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와 사랑에 빠졌다

19년 10월 27일의 기록

by 므므무

나도 민트도 모르는 사이,

나는 민트와 사랑에 빠졌다.

화한 박하향때문에

양치하기도 싫어했던 어린아이가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민트초코를 빼먹지 않고,

고등학교 매점이라면 모히또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카페에 가면 단 맛보다 상큼한 맛을,

혹은 민트초코 프라페를 선택하는

그런 열여덟이 되었다.


화하고 상큼한 맛의 매력이 뭐냐고,

그놈의 치약을 왜 먹는 거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글쎄,

그 속을 쓸어내리는 상쾌함이 이유일까.

탁한 공기, 사각의 책상들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던 고등학생의

자그마한 일탈이었달까.

내 육체가 자유로울 수 없다면

내 속이라도 바람을 쐬게 해주고픈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었달까.


어쩌면 그래서 요즘

민트 너랑 권태기가 온 건지도 모르겠다.

민트초코말고 쫀떡궁합을,

모히또말고 브라운슈가를,

민트초코 프라페말고 모카 프라페를,

푸른빛말고 갈빛을.


더이상 속에 바람을 불어주지 않아도

내가 직접 바람을 만들면 되니까.

이제는 만드는 법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가끔씩

하루종일 집에 있거나 하는 날이면,

공부나 과제로 벽에 둘러싸이는 날이면

민트에게로 돌아간다.

그 날은 나의 힘든 시절을 함께 해준 너의 소중함을 깨닫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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