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주대첩을 통해 3가지 리더십을 생각해 보려 합니다.
지난 편들에서는 한산대첩과 살수대첩을 다뤘습니다.
두 대첩 모두 우리나라의 3대 대첩이죠.
짐작하시겠지만, 이번에는 귀주대첩과 리더십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귀주대첩은 지금으로부터 1천 년 전, 당시 고려를 쳐들어온 거란(요나라)의 침공을 멋지게 매조지은 전투입니다.
거란은 무려 3번이나 고려를 침공했는데요. 이 ‘귀주대첩’ 이후로는 다시 고려를 넘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점점 국력이 쇠약해져서 100여 년 후 여진족 (당시 금나라)에게 멸망당하고 맙니다.
이처럼 귀주대첩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가치가 있는 전투입니다.
우리는 이 귀주대첩을 통해서 아래 세 가지 리더십 포인트를 살펴보려 합니다.
1.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야
2.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3. 리더십의 궁극적 목적은 탁월한 팀을 통해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
사실 고려는 국사책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당시 상황을 말씀드려야 이해가 조금 더 쉬울 거 같습니다.
고려는 외침(外侵)을 많이 당했는데요. 거란, 여진, 몽골, 왜구들이 침략을 했었더랬죠.
이중에 거란족은 10~11세기 중국 북부와 러시아 동부를 주름잡는 강한 민족이었습니다.
그들은 요나라를 세우고 세력을 남쪽과 서쪽으로 뻗치기 시작합니다.
통일신라 북쪽의 강국 ‘발해’도 이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의 침공으로 명운이 다했죠.
당시 중국의 송나라도 거란을 어찌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아주 강력한 기병과 궁병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거란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 이제 겨우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는 만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고려는 중국 송나라와 동맹을 맺어 거란을 견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보다는 조금 더 만만한 고려를 먼저 없애려고 세 번이나 고려를 침략합니다.
처음 한반도에 발을 디뎠을 때는 그들도 경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때는 우리나라 외교의 거성(巨星) ‘서희’가 80만(실제로는 6만으로 추정) 대군을 이끌고 온 소손녕과 담판을 해서 강동 6주를 받아냅니다.
(물론 거란이 아무 대가 없이 강동 6주를 준건 아니었습니다. ‘고려는 송나라와의 외교를 단절하고 우리에게 조공을 바쳐라’는 단서조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고려는 송나라와 잘 교류하며 실익을 얻습니다)
이후 거란은 자기들이 강동 6주를 준 게 실수라는 걸 깨닫고 또 쳐들어옵니다.
이때는 요나라 성종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왔습니다.
왕이 직접 와서 전쟁을 독려해서였을까요? 상황이 좀 심각했습니다.
수도 개경이 함락되고, 현종이 전라도 나주까지 피합니다.
그러나 고려군은 옛 조상들이 했던 것처럼 청야전술을 펴서 많은 거란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거란도 더 이상 전쟁을 해 봐야 좋을 게 없다는 생각에 현종을 끝까지 쫓지 않고 돌아갑니다.
*청야전술 : 성을 비우고, 먹을 것을 없애고 우물에 독을 풀어 적의 사기를 꺾고 게릴라전으로 피해를 입히는 전술
거란은 두 번이나 고려를 쳐들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고려가 자신들과 화친할 줄 알았습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거란과 화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입니다. 나라 이름도 고구려에서 따 왔습니다.
그러니 고구려 땅에 있던 같은 민족인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이랑 화친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거란은 끝까지 왜 화친을 하지 않냐며 또 10만 군사를 이끌고 고려를 세 번째 쳐들어 왔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강감찬 장군이 등장해서 거란의 군대를 귀주(지금의 평안도 구성시)에서 멸망시켜 버립니다.
이게 그 유명한 ‘귀주대첩’입니다.
거란의 1~3차 침공월(月)을 보면 아주 전략적입니다. 10~12월이죠.
추수가 끝나서 군량미는 충분하고, 승리하면 적국의 식량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또, 날씨가 서늘해지고 땅이 굳어지기 때문에 말이 달리기 좋아집니다.
그리고 활은 소의 힘줄을 소뿔이나 대나무에 붙여서 쓰는데 날씨가 덥고 습하면 접착력이 떨어져서 쉽게 고장이 납니다.
그러니 이들은 자신들이 가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침략한 겁니다.
이들은 바보가 아니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