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오늘은 쉽니다

by 마테호른

오늘은 쉬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냥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늘 뭔가를 해야 마음이 편했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했다.

그래서 쉬는 날에도 괜히 바쁘게 움직였다.

밀린 일을 하고, 못 했던 일을 처리하고,

하루를 꽉 채워 보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몸은 쉬었는데 마음은 왠지 더 피곤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내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억지로 일어나지 않았다.

조금 더 누워 있었다.


늦게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창밖을 바라봤다.


해야 할 일이 떠올랐지만,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오늘은 그런 생각까지도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쉬는 날은 몸만 쉬는 날이 아니라,

생각도 쉬는 날이어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쉬지 않고 살아왔다.

앞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 뒤처지면 안 된다는 마음,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쉬는 것조차 눈치 보며 살았다.


하지만 가끔은 그냥 멈춰도 괜찮지 않을까.


하루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하루쯤 있어야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오늘은 쉬는 날이다.

뭔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고, 성과가 없어도 괜찮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해야 할 일들에 무관심하고,

조금 느리게 생각하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오늘은 정말로 쉬고 싶다.

내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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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오늘도 ‘앗’ 하고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한 문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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