데, 따듯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물 온도는 38~9도 정도 되는 것 같다. 노천온천탕은 둥그런 타원형이고, 제일 긴곳은 15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물 깊이는 내 기준으로 엉덩이를 바닥에 대면 목이 잠길랑 말랑한 깊이다. 목 아래 부분은 따듯한 온천물 속에 있으니, 몸의 피로가 풀리면서 노곤~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고개를 들어 남반구의 밤하늘을 바라보니.... 우와 ~~~!!! 이건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별이 빛나는 밤이다. 특히 밀키웨이가 이렇게 밤하늘에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처음으로 목도하는 순간이라 할말을 잃게 만든다.  다만 가이드 루이가 핸드폰 같은 것은 잃어버릴 위험이 있으니 절대로 갖고 오지말라고 해서 안갖고 와서 사진을 못찍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다음에도 볼리비아를 가야하는 이유를 또 하나 만든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약 1시간 넘게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살짝 불안해진다. 무슨 얘긴고 하니, 밤 10시 호스텔 전체가 소등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9시 40분쯤에는 다시 호스텔로 가서 잘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하고 우리 일행에게 의견을 제시했더니, 다들 동의해서 서둘러 탈의실로 가서 다시 환복 후 가이드 루이의 차를 타로 호스텔로 재빨리 이동했다. 가이드 루이는 우리를 태워준 후 노천 온천을 더 즐기러 다시 내려갔다. ㅎ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서 짐을 정리하고 잘 준비를 열심히 하던 10시 2분쯤 갑자기 호스텔 전체 소등이 이뤄졌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다들 당황스러워했지만 요즘은 휴대용 후레쉬나 스마트폰의 후레쉬 기능을 이용하면 되므로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전체 소등으로 인하여 강제로 취침을 당해야하는 상황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따듯한 온천물로 몸을 노고하게 풀었으니, 이제 된 것이다. 오늘은 고산병 증상 없이 내일 아침6시까지 충분히 잘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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