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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주 Nov 16. 2023

또 다른 퇴사를 맞이했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잊어버린 사람을 만났었다. 

여느 회사가 그렇듯 고충이 있기 마련이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꽤 오랜 시간을 다녔다. 

지쳤고, 피곤했다.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그러더라. 


"너 지금 행복해?"


행복이라는 게 무엇일까. 

대체 어떤 감정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사전을 두드렸다. 삶에 기쁨과 만족감을 느낄 때라고 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만족감이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해 왔던 만족감이란 완벽한 것에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미래를 봤다. 매번 저 멀리 원하는 것에 도달해 있는 모습을 그리며 지금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보니 지금 행복한지를 묻는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지금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냐는 질문에 답은 '아니요'였다. 


그렇게 3년을 일했던 회사에 사직서를 던졌다. 


지치고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간 곳,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애정하는 와인바로 향했다. 

반가운 얼굴. 반가운 빛. 반가운 소리. 반가운 향. 반가운 사람들. 

그 자리에 앉아 잔을 만지는 순간 편안해졌다. 

홀로 보낸 3시간. 

오감을 만족시키는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다시금 느끼며 

온전히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 시간 속에서 행복감을 느꼈다.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나의 기쁨과 만족감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지나가듯 앞으로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문득 대학생 시절 꿈꿨던 모습이 생각났다. 

탱탱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이 각자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라도 품고 바닥으로 떨어져도 함께 튀어 오를 수 있는 그런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순간을 살아오며 그렇게 행동할 수 없는 나를 수없이 만나며 그런 사람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했다.

내가 뭐라고 누군가를 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살다 보니 누군가를 품어줄 수는 없어도 그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럴 수밖에 없었을 안타까움에 등을 토닥여줄 수는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마저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퇴사한 회사에서 만났던 그 사람의 행동과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을 여유가 없는 그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깊은 호수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잔잔한 수면과 깊이로. 

그럴 수 있다면 어떤 상황, 사람이 와도 담담하게 침 한번 꿀떡 삼키고 여유 없는 그 사람의 등을 쓸어내리고 토닥여주고 웃어주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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