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11월 1일의 기록
오랜만에
알딸딸 술을 마셨다.
몇몇 사람들이 왜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지,
지금에서야 조금 알 것 같다.
어둠과 정적과 외로움은
나의 공포의 이유인데,
술을 마신 지금
밤과 고요와 쓸쓸함은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검정색 풍경 속에서
나는 귀에 김광석의 노래를 꽂는다.
흑백 영화의 고독한 주인공이라도 된 마냥
나무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내 머릿속도 공허한 검정으로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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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모든 것을
내가 취한 탓으로 돌릴테니
이런 날은
감성에 젖은 올드한 나를
그냥 저건 저놈의 주사겠거니
부디 눈감아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