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도 하지 못하는 것

by 단팥

가끔 인터넷에서 연예인 혹은 재벌 2세의 재산 소유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사람들은 부러워하며 댓글창에 부럽다, 혹은 좋겠다 등의 말도 많이 한다.

그러나, 정말 그들이 잘 살고 있을까? 동경의 대상이 될만한 삶을 사는 것이 맞을까?


예전에 잠시 알던 사람이 있었다. 부모님의 재산이 많아 돈을 벌 필요가 없었고 직업도 없었다. 그는 어떤 일이든 '의미'가 없어지면 쉽게 포기하고 그만뒀다. 오십에 가까운 나이가 되도록 뚜렷한 직업이 없어 부모에게만 의지했고 돈이 많아도 남들 앞에서 쉽게 자격지심을 가졌다.

부모에게 받기만 하고 자라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회피하고 남의 탓만 하던 그녀와의 관계는 쉽게 끝이나 버렸다. 그러나 그와 알고 지내던 시기에 나는 그를 부러워하기만 했다. 그가 가진 차, 집, 부모님 명의의 가족카드. 보이는 모든 것이 대단해 보였다.


그때의 나는 내 처지와 그녀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와의 관계를 마무리 한 뒤, 내 주변에 넘치지 않아도 스스로 일구는 건강한 삶을 누리는 이들을 보며, 또 나 자신도 하루하루 소중한 삶을 일궈나가며 점점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침에 일어나 갈 수 있는, 가야 하는 직장이 내게 있다는 것. 전화기 속 연락처에 가족이나 친구 등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미 그것만으로도 나는 그녀보다 더 잘 살고 있다는 걸, 제대로 된 인생을 살 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린, 자신의 의지로 삶을 일궈나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크고 작게 교차하는 행복과 불행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며 사는 것의 대단함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매일 격려해 주어야 한다.


가슴속에 조그만 불씨와 의지를 갖고 버텨내는, 그 보이지 않는 힘. 행복에 대한 열망과 그것이 이루어 낸 수많은 날들은 참으로 아름답고 숭고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우리 기죽지 마라, 힘을 내자. 우리는 수많은 금수저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갖고도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오늘도 하고 있니까.


사진/ 영화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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