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럽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는 연경입니다.
그리고 유럽 자동차 여행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카페 매니저예요.
커피 마시는 카페가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제가 유럽을 자동차로 여행한다고 하면 반응이 ‘참 대단해’, ‘용감하군’에서부터 심지어 제가 환갑 되던 해 홀로 스페인 남부와 남프랑스를 갔을 때는 ‘미쳤군’ 이란 말도 들었습니다.
저희 식구들만이 제가 어떻게 준비하는지, 무엇을 다니며 보는지 알기 때문에 응원해 줄 따름이었지요.
시선들이 곱지 않았기 때문에 카페를 만들어 여행 경험담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또 책을 써서 이 여행의 좋은 점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020년 여름에 여행 카페를 만들고
2021년에 남프랑스 가이드북을 만들고
환갑을 훌쩍 넘긴 제 인생은 브라보! 의 연속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하는 일을 찾아 달리고 있으니 우선 한가할 틈이 없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 가는 시절이 지나고 있지요.
그동안 저는 앞으로의 여행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 하루의 글이 쌓여 앞으로 제 여행의 가이드가 만들어지고 있고
또 그 여행길에 필요한 여러 가지들을 배우며
이 답답한 시기를 잘 보냈습니다.
그럼 제가 왜 그렇게 유럽을 자동차로 달리려 하는지,
많은 분들이 왜 같이 달리시기를 희망하는지, 자동차 여행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온 세계가 코비드 충격으로 인해 빗장을 닫아걸었고
과연 해외여행을 할 날이 있을까 걱정되는 나날이 있었죠.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 여러 변이의 출현은 공포를 불러일으킬 만큼 확산세가 두렵웠고요.
그런데요, 지금 세계는 일상 회복을 선언했어요.
표적 면역주사와 치료제의 보급으로 코로나 정복도 이제는 출구가 보이고 있습니다.
여행 패턴이 많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여행하면 어떠세요?
대중교통 이용 안 하니 사람 접촉을 가장 덜할 수 있는 방법이겠지요?
단체로 다니지 않으니 인원 제한에서도 자유롭고요.
실제로 2022년 5월 베네룩스와 프랑스, 스위스를 다녀왔는데
저는 아무 이상없이 잘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해외 운전이 쉽냐고요?
네, 올드타운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보다 운전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이 올드타운 아니냐고요?
네, 저희는 올드타운 진입 직전에 주차하고 뚜벅이로 다닐 거예요.
저의 첫 스페인 자동차 여행은 대도시 위주였고 꽤 쉬웠어요.
두 번째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은 첫 경험만 믿고 준비 없이 가서 고생을 바가지로 했고요.
힘들었던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을 마치고 저는 결심했어요.
'이 여행은 준비를 해야 잘할 수 있다.
자동차 여행에 대한 정보를 모아 나도 사용하고 다른 사람도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왜냐, 외국어를 아주 잘하거나 시간이 아주 많거나 여유가 많으면 현지에 가서 사람을 고용해 여행하거나 현지 정보를 얻어가며 다녀도 되지만, 저를 비롯한 보통의 여행자는 말은 잘 못 하죠, 운전도 능수능란하지 않죠, 비용 절감도 해야 하죠, 그러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의욕만 있지 목적지가 안 정해지면 시동걸기 어려우니까요.
유럽 자동차 여행 첫 번째 목적지로 남프랑스를 정했습니다.
운전대만 잡을 줄 알면 떠날 수 있도록 쉽게 안내할게요.
먼저 제 소개를 해볼게요.
저는 운전 경력이 30년쯤 되는 평범한 여성 운전자예요.
운전 솜씨가 특별하지도 않고요. 그냥 우리나라의 보통 여성 운전자예요.
끼어들기 잘못하면 아저씨들에게 ‘아줌마! 집에 가서 솥뚜껑 운전이나 잘해’ 지청구 먹는
억울한, 환갑 넘은 '최 여사' 맞습니다.
이런 제가 유럽과 일본, 미국에서 자동차로 남편·친구· 딸과 자동차로 여행했을 뿐 아니라 혼자도 자동차 여행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왜냐고요! 자동차 여행해보면 너무 좋습니다.
약 광고처럼 “참 좋은데, 설명할 길이 없네” 하게 돼요.
특히 유럽은 자동차 여행하기 너무 좋습니다.
국경이 없으니 차로 원하는 나라 들락날락 가능하고요. 도로 좋지요. 매너 좋지요. 겁낼 게 없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고속도로도 시속 100㎞를 유지하는 자칭 인간 속도계인데도
독일 아우토반도,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도, 복잡하기로 소문난 아말피도, 험한 피레네 산맥도 잘도 넘어 다녔어요.
제일 좋은 점은 첫째, 대중교통 예약을 안 해도 되는 점이랍니다.
항공과 장거리 버스, 기차로 이동하려면 예약도 성가시지만 시간 제대로 안 지키는 교통수단도 좀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가 가려고 하는 작은 마을들은 대중교통 시간대도 많지 않아요.
자동차가 있었더라면 벌써 도착했을 텐데! 여러 번 발을 동동 굴렀죠.
독일에서는 베를린, 뮌헨 같은 대도시는 전철을 이용했는데 플랫폼 하나에서 여러 행선지의 기차가 출발해서 적응하는 데 시간 좀 걸렸어요.
여행자라, 알 만하면 그 도시 떠나게 되더군요.
두 번째 좋은 점은 짐이에요.
물론 패키지로 가면 큰 트렁크에 예쁜 옷 많이 담아 가서 원 없이 멋 부리고 다닐 수 있겠지만요.
뚜벅이 자유 여행 대비 짐 처리가 쉽습니다.
유럽 길바닥 아시죠? 캐리어 끌고 다니다 어깨 나가요. 자동차 여행자는 호텔 로비에 짐 내리고 싣고 편하기가 그만이지요.
세 번째 좋은 점은 숙소예요. 저는 보통 대도시에서는 관광 포인트 근처 호텔을 잡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 여행자가 못 가는 곳이 있나요?
작은 보석처럼 숨어있는 마을이 아주 많은데 이걸 찾아다니려면 내 차가 좋습니다.
유럽은 예쁜 농가 주택 숙소도 많고요. 고성을 개조한 호텔들도 있고요.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지역의 숙소들도 많은데 차가 있으면 쉽게 갑니다.
네 번째는 코스의 자유로움입니다.
작고 아름다운 마을을 돌아볼 수 있어요. 프랑스 알비에서 출발, 미요 교 거쳐 생 떼니미, 에스땅, 꽁끄, 돔, 생 시르크 라포피로 이어지는 보석 같은 코스는 자동차가 없으면 꿰어 볼 수가 없습니다. 타른(Tarn) 강, 로트(Lot) 강, 도르도뉴(Dordogne) 강 유역에 굽이굽이 숨어있는 프랑스 예쁜 마을 순례를 자동차로 해보면 ‘아, 여행의 맛과 멋이 다르구나’ 느낄 수 있고, 그 기쁨을 경험한 내 삶은 충만해질 거예요.
다섯 번째는 우리 음식을 해 먹을 수 있어 좋아요.
차에 반조리 식품과 기본양념을 싣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어느 정도 준비를 해가면 유럽 슈퍼에서 야채, 과일, 고기 사서 잘해 먹고 다닐 수 있어요.
패키지처럼 빡빡하지 않기 때문에 밥해 먹을 시간 충분합니다.
저는 유부초밥, 김도 가져가서 도시락도 싸요. 비용도 절감되지만, 우리 음식 먹으면 속도 편하고 잘 먹어서 좋습니다. 가끔 유명한 현지 식당의 음식도 맛보면서요.
그럼 자동차 여행이 마냥 쉽고 좋기만 할까요?
일단 도로 표지판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데 여행 준비를 하다 보면 저는 지명 정도는 다 알겠더라고요. 주차 표지, 교통 표지판도 특이한 게 있어서 공부를 좀 하시면 돼요. 주차하는 법, 주유하는 법도 좀 알아가야 하고요. 고속도로 이용도 우리와 비슷한 나라들이 많긴 해도 다른 나라도 있으니까요. 정보를 모아야 돼요.
그리고 우리가 가려는 유럽 도시들은 길이 좁아서 작은 차가 유리합니다. 이 이야기는 누구와 갈 것인가에서 말씀드릴게요. 평범한 여성 운전자인 내가 왜 자동차로 하는 유럽 여행에 열광하는지 공감되시나요?
유럽 자동차 여행,
첫 여행지는 남프랑스로 정했습니다.
남프랑스!
에메랄드 빛 푸른 지중해,
햇살은 눈부시고 라벤더와 해바라기 물결은 우리의 목청을 힘껏 소리 지르게 하지요.
산 위의 고성, 예쁜 가게,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아서 특히 여성은 일생에 한 번은 남프랑스 가고 싶을 겁니다.
지중해를 안고 있는 남프랑스로 어느 계절에 떠나면 좋을까요?
해외에서 자동차 끌기 겁나는데 어떻게 여행하면 될까요?
이제 시동 걸고 저를 따라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