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아도 빼꼼 들여다볼 수 있는 담장 높이. 마을회관 앞집은 정말 정말 정말 사람들이 들여다보기 좋은 집이다. 집을 구입한 당일 바로 동네 소문이 났다. 연고지인지, 아이는 있는지 등의 약간의 호구조사와 함께 왜 이 시골로 내려왔냐고 관심 어린 질문 세례를 받았다. 그리곤 하나같이 마을에서 제일 좋은 터라며 잘 들어왔다고 덕담하셨다.
이 집을 말할 때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었다. 동네 어르신처럼 정남향에 주차도 편하고 집터 크기도 적당해 좋다는 의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보호가 안될 텐데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견이었다.
“마을 인싸가 돼보죠”라고 웃으며 말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집에 들어서 창고를 보는 순간 콩닥콩닥 막 도파민 같은 게 날뛰며 잘 고치면 폴레 2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행운동 주택가에 수개월째 공실이던 삐뚤빼뚤한 그 상가를 봤을 때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