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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Gang Aug 14. 2021

첫 발을 딛으며,

Peloton 회사를 소개하며,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어떠한 것에 매우 어둡고 둔할 때 '~치 (痴 또는 癡)'를 붙여서 몸치, 길치, 음치, 박치 등의 단어를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고 있다. 이제 40대의 중반이 되고 돌이켜 보건데, 아주 굉장한 몸치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어릴적 아버지가 낚시를 좋아하신 관계로, 따라 나섰는데 사실 어린 아이들에게 낚시는 상당히 지루할 수 밖에 없다. 고기를 낚을 때의 잠시 흥분됨을 뒤로 하고는 (혹은 미끼인 지렁이를 낄 때의 그 그로테스크함) 기다림의 연속일텐데 어린 아이가 좋아할리 없다. 그래서 주변 돌멩이를 들어 물수제비를 뜬다던지, 그냥 무작정 돌멩이를 물에 던지곤 하면 "물고기 도망간다 던지지 마라"며 핀잔을 듣기 일 수였다. 


초등(국민)학교 3학년까지 몸이 좀 약했던 관계로, 아버지는 축구도 시켜보고 태권도도 시켜보고 하셨는데, 태권도는 돈이 없어 빨간띠에서 그만둬야 했고, 축구도 시골 작은 학교의 축구부가 무슨 소용인가 경기할 상대 팀도 없는 판국에, 방과 후 줄지어 몇 번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일 수였다. 그러다 내가 아주 몸치는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일이 생겼는데, 도시로 전학 오고 나서 첫 체력장 (예전에는 매년 한번 정도 체력을 측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에서 야구부 투수 친구를 제외하고 두번째로 멀리던진 "촌놈"이 되어 선생님이 믿을 수 없다며 "다시한번 던져봐" 했던 기억이 있다. 키도 덩치도 작은 편이어서 (그때가 그립다만) 아마 친구들을 비롯한 선생님 들도 놀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각보다 빠르네


중고등학교를 올라가면서 뭐에 빠지진 않았지만, 당시 대학농구의 붐과 슬램덩크 만화 덕분에 대부분의 남학생들이 농구에 빠져 있었는데, 고등학교 1 학년때 알던 친구가 고 3이 되어 체육시간에 다시 만나 농구를 하는데 대뜸 "너 생각(보기)보다 빠르네"라고 이야기 한 일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아주 대단한 몸치는 아니었던 것 같고 어느정도 흉내는 낼 정도는 되었나 보다.


대학교에서도 그 농구의 열기가 식지 않아, 구두에 면바지를 입고도 아무렇지 않게 농구를 하곤했었는데, 처음으로 한계를 느꼈던 것이 ROTC를 무슨 생각에선지 지원을 했었는데, 체력 테스트에서 1.5 km인가를 뛰는데 저기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내 모습이 아마 한계였던 것 같다. 그냥 평균치의 저질 체력.. 


사회인이 되면서, 술과 야식 등으로 체중은 점차 불어나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정도가 되었는데 여전히 운동은 그냥 끄적거리는 수준을 넘지 못했고, 다만 산책은 그래도 불어나는 몸집을 유지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에서인지 나름 꾸준히 했던 것 같다. 6팩의 멋진 몸짱들이 부럽긴 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고, 사실 그러한 몸짱보다는 그냥 옷핏이 잘 맞았으면 하는 정도의 생각이 있었다. (그것도 얼마나 주관적인거냐)


그러다 미국에 오게 되니, 한국에서 들었던 죄책감이 많이 옅어졌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일반적 미국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비만이기에 오히려 스스로가 날씬(?)하게 느껴지는 점이 컸던 것 같고, 실제 병원에서도 보기에 너는 아주 나쁘지 않다며 아주 비만으로 보이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으쓱했던 점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4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각종 검사를 하게되면 지방간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별일 아닌걸로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 시작한다 (나이들면 걱정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체중, 혈압, 당수치 등 젊을 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것들이 서서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며, 아직까지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그래도 건강하게 애들 키워야 겠다'는 생각들이 넘쳐 나면서 우선순위에서 멀리 있던 '건강'이라는 단어가 최우선 순위가 되게 되었다. 


남들 하는 정도의 운동을 하던 내가, 이제 어떻게 그 건강을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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