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찍기대회

카메라 프레임 안에 다 들어가지 못하는 대가족 이야기

by 전성옥

지난 연말부터 가족사진을 찍어놓으려고 날짜를 잡았지만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대가족 우리집은 서로가 너무 바쁘다. 큰녀석 시간에 맞추자니 막내 학원시간과 안맞고 어린애들 중심으로 시간을 짜놓으면 오빠의 아르바이트 시간과 어긋났다. 또 어렵게 시간을 맞추면 사진관 사장님이 바쁘다고 안된다 하셨다.

해를 넘기고도 마찬가지였다. 겨우겨우 조금씩 시간을 양보해서 날을 잡았는데 이리저리 싸돌아 다니던 언니의 코로나 감염으로 취소되었다.

상심한 나를 위로하듯 남편이 툭 던지듯 말했다.

“그분 있잖아, 그분, 당신이랑 같이 기록인 활동하는 사진작가.”

“뭐 가족사진을 꼭 스튜디오에서만 찍어야 하나, 그분께 부탁해봐. 집으로 오셔서 찍어주실수 있는지. 그분도 장비 다 있고 사진 잘 찍는다며.”

그렇지. 한번 부탁해 보자 하며 어렵사리 부탁을 했는데 흔쾌히 도와주신다는 말씀에 감사했다.

시간을 다시 정하고 집으로 모셔오기로 했다. 그런데도 큰 오빠는 또 아르바이트 시간을 조정했다며 시간을 못맞추었다. 결국은 큰오빠는 빼기로 하고 남은 자들만 모였다.

저녁을 먹고 사진작가님께서 어마어마한 장비를 챙겨 오셨다. 아이들은 재미난 일을 만나듯 까불고 야단이다. 열한명의 가족이 한곳에 모여 집중하기가 어디 쉬운가. 거실과 주방을 뛰며 장난치는 막내, 조용히 하라며 소리치는 아이, 빨리 찍고 사라지고 싶은 언니들, 예쁜 인생삿을 찍기 위해 찍고 바르고 야단인 중딩들. 어렵게 모셔온 작가님에게 폐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엄마.

겨우 자리를 잡고 포즈를 취하고 단체사진 한 장 찍었다. 한 프레임에 온 가족이 다 들어가기 힘들어 다닥다닥 붙어서 자세를 취했다.

“자, 웃어보세요 하면 잘 안웃지? 하하 좋아요 하하 해봐요.”

단체 사진을 찍고 몇몇씩 나누어 찍고, 엄마 아빠랑 찍고.

아빠는 잘 웃지 못해서 고역을 치뤘다. 어릴때부터 웃을 일 없이 힘든 일만 겪다보니 웃는 것이 어색해 지금도 웃는게 힘들다. 억지로라도 웃게 해보려고 겨드랑이를 찌르고 간지럼도 태우며 웃음을 짜내야 했다.

중딩 사춘기 딸은 사진 찍는게 싫다며 자리를 피하는 통에 단체사진을 찍는데 애를 먹었다. 어르고 꼬시고 윽박지르며 겨우겨우 한컷 한컷을 채웠다.

막내는 얼마나 주위가 산만한지 도대체 한군데를 바라보며 집중하는 시간이 단 일초를 넘기지 못한다. 한껏 째를 낸 고등 언니는 배꼽이 다 보이는 옷을 입고 연예인 포즈를 취하며 예쁜척이다.

함께 살아온 세월 20년인 엄마와 아빠는 다정이 지나쳐 한몸이 된냥 신나는 모습이다.

사진작가님은 사진을 다 찍고서 컷이 600장정도 되겠다고 하셨다. 남편 눈이 동그래져서 하는 말이 더 웃겨.

“아니, 그럼 필름값이 얼마나 되는거야?”

“아니 당신은 어느 시대에 살고 계신거죠? 요즘시대에 필름이라뇨?”

함께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재미난 우리집. 외롭고 힘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만 공기는 늘 따뜻하고 훈훈하다.

작가님은 밤새 사진을 정리하고 다음날 바로 전화하셨다. 사진을 정리하는 동안 즐거웠다고 하신다. 아이들의 표정에서 성격이 다 드러나 있고 그 표정이 찍힌 사진들을 보면서 좋았다고 하셨다.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정리된 사진을 보며 한바탕 더 웃었다. 다양한 표정들이 한곳에 모여 행복을 담아 놓은 사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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