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악마도 웃게 한다.

- 무엇인가에 빠졌다.

by 글쓰는장의사

우리는 무엇인가에 푹 빠져 사는 사람을 덕후라고 부른다.

아직 덕후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최근 2개월 정도 나는 무엇인가에 푹 빠져버렸다.

코로나로 인해 자전거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재고를 찾을 수가 없다. 덕분에 중고 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그렇다. 내가 요즘 빠져 있는 것은 자전거다. 최근에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에 완전히 미쳐버렸다.

요즘은 온통 자전거 생각뿐이다.



로드 자전거를 구입한 것은 작년 3월쯤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에도 최대한 조사하고 비교하며 구매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한 두 달 정도 열심히 타다가 방치되었다.

일 년 가까이 방치되어 오다가 올해 초 우연한 계기로 여자 친구에게 자전거를 사주면서 함께 다시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로 인해 또다시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나와는 인연이 아니라 생각했다. 자전거를 구입하고, 여러 가지 필요한 용품들을 구입한 비용도 무시하지 못한다. 예전 같으면 아까워서 억지로 타려고 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지 않다.

'아 이건 나와 어울리지 않는 취미인가 보다.'

'나와 맞지 않는 취미를 찾았으니 된 거지 뭐.'

라며 털어버렸다.


중고거래로 처분을 할 수도 있었지만, 왜 그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저 잊어버리고 살았나 보다. 그러던 중 지난여름의 끝자락에 여자 친구와 전동 킥보드로 여행을 갔다. 부산에서 남지까지.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을 따라서 올라갔다.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다. 왠지 모를 부러움이 느껴졌다.

"아 부럽다.... 나도 자전거 타고 싶다."

속마음이 입 밖으로 나도 모르게 나와버렸다.
"오빠 다시 자전거 타요!"

"그럴까?"


자전거를 다시 타야겠다는 마음은 그날 저녁 더 확고해졌다.

이유는 우리가 타고 갔던 전동 킥보드가 방전이 되어서 꼼짝도 못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적한 강변에서 건물 하나 보이지 않는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우리는 전기가 필요했다.

해는 떨어지고 10km를 걷다가 어렵게 어렵게 택시를 타고 남지읍에 도착했다. 그날 숙소에서 여자 친구의 분노에 넘치는 다짐을 들었다.

"다시는 킥보드 타고 여행 안 가! 오빠 우리 자전거 타봐요"

"그래 다시 타보자."


그날 아마 우리의 킥보드가 저렴한 아이였다면 낙동강 어딘가에 버려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날 이후 우리의 킥보드는 모두 다른 주인을 찾아 보냈다.



킥보드는 잘못이 없었다. 우리의 잘못이었다.

배터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우리의 부족함이었다.

그날의 고생을 지금은 웃으며 좋은 추억이라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처참했다.


우리는 그날 킥보드를 잃었고 자전거를 얻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자전거 입덕이 시작되었다.

그저 자전 거위에 몸을 올리고 힘껏 페달을 밟으며 타던 우리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몸에 익혀나가는 재미를 느끼며 타고 있다.


얼마 전 다녀온 낙동강 종주

몸은 피곤하고 지쳤지만, 마음은 풍요로웠다.

다리는 무거웠지만, 마음은 가벼워졌다.

체력을 쏟아부었지만, 추억은 가득 채웠다.

그리고 자전거 입덕으로 인해

지갑은 매우 가벼워졌지만, 기대감은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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