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동하는아저씨 Jul 27. 2020

나는 '나'로 살아왔는가.

세상 어떠한 직업이든 성과를 이루어 내야만 한다. 그래야만 사회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그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진다.     

  



사회에 다양한 직업이 있지만, 나는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한 분야에서만 억지로 역량을 키웠다. 그래서일까, 현재까지 엘리트 (기계체조) 선수생활을 하면서 나와 다른 타 직종의 일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태 운동 이외에 것이라곤 해 본 게 없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투자한 다는 것에 겁이 난 것도 사실이다.     

  

엘리트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달콤한 유혹에 시작을 했지만, 매번 심화된 훈련으로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수없이 많다. 과연 나는 나 자신을 위해 훈련한 적이 있었을까? 매 년 대회 출전을 했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 대회에 임했던 적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없다. 남들에게 평가받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나 자신의 성과보단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 힘든 훈련을 버티며 대회 출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고된 훈련과 까다로운 단체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 왜 그만두지 않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수없이 포기 선언을 했었다. 그렇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콕 집어서 얘기는 안 하겠다만 앞서 말했듯이 나 보단, 남들을 위해 억지로 운동 세계에 붙어 있었다. 나 자신의 성공보단 그저 남들의 안정이 더 중요했었나 보다.     


자 그럼 여태 운동인으로 살아오면서 얻은 건 뭐가 있을까? 하나를 꼽자면 당연히 아주 당연히 지도자 자격증을 얻었다. 여태 10년을 넘어 20여 년째 한 곳에 몸담고 있는데 이것마저 주지 않으면 운동인은 마땅히 설 곳이 없다. 남들이 보기엔 지도자라 고하면 엄청 대단하게 보일 수 있으나, 지도자가 되고 보니 현실은 시궁창이다. 왜 그토록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혹독함을 넘어, 경계선을 넘어서까지 선수들을 길러냈는지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쥐꼬리만 한 월급,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파리 목숨, 자신의 제자가 성적을 내야만, 자그마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즉 지도자가 먹고살기 위해선 자신의 제자가 성적을 내야만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보았을 때 지도자는 언제나‘을’이 될 수밖에 없다. 제자가 제자가 아닌, 돈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성적을 내면 위 양반들은 승진하고, 지도자들은 딸랑 몇 푼 받는 게 끝이다.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듯 지도자는 항상 제자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과연 좋은 선수를 길러낼 수 있을까?     

  



어느 직종이든 관련된 이의 눈치를 보며 성과를 내야만 하는 문화는 어쩔 수 없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눈치 보는 것은 당연시된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요즘 들어 나다운 일을 하나 찾았다. 바로 지금 행하고 있는 글쓰기다. 글쓰기에 매력이라 함은 바로‘나다움’이다. 글쓰기란 솔직해야 한다. 솔직하게 쓰지 않으면 독자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솔직하게 쓴다. 다시, 글쓰기란 나에겐 ‘기억과 감정’ 보관함이다. 평소 생활에서의 불만,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 감정을 뿜어내는 공간이다. 참 신기한 게 길게 나열돼 있는 글을 보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는데 이제는 글로써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글을 쓰면서 자연스레 책도 많이 보게 되는데, 책은 나를 다양한 세계로 인도해준다. 책 속에 한 사람의 인생이 있고, 가르침이 있다. 많은 사연들을 통해 나와 연관 지어 보게 되고 그것이 글감이 되기도 한다.     

  

다른 일과는 달리 글 쓰는 일은 나만 힘들다. 그래서 힘들어도 부담이 없다. 오히려 더 위로가 되고 나 자신이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글 쓰는 행위를 통하여 잊어가던 나의 정체성도 찾아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명심! 안심하는 순간 힘들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