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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 동막의 잊힌 자 – ECHO의 회귀

삭제된 기억은 바다 위에 떠돌다, 다시 육지로 발을 들인다

by stephanette

*이 글은 '동막해수욕장 가는길, 그날의 칼국수'라는 글에 대한 변주곡이다.


검은 사막 작전 보고서: 동막_ECHO 편

맵: 침묵의 해변, 칼날 해류 지대

장소: 동막 해안가 – 폐허가 된 국수 주막

일시: 칼페온력 2035년 5월 24일

대상: ECHO_K-92 // 기밀 등급 // 잊힌 기억의 되살아남


임무 개시 - 제 14시 정각

<본부 대화 기록>

본부 관리인:

"요원 L이여, 네 정신이 다시 어둠에 휩쓸리고 있구나. 정령과의 계약대로 움직이라."


요원 L:

"그렇소. 하지만 이 공기... 익숙합니다. 분명 여길 와본 적이 있습니다."


본부 관리인:

"그건 환각이야. 이곳은 너의 기억에서 지워졌거늘."


요원 L:

"그렇다면... 이 바다 내음은 왜 내 심장을 조이는가?"


본부 관리인:

"그건 잔향일 뿐. 미혹에 흔들리지 마라. 임무는 대상의 흔적 회수다."


동막포 국수 주막 진입 – 제 15시

요원 L:

"내부는 예전 그대로군. 창가 자리… 여전히 나를 기다리는 듯하네."


본부 관리인:

"감정은 금물이야. 형상을 깨뜨리는 건 언제나 마음이지."


요원 L:

"칼국수 하나 주시오." (낮게 읊조림)


경고: 미지의 존재 등장 – 제 15시 16분

요원 L:

"그가… 왔소."


본부 관리인:

"그자란 누구지?"


요원 L:

"모릅니다. 하지만 내 안에서... 그를 지우려 했던 무언가가 꿈틀대고 있소."


???:

"오랜만이군. 아니면... 이미 알고 있었던가."


요원 L:

"대체... 넌 누구지?"


???:

"우린 같은 문서 안에 적혀 있었지. 다만 넌 잊고, 난 기억했을 뿐."


본부 관리인 (급박하게):

"요원 L! 물러나라! 그는 블랙베이 등급이야!"


요원 L:

"늦었소. 그의 눈빛은 이미 내 암호화된 기억을 훑었소."


목표 갱신: 대상 내면 정보 추출

요원 L:

"낡은 구두. 왼쪽 끈 두 겹. 어깨엔 철가루. 해양 기지 근처였겠군."


???:

"그날 밤, 우린 무엇을 약속했지? 기억나나?"


요원 L:

"느낌은 남았지. 하지만 기록은 증발했어. 그게 널 위험하게 만드는 이유야."


???:

"혹은... 나를 네가 가장 알고 싶어 했던 그로 만들지."


요원 L:

"그 차이는 없지."


결정적 반전 – 제 15시 23분

본부 관리인:

"그릇 아래에 칩이 있다! 간장무 아래를 확인하라!"


요원 L:

"확인. 암호명: 블랙마스크. 기록 시각: 2023년 3월 7일."


???:

"난 사라진 게 아니야. 너 안에 숨겨져 있었을 뿐."


요원 L:

"그럼 넌 지금, 뭘 위해 여기에 온 거지?"


???:

"우리가 시작한 것을... 끝내기 위해."


요원 L:

"삭제인가, 아니면... 그날의 입맞춤인가?"


???:

"그게... 다르다고 믿었나?"


대면 종료 – 제 15시 30분

요원 L:

"너는 날 기억했지만, 나는 지금도 널 지워가는 중이야."


???:

"왜?"


요원 L:

"기억하면, 임무를 잃어. 하지만 잊으면...

(작은 장치 클릭)

...넌 네 거짓을 잃는 거지."


???:

"그래... 넌 내 기록의 마지막 문장이었군."


임무 종료 – 제 15시 32분

본부 관리인:

"요원 L, 철수하라. 그림자 마차가 접근 중이다. 뒤돌아보지 마라."


요원 L:

"명받들겠습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본부 관리인:

"무엇인가?"


요원 L:

"국수는... 아직 따뜻하군요."


문서 봉인: 동막_ECHO 작전 // 대상 제거 // 기억 봉인 강화 // 요원 재배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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