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요가를 시작하고 몇 주가 지났을 무렵, 수업 시작 전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오늘 몸이 불편하신 분, 계신가요? 컨디션 괜찮으신가요?”
다들 고개만 끄덕거린다.
“정말 괜찮으신가요? 진짜로 괜찮으세요? 진짜로 괜찮으시냐고 여쭤보면 그제야 어딘가 불편하다는 분들이 계세요. 여러분들도 지금 말로만 괜찮다고 하는 건 아닌지, 내 몸이 정말 괜찮은 게 맞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몸이 안 좋은 걸 모른 채 외면하고 지내다가 한 번에 훅 와서 힘들었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저만 그런가요.(웃음)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항상 신경 쓰고 돌봐주세요. 이제 눈을 감고 외부의 자극은 차단한 채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해 보세요. 몸과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 보세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나한테 하는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스로를 외면하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왜 무기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지,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 방법은 없는지. 생각하고 해결하려 하지 않고 외면했다.
눈을 감고 나에게 집중해 보라는 말에 처음으로 1시간 동안 눈을 감고 수련을 했다. 이전에는 눈을 뜨고 동작을 따라 하는 데만 급급했다. 눈을 감으니 외부의 시선이 차단돼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님’은 신경 쓰지 않고 ‘나’의 호흡 속도에 맞춰 자유롭게 동작을 이어 나갔다, 마지막 5분 사바아사나를 하는 동안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에너지와 자유로움을 느꼈다. 끝나고 나니 신기하게도 몸이 가볍고 머릿속을 청소기로 말끔히 청소한 것처럼 개운했다.
“마지막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 주세요. 동작을 조금 못했더라도 칭찬해 주세요. 허리를 펴진 못했지만 손은 활짝 뻗은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못해도 괜찮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내 몸 상태에 맞게, 내 몸이 괜찮다고 느낄 때까지만 해주세요. 잘할 필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한 나에게 칭찬해 주세요. 나 자신에게 솔직해 집시다.”
그동안 남에게는 관대하면서 나에겐 칭찬 한 번 못 해줄 만큼 완벽함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나 자신에게 누구보다 엄격했다. 이 수업을 터닝 포인트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요가를 시작하면서 몸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는 걸 느끼니 자연스럽게 매일 요가로 몸을 단련하게 되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마음과 정신은 절대 건강할 수 없다. 몸과 마음, 정신은 하나이기에. 건강한 몸과 평온한 마음,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도 나에게 솔직해진다. 스스로를 외면하고 지낸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 준 요가. 오늘도 깨끗하게 세탁한 요가복으로 갈아입고 요가원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