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는 눈

by 마테호른

사람을 처음 마주할 때, 우리는 무심코 눈을 들여다본다.
그 안에는 말보다 깊고 조용한 이야기가 숨 쉬고 있다는 걸,
살짝 미소 지을 때나 고개를 돌릴 때 비로소 느끼곤 한다.


누군가 웃을 때, 그 웃음 뒤에 감춰진 하루의 무게가 있고,
말없이 서 있을 때, 그 침묵 속에 쌓인 작은 아픔들이 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놓쳐버릴,
빛나던 순간과 흔들리던 시간들.


세월이 쌓일수록, 나는 사람을 더 천천히 바라보게 된다.
말보다 눈빛을, 표정보다 손짓을,
잠깐 스치는 뒷모습 속에서
그 사람의 하루, 한 달, 나아가 한 해가 지나온 흔적을 읽는다.


사람을 보는 눈은 날카로운 시선이 아니다.
그건 마음의 여유이자, 기다림이고,
조용히 귀 기울이는 마음이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마주 보려면
먼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믿기 어려운 순간에도,
그 사람 안에 숨은 빛을 보려는 마음.
그 마음이 모여야만
사람을 진짜로 볼 수 있는 눈이 된다.


그리고 그런 눈으로 바라볼 때,
사람은 비로소 서로에게 설레는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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