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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유 컴패니언 Dec 05. 2022

닫힌 마음에서 열린 마음으로 꼰대를 넘어서다!

사람이란 적당한 수준의 해결책을 찾으면 그 방법을 고수하기 마련이다. 그 편안함에 서서히 안주하는 것이다.

                                                  -웬디 우드 Wendy Wood-   

  

나이 든 사람끼리 만나면 ‘꼰대 짓 좀 그만해라!’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앞에서 직접 꼰대 짓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 외 사람들은 직접 내색하지 않고 험담을 하거나 서로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각자 혼자 입에 거품을 물고 지적질과 ‘~라떼’를 쏟아낸다. 어떤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린다. 여기저기 끼어들지 않는 데가 없다. 남들은 ‘또 시작이구나’라고 바로 알아차린다. 스마트 폰 화면으로 눈을 돌리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정성을 다해 알려주려고 하는데도 남들은 자신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다.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그때서야 자신은 또 꼰대 짓 한 것을 알고서 바로 입을 닫는다. 머쓱한 기분이다.   

        

꼰대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말과 행동이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자신이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인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기분이다. 창피하고 화난 감정이 올라온다. 다시는 그런 말을 해주고 싶지 않다. ‘내가 아니면 누가 가르쳐주는지 한번 당해봐라’라는 심통이 올라온다. 한편으로 ‘내가 요즘 정말 꼰대 노릇을 하고 있나?’라는 자문(自問)을 해본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려고 했을 뿐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 자신이 하는 행동이 꼰대 짓이 맞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려본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자신이 꼰대인지 점검하는 검사법도 있다. 꼰대란 말에는 ‘고리타분한 사람’ 또는 ‘늘 자신이 옳다고 믿고 타인은 항상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비꼬는 부정적인 뜻이 담겨 있다.  

        

꼰대의 의미에는 아집(我執)과 고집(固執)의 의미도 담겨 있다. 아집과 고집은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 갇혀 남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잘 변하지 아니하는 확고한 의식이나 믿음인 고정관념(固定觀念)의 의미도 담겨 있다. 이미 그럴 것이라고 단정하는 선입견(先入見)의 의미도 담겨 있다. 그 외에도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자꾸 남의 사생활에 잔소리나 훈수를 두거나, 입만 열면 남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자신의 얘기만 하거나,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훈계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꼰대는 고집불통의 이미지다. 남들과 마음을 열고 나누지 못하는 꽉 닫힌 사람의 이미지도 포함된다. 꼰대 짓은 마음이 닫힌 사람이 한다. 나이가 많든 어리든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속 생각, 감정, 욕구와 소통하지 못하면 꼰대가 된다.        

  

나이 50은 이제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이후의 삶을 준비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다. 10년 후 20년 후에는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면서 연습할 수 있는 조건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나이 50의 자신은 아직 몸과 마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꿀 수 있는 시기다. 지금까지 숱한 삶의 파도를 타고 넘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기에 산전수전 삶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것도 많다.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에 어떤 것이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지, 배워야 할 게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이 이룬 성취는 대단한 것이다. 몸으로 직접 익힌 경험과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직관할 수 있는 마음은 보물이다. 꼰대 짓 하지 않고 이 보물을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주기만 하면 환영받을 수 있다.  

    

사람의 몸은 시시각각 변한다. 세포가 죽고 새로 만들어진다. 어제의 자신, 한 시간 전의 자신과 똑같은 몸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은 어떤가 생각이 죽 끓듯이 한다. 아침과 저녁의 생각이 다르다. 감정도 하늘의 구름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자신이 변하면 남도 세상도 마찬가지로 바뀐다. 변화를 알아차리고 바로 보지 못하면 낙오된다. 변화를 알아차린다는 말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어떤 경험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변화를 알아차리면 남들과 주변 상황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 이는 상대방과 주변 상황의 변화에 자신이 적절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변화를 알아차리고 적응하는 과제는 단순히 나이가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옛것이라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최신 것이라고 모두 쓸모 있는 게 아니다.  


무려 반세기 전 만 해도 냄새나고 비위생적이라는 이미지에 기피 식품으로 취급받았던 김치가 세계적인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치가 발효과학의 영양학적 가치와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먹는 김치에 대해 자부심이 생겼다. 이제 김치가 혐오식품이 아니라 세계인의 선호 식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필자인 나도 태어나면서부터 김치를 먹고 자랐지만, 김치가 어떤 식품인지 알지 못했다.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아하, 김치에 이런 발효과학이 숨어있었구나’라고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먹고 있는 김치는 김치 고유의 맛과 향, 식감이 있다. 김치의 사례와 같이 옛것이라고 무조건 홀대하고 기피 하는 것은 편견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제대로 안다면 얼마든지 남들에게 인정받고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꼰대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다.  

        

최근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중년이라고 무조건 다 꼰대로 보지 않는다는 응답이 무려 팔십 퍼센트였다. 사람 따라 다르다고 본다는 것이다. 인생의 선배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팔십삼 퍼센트나 되었다.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는 의미다. 자신의 사고방식은 나이가 들수록 습관화된다.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내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자신의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인간의 습관을 연구한 학자에 의하면 ‘우리 삶에서 습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사십삼 퍼센트를 약간 넘는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비율이다. 좋은 습관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자신과 남과 세상을 어울리게 한다. 나쁜 습관은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남과 세상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끊어놓는다.     

 

자주 반복하는 꼰대질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고 거의 자동적으로 하는 습관이다. 자신이 하는 꼰대질 습관을 바꿀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지금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을 조금이라도 알아차리고 있기 때문이다. 참 꼰대는 자기가 꼰대인 줄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알지 못한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 감정, 욕구, 감각 느낌이 올라오고 내려가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모른다는 것은 캄캄한 동굴 속에서 나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는 것과 같다. 자신의 인정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일방통행식의 충고와 조언을 쏟아낸다. ‘나만큼 아는 사람은 없다’라는 착각으로 상대방의 경험과 전문성을 깔보고 무시한다. 대접받기 좋아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충고나 조언이 먹히지 않는다고 느끼면 서운해하고 삐진다.      


개인의 삶의 경험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주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이 많이 할수록 더 현명해지기보다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심리학 연구가 있다. 한 개인의 많은 경험은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과 이해도를 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정서조망의 둔감화 편향(desensitization bias in emotional perspective taking)’이라고 한다. 자신이 경험이 많다고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의 상황과 욕구를 무시하고,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충고와 조언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사람은 지난 일에 대한 향수(鄕愁)에 젖어 ‘그때가 좋았어’ ‘그때는 말이야’라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향수는 외로움을 느낄 때나 부정적인 기분일 때 더 잘 일어난다고 한다.   

   

향수는 과거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동년배들의 연대를 북돋우고, 개인의 자존감과 긍정적 정서를 높이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과 분위기에서 ‘~라떼’를 읊조리면 바로 ‘꼰대’ 딱지가 자신의 이마에 붙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꼰대 탈출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열어젖혀야 한다. 꼰대에서 벗어나는 길은 있다. 자신의 마음의 감옥을 부수면 된다. 닫혀 있는 자신의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면 된다.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세상을 보는 자신의 마음의 인지적 렌즈를 바꾸면 된다.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필자인 나는 ‘지금 이 순간 존재하기’의 마음챙김 개입법을 추천하고 싶다. 매 순간 변화하는 자신의 몸과 마음(생각, 감정, 욕구, 심상)을 알아차리는 힘이 길러지는 만큼,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도 높아진다.     

 

어리석은 사람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것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노꼰(노인 꼰대), 장꼰(장년 꼰대), 중꼰(중년 꼰대), 젊꼰(젊은 꼰대) 등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중년이나 노년이 꼰대가 아니라 젊은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꼰대질을 할 수 있다. 중년이나 노년이 꼰대가 될 조건이 잘 갖춰진 것은 사실이다. 산전수전 온갖 삶의 풍상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아집과 고집, 편견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당연히 상대방을 알 수가 없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진다.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자신을 함부로 대하게 된다. 남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함부로 대하게 된다.   

   

자신이 자기 자신과 남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말은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욕구와 생각, 감정이 올라오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다독거려 주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인정 욕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충고해주고 싶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재잘거리면서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자신은 그냥 생각과 욕구, 감정에 끌려다니는 사람이다. 자신이 마음의 주인이 아닌 상태이다. 자신이 지금 꼰대 짓을 하는지 알 리가 만무하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모든 경험을 알아차려야 한다. 지금까지 공들여 쌓아 온 자신의 경험의 보물을 나눠주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를 알아차려야 한다.  

   

50에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꼰대 탈출 연습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뇌의 기능도 조금씩 떨어지게 마련이다. 나쁜 습관은 그대로 두면 더 단단해진다. 습관이 단단해진다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꼰대 짓을 더 자주 더 많이 한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몸의 청결, 옷차림, 걸음걸이, 머리, 목소리 등이 점점 덜 매력적으로 변한다. 이 와중에 자신의 배우자, 자식들, 손주들, 친구, 이웃들에게 꼰대 짓까지 하면 뒷방 늙은이 취급당한다. 자신의 마음이 열리면 몸에 대해 알아차림이 되면서 몸도 잘 관리하게 된다. 자신의 마음이 열리면 어린아이처럼 모든 일이 호기심 천국이다. 자기 자신과 남에게 친절한 관심을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이제 자신은 당당하되 유연하고 넓은 마음으로 꼰대의 허물을 벗어버릴 수 있다. 

         

(Tip!) 꼰대의 허물에서 벗어나는 연습 하나!

자신이 살아온 지난 삶을 떠올려 글로 써본다. 자신의 마음속에 머물고 있던 고생한 일에서 성취감에 젖었던 경험까지 모든 것을 백지 위에 또는 PC 화면에 옮겨보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것을 백지 위에 또는 PC 화면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채우지 못했던 욕구를 내려놓을 수 있다. 자신이 성취한 것에 대한 자랑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내려놓을 수 있다. 자기 혼자의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고마움과 감사함을 자신의 마음속에 채운다. 지난 과거에 자신이 얽매이지 않을 때 꼰대의 허물을 벗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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