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번 라디오에서 들은 적이 있다. 남자는 자동차가 마치 갑옷인 거처럼 착각을 하고 자신을 지켜 주리라 생각을 한 댄다. 그것이 비싼 차일수록 더욱 튼튼한 갑옷이라고 착각을 한다고 한다.
운전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은 위험한 상황이 오게 되는데, 대부분의 상대는 여성보다 남성들이 많다. 자신이 베스트 드라이버 마냥 착각을 하고, 안이하게 운전하는 것이 문제다. 물론 착한(?) 나도 운전대를 잡으면 레이서 본능이 나오긴 한다. 분명 내가 안일하게 운전하면서도 지극히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차들에게 손가락질을 해댄다. 참 못났다. 반면 여성 운전자들은 신나게 달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너무 더딜 뿐, 그런 모습에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김 여사 라며 손가락질을 해댄다. “김 여사는 집에서 밥이나 하지”라고 하면서 말이다. 무엇 때문에 미숙한 여성에게 김 여사라는 호칭이 붙어졌을까, 김 씨가 많아서 그런가? 의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여성보단 남성이 사고율이 높은 거 같다. 설마 내 와이프도 김 여사 소리를 듣는 건 아니겠지?
나는 운전경력이 8년 차에 접어들었고 와이프는 4년 차다. 운전에 대해 무지했던 와이프는 내가 이렇게 요렇게 저렇게 운전을 해도 고분고분 잘 앉아있었다. 그랬던 그녀가 면허를 취득하고 난 뒤, 어느 정도 도로 사정에 대해 알게 되어 조잘조잘 삐악삐악 몹시 잔소리가 심해졌다. 그것이 조심하라는 소리인 걸 알면서도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잔소리로 들린다. 그렇잖아요? 각자만의 운전 방식이 있는데 옆에서 삐악삐악 거리면 괜히 신경 쓰이고 그런 거. 심지어 운전도 내가 가르쳐 줬는데 말이다. 그럴 때면 딱히 득 보는 건 없지만 나도 한마디 거든다.
“아 쫌! 내가 알아서 한다.”
“아 왜 짜증인데~!”
“...”
이제 와이프는 운전을 곧 잘한다. 조수석에서 편안히 잘 수 있을 만큼에 운전 실력이 능숙해졌다. 운전대를 넘기고 걱정 없이 잘 수 있다는 것은 불안하지 않다는 뜻. 하지만 능숙하게 운전을 잘하기 전, 미숙한 초보시절에는 한 없이 불안했다. 특히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할 때는 더욱. 함께 동승을 할 때면 발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가 아무런 장치도 없는 조수석에서 브레이크를 밝으려 허공에 발길질을 해댔다. 마찬가지 그럴 때면 나도 조잘조잘 삐악삐악 한다.
“어~ 어! 옆에 박을 뻔했다. 조심해라.”
“아~! 알고 있다. 내가 알아서 한다. 조용히 해라.”
“...”
아무리 운전을 해도 능숙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나마 와이프는 운전 실력이 능숙해져서 다행이다. 적어도 김 여사 소리는 듣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