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사탱 Jul 10. 2022

조직의 모습은 정답이 있을까?

과거 전문성은 대규모 조직 체계 경험, 그러나 지금은 임의성 시대가 왔다

이직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 이상 조직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식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약 2019년~2020년부터 스타트업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문화, 이익을 공유하지 않는 기성 기업들의 행태와 고발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대기업에서의 체계적인 업무 경험과 컨설팅 경험이 전문성과 실력으로 인정받았고, 초기 스타트업에서도 대기업 출신들이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 스타트업 공고만 봐도 항상 붙는 문구가 "스타트업 경험 우대"가 붙은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인 이야기를 들어보니 위와 같이 스타트업 경험 우대가 붙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 처음에는 개방적인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같이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대화보다는
판단하고, 저울질하고, 결정 내리고, 비판하는 것에 익숙하더라고요. 대략 어떤 분위기의 회사에서 어떻게 일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어요.

  과거의 경험을 정답으로 인식하거나 가치관이 얼어있어요.그래서 논의과정에서 본인의 정답을 은근히 강요하는 습관이 있더라구요..
 물론, 그 분이 경험한 체계적인 질서와 규칙이 과거 조직에서 유효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아시잖아요?... 그 동안 기업 생리를 보면... 과거 기업의 관례가 탑다운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강요되고 반복되다 보니 당연함으로 인식된 결과일 수 있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경험한 체계적인 질서와 규칙들은 뛰어난 선진 제도이고 정답인데  이 조직은 수용하지 못하고 구성원들은 무지와 경험 부족이다"라는 태도가 자꾸 보였어요.....

우리는 이제 가꾸어 가는 단계 즉, 고민을 통해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스타트업의 현실 감각이  필요한데 말이에요....

그 이후, 지인 회사 채용공고에는 스타트업 경험 우대, 대안을 만들어가는 의사소통 경험 이라는 문구를 넣기 시작했고 면접 과정에서 간단한 토론을 해본다고 합니다.  



 규모가 있는 기업 경험이 꼭 스타트업에서 적용되지는 습니다. 꼭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체계성보다 임의성이 중요한 조직에서는 기존의 질서나 규칙을 의심하거나, 왜 그래야 하는데? 와 같이 Why를 묻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습니다.


 기존의 경험 유명한 대기업이 했기 때문에 답이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실은 벤치마킹을 할 것이었으면 본질을 꿰뚫고 제대로 벤치마킹 해야하는데 대부분 회사들이 그렇지 않죠) 적당한 레퍼런스를 얻고서 우리 조직의 것을 만들어야 하고 예상되는 장점, 단점, 설득력있는 기대효과가 필요합니다

  존의 경험담을 답정너로 제안하고 수용하지 않는다고, 불평, 불만, 타인의 무지(無知)로 여기는 것은 경솔한 것 같습니다.

대기업 출신 재무임원이 입사하고 약 한 달 후, 회계팀에서 전표를 작성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진단하고 "이제부터 비용 발생을 기준으로 각 팀에서 전표를 올리도록 한다" 고 했습니다.

 의견 청취는 없었습니다. 그냥 과거 경험상 대기업은 그렇게 했었고, 그게 정답이고, 효율적이다.라는 것이었죠. 구성원들을 동요하기 시작했지만 대표이사에게 모두 동의받았다는 내용으로 반강제적으로 시행됐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계정과목도 모르고, 오류율은 더 올라갔으며, 차 대변도 모르는 구성원들은 불만을 안고 회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회계팀은 처음에는 친절한 답변에서 반복된 안내에 지쳐 퉁명스러운 질의응답이 오가고, 사내 갑질이라며 블라인드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전표 이관으로 현업의 불만은 깊어져 갔습니다. 결론적으로 전표 이관 업무 전 후를 비교한 결과, 회계에서 일괄 전표를 진행했을 때 보다 현업에 이관된 후 전체 업무량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일명 규모 있는 회사들이 각 팀, 각 사업부로 일부 전표를 이관할 수 있었던 이유와, 그 내용을 살펴봐야 하지 않았을까요?

1. 일반 직원들은 회계 행정업무를 모른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알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사회경력과 무관하게 계정과목도 모르는 직원이 많습니다. 당연하죠. 분야가 다른데 회계를 공부할 이유도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수금, 예수금을 이야기하면 현업에서는 전혀 공감 안됩니다. 각 사업부에 행정담당 직원이 없다면 고정적, 반복적 비용 외에 전표를 작성하게 하는 것 또는 차 대변, 미수금, 예수금 등 회계를 공부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절차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회계팀의 횡포 또는 무리한 관행이라고 표현하며 논쟁이 있기도 합니다.


2. 본래 업무를 이관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편의성이 갖춰져야 한다.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전략과 방향성입니다. 전표 회계직원을 더 뽑아서 현업이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거나, 아니면 편의성을 증대할 시스템을 갖추고 단순 반복적 전표를 이관하여 회계직원을 덜 뽑아도 되는 당위성을 갖추는 것처럼 말이죠.

  일부 대기업에서 전표 이관 방법을 보면, 전표 자동화 또는 법인카드 비용 성격을 2~3개 정도로 인지하기 쉽게 나눠서 반복적인 계정과목만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 편의성이 고려된 시스템 (현업의 편의성과 수용도를 높이고 휴먼에러를 현저하게 낮춘 시스템) 없이는 감히 시도하면 안됩니다.  

한 예로 현업담당자에게 특정 회계프로그램에 직접 들어가서 전표 차/대변 입력하게 하면 당황할 수 밖에 없죠. (그러나, 실제로 이런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해진 형식으로 비고에 내용을 작성하게 하고, 전표 출력해서 회계팀에 제출하게 하는 등...) 사업조직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지는 못할 망정, 관행을 강요하여 만들어진 불필요한 절차들조직 전체의 효율성 크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제는 임의성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계정세는 변화 빈도가 많아지고 있고, 사건들은 모두 불확실성을 띄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직 (제도, 문화 등) 옷을 입지 않은 스타트업은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인재들을 모집하고, 어떻게 유인할지, 어떤 방향성을 설정하고 일관성을 보여줄지를 결정하고,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선택과 고민의 장이 될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것은 외부 변화는 상관없이 조직은 일률적으로 움직인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즉, 일률적으로 조직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변일 뿐입니다.


인사 쟁이들은 특히 요즘 시대에 유연한 사고를 통해 룰 브레이커가 되면서 동시에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룰 메이커가 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실험하고, 대안을 모색하면서 경영전략 방향 안에서 구성원의 동의를 얻은 최적의 질서가 갖춰지길 바랍니다.


운영 상의 시행착오는 조직과 상황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HRer : 직원들과 소통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