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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소금 Oct 20. 2021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책 서평: 지금 아이 키우는 엄마들과 나누고 싶은 육아의 본질


나에게 육아서적 정독은 일 년에 두 세권, 한 두 권이어도 충분하다. 한꺼번에 여러 권을 읽었더니 이 책이 하는 말과 저 책이 하는 말이 달랐다. 혼란스러웠다. 보기 좋은 답들이 넘쳐났지만 정작 나의 육아에 적용하기에는 너무나도 방대한 내용들이었다.  그래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것들 중에 좋은 책 한 두 권을 골라내어 읽고 또 읽는다. 곱씹어서 정리를 하고 나의 것으로 만든다. 실천하고 그렇게 살아본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이현수

<긍정의 훈육 (아들러 심리학이 알려주는 존중과 격려의 육아법 4~7세 편)>, 제인 넬슨

<긍정의 훈육 (0~3세 편 아들러 심리학이 알려주는 존중과 격려의 육아법)>, 제인 넬슨

올해는 이 세 권이 아주 잘 골라낸 육아책이었다.

몰두해서 읽었고 공감하면서 새기고 진짜 배움이 되어 삶의 방향에 적용한 책들이다.



그 중에 <하루 3시간 엄마 냄새>는 육아의 방법을 다루는 책이라기 보다는 아주 조심스럽게(그렇지만 꽤 단호하게) ‘육아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지금 집에서 어린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 부모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부부들에게 그리고 커리어와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만큼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에 따분함을 느끼는 사람이 또 있을까? 아마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 그러나 결혼 후 기다렸던 첫아기를 만나고 지금도 진행형인 세 아이 육아는 너무나도 긴 호흡이었다. (본격 육아 시작도 전에 임신부터가 내게는 열 달의 길고 긴 기다림이고 무거운 인내였다.) 육아는 따분하고 지루해서 관두거나 이제 질렸으니 다른 걸 하고 싶다고 그만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었다.


저자는 이 땅의 엄마들에게 자녀와 최고의, 최상의, 영혼을 갈아 넣은 양질의 시간을 보내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이 언제나 곁에 두고 맡을 수 있는 엄마 냄새, 그저 함께 있는 것 자체에 더 무게를 두고 강조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포근하고 풍요로운 그 냄새, 엄마 냄새만 있어도 아이들은 큰 문제없이 잘 자란다.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 집에서 온전히 육아에 몰입해보길 도전하면서 왜 그래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제시해주는 책이다. 엄마로서 살아가면서 빼앗기고 싶지않은 내용들만 짧게 요약했다.



1. 자식 때문에 산다는 것은 절대로 변명이나 합리화가 아니다. 자식 때문에 사는 당신은 지구에서 몇 안 되는 진실하고 순수한 의미 중 하나를 찾아서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2. 자식이 우리 삶의 의미가 되려면 자식이 어렸을 때는 우리가 그들의 의미가 되어주어야 한다. 엄마만 있으면 안심되고 엄마만 있으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고 엄마만 있으면 뽀송뽀송한 이불에서 잘 수 있어서, 엄마만 있으면 살 수 있을 것 같아야 한다. 즉 엄마는 한때 자식의 삶의 의미이다. 물론 자식이 스무 살쯤 되면 이제는 그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예전보다 거리를 두어도 된다. 이때는 오히려 자식이 내 삶의 유일한 의미가 되거나 자식의 유일한 의미가 엄마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경우는 자식을 향한 집착이 되기 때문이다.


3. 우리가 자식을 앞에 두고도 밖에서만 의미를 찾으려는 것은 잘못 배워서이다. 10년 만에 아이를 가진 여성이 3년만이라도 아이에게 자신의 온전한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것은 본능보다 생각을, 직감보다 정보를, 마음보다 외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잘못된 세상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사회 공동체의 목표가 되어 가장 약한 아이들이 온몸으로 부작용을 겪고 있는데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4. 이제부터라도 아이에게 하루에 최소 3시간 이상 부모의 냄새와 온도를 제공해 애착을 안정되게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고, 깨닫고, 기억하면 되리라 믿는다.


5. 너무 멀리 돌아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내 눈을 말똥말똥 쳐다보는 아이에게 지금 딱 필요한 것, 자식의 갈증을 풀어주는 일에 먼저 마음을 모아보자.


6. 통제감을 갖게 하라. 하루의 많은 시간을 일관되고 규칙적인 방식으로 보내면 아이는 통제감을 느낀다.


7. 아이를 많이 웃게하라. 일관적이고 규칙적인 방식으로 보살펴서 세상에 대한 통제감을 경험하게 해주었다면 이후에는 많이 웃게해서 만족스러운 감정을 자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기분이 좋고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면 웬만한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다. 우리 어른들도 그렇지 않은가.


8.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때는 엄마 아빠와 신나게 웃을 때.’


9. 자연은 종합선물세트이다. 어른과 달리 아이에게 자연은 넋이 빼앗길 정도로 재미있는 대상이다. 때로는 자연은 부모가 하기 어려운 것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10. 자연이 답이다. 아이들에게 추억이 깃든 자연의 장소를 하나씩 물려주자. 그곳에서 나쁜 기분을 털어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11. 특히 아침이 중요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주변 세계를 인식하기 전에 우리 정신은 하얀 도화지 같다. 하얀 도화지 같은 아침을 그리는 첫마디가 무척 중요하다. 부모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의 방으로 가서 마음속으로 ‘사랑한다,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잔소리가 아니라 마음속으로 행복한 기분을 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잘생겨서 고맙고, 이렇게 잘 자고 있으니 나도 행복하고, 사랑한다고 속삭이기를.


12. 물론 이렇게하려면 엄마 기분이 좋아야 한다. 따라서 매일 아침 눈 떴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스스로에게든 신에게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되뇌는 것.


13. 무거운 엄마의 양육의 짐을 최대한 덜기 위해 단 하나의 조건을 꼽으라면 단연 아이를 많이 웃게 만드는 것이다. 웃음은 비료가 되어 마음의 싹을 활짝 틔우게 할 것이다. 마음의 싹이 돋으면 좋은 인성과 안정적인 정서가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뇌가 활짝 열려서 공부도 자연스럽게, 스스로. 즐겁게 하게 된다. 아이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시간이 다를 뿐, 열매는 반드시 열린다. 그것도 아주 탐스럽게.



자식 때문에 산다는 것은 절대로 변명이나 합리화가 아니다. 자식 때문에 사는 당신은 지구에서 몇 안 되는 진실하고 순수한 의미 중 하나를 찾아서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에서 발견한 단연 최고의 문장이다. 또 한번 용기를 낸다. 집에서 ‘육아만’ 해볼 용기, 자식 때문에 살 용기, 엄마라는 나의 부르심에 몰입할 용기. 아주 멀리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했던 ‘그 길(육아의 길)’이 오히려 나의 세월을 더 아끼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남은 계절동안 아이들과 함께 자라며 더 진실한 시간을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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