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웃다

연하남편과 연상마누라의 설화

by 전성옥

어제는 오랜만에 딸 친구 엄마랑 수다를 떨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이라 언제 만나도 편한 언니동생 사이다. 차 한잔을 놓고도 몇시간이 훌쩍이다. 초등학교 엄마들이 그렇듯이 이야기 내용은 아이들이다. 자랑이고 염려이고 걱정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사이에 두고 친밀함을 나누는 시간이다.

대화중 나는 깜짝 놀랄 사실 하나에 서로 박장대소 하였다.

“참, 언니, 글쎄 00엄마가 말야, 언니 얘기를 하는데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

“뭔데... 무슨 얘기가 그렇게 웃겨?”

“엄마들 사이에서 언니가 재가했다고 소문이 돌았대잖아. 언니가 큰애 둘을 데리고 형부와 재가해서 또 아이들을 낳은 거라고 말야.”

“하하하.. 뭐야?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00랑 00랑이 언니 자식이고 나머지는 지금 남편과 만나 낳은 거라고 소문이 났대”

“하하하, 그래서 뭐라 했는데?”

“아니라고 했지. 잘못 안 거라고.”

“그랬더니 그 엄마 완전 놀랐잖아. 엄마들 사이에선 그렇게 소문이 나 있다고.”

진짜 놀라 뒤집어질 이야기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럴만도 하다며 같이 웃고 말았다. 남편과 나는 여섯 살이나 많은 연상연하 커플인거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한 소제이니 말이다. 그뿐인가. 아이들은 얼마나 많고. 고등학생 아들 딸에 터울이 한참 있는 초등학생에 밑으로 줄줄이 엄마라 부르며 같이 사는 아이들이 있으니 그들의 오해는 정당(?)하고도 남지 않은가.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런 소문이 있는 나는 아주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아이들을 한 가정에 품고 가족이 되어 살고 있는데 타인의 눈에 그렇게 보였다면 성공한 가족을 만든 셈이다.

남편과 함께 만든 작은 공동체. 상처받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품는 일을 꿈꾸며 일군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의 엄마 아빠다. 서로다른 환경과 상황을 끌어안고 가족을 만들었다. 그런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하다면 나와 남편은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이다.

집에 들어와 남편에게 오늘의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했다. 남편의 반응이 더 웃기다.

“그렇게 알고 살라고 해 그냥. 뭐 어때? 오히려 잘 된 일이구만.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가족으로 믿고 있으니 다행이지 오히려.”

그래서 우리는 천생연분인가 보다. 어쩜 당신 생각과 내 생각이 이럴수가 있냐며 혹시 우리 진짜 재가 부부가 맞는거 아니냐고 한바탕 더 웃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관계도 변해 간다. 어쩌면 우리는 변화하는 가족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혈연관계만 고집하던 가족문화가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 우리 가족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보다 멋진 일이 어디 있는가. 함께 사는 아이들도 입에 달고 사는 가족이라는 낱말이 어색하지 않다. 우리 집 책벌레가 가족이란 한자뜻을 풀이해 준 것이 생각난다. 가족, 집가((家)에 발족(足)자를 써서 발이 한 집에 같이 있으면 가족이라고 말이다.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그래서 우리는 가족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