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국수는 언제부터 팔기 시작했을까?
주식회사동문시장으로 들어오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듯한 풍경에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과거 한창 이 시장이 성업했을 때는 식당이 7군데나 있다고 했는데요,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단 두 곳만 남아있다합니다. 이 두 곳의 식당 이야기를 함께 살펴볼까요?
주식회사 동문시장 1층에는 두 곳의 국수집이 형제처럼 나란히 마주하고 있습니다.
바로 동진식당과 금복식당
동진식당이 1965년, 그러니까 주식회사동문시장이 개장된 해 부터 지금까지 영업을 하고 있고, 금복식당은 1968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두 국숫집 모두 주식회사동문시장과 그 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해도 무방할 정도인데요. 5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영업을 하고 있는 이 두 곳의 식당의 베스트셀러는 당연히 고기국수입니다.
그런데 그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제주도에서 고기국수를 식당에서 대중적으로 팔기 시작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간혹 제주의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1960년대 이전에도 고기국수를 파는 곳이 있긴 했지만 매우 드물었고, 절미운동과 혼분식장려운동이 절정기였던 1960년대 전후로 서귀포시 지역에서 돼지고기를 우려낸 육수에 국수를 삶아 넣은 고기국수를 하객들에게 대접하면서 조금씩 대중화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1989년부터 동문시장 인근부터 삼성혈쪽에 국수거리가 확장되면서 국수집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고기국수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도민들에게도 고기국수가 본격적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하며 지금은 고기국수가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이 되었습니다.
이 두 곳의 국숫집은 제주동문시장으로 와서 장을 보고 난 후, 제주사람들의 배를 채워주었던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국수를 오래전부터 팔았던 노포입니다. 당연히 가장 많이 팔았던 국수는 멸치국수였었죠. 하지만 지금은 고기국수가 가장 많이 필리는 메뉴입니다. 동진식당에서 고기국수를 팔게 된 것은 20여년 정도 되었다고 하네요. 원래 국수맛이 좋다고 옛날부터 도민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성산쪽사람들도 와서 먹고 가기도 한다고 했다며 알려주셨어요. 동문시장에서 장을 보고 멸치국수 한그릇에 행복함을 느꼈던 제주사람들의 흔적이 그대로 두 식당에 남아있습니다.
자, 제주의 국수가 왜 특별한 지 좀 더 알아볼까요?
제주의 국수는 대부분 소면이 아닌 중면을 삶아 사용합니다. 소면국수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이 중면국수의 감기는 두꺼운 식감이 새로울 수 있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제주의 식당들은 대부분 제주 Made의 중면을 이용해 국수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에요.
즉 대기업이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의 국수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제주국수공장의 면을 받아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고기국수도 좋지만 깔끔한 멸치육수로 우려낸 제주중면으로 말아낸 국수를 한번 경험해보시면 어떨까요? 새콤달콤 맛있는 특제 양념장에 비빈 중면국수도 군침을 돌게 합니다.
자 여러분, 고민은 시간만 늦출 뿐 이에요.
우리가 두 식당을 천천히 걸으며 조금 더 살펴본다면,
동진식당은 한성국수, 금복식당은 동남국수의 건면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사실은 동진식당에서 사용하는 한성국수공장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면공장이며 그 시작이 바로 동문시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저희가 갈 곳은 한성오메기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