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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Oct 30. 2021

부자 부모가 준 낙하산 타고 내려온 아이들

꼭꼭 씹어먹고 내것으로 만들 오늘의 영어 표현 양식 1


Parachute Kids


낙하산 아이들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아이들이다. 부모의 품에서 뛰어내렸다. 부모가 준 낙하산을 매고 낯선 타국으로 뛰어내렸다. 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목적으로 뛰어내리는 고등학생도 있고, 더 나은 교육 환경 및 영어 습득을 위해 뛰어내리는 초등학생도 있다. 


낙하산 아이들을 전문으로 맡아서 돌보는 국제 학생 홈스테이 사업체를 통해 아이를 돌봐 줄 가디언을 찾는 사람들도 있고, 미국에 있는 친척 집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10-20여 년 전쯤에는 한국의 조기유학 바람으로 미국에 그렇게 혼자 와서 가디언 도움으로 공부하는 낙하산 아이들이 많이 있었다. 한국사람에게 더 이해가 쉽도록 해석하자면, Parachute Kids는 조기유학생을 의미한다.


내가 전에 살았던 도시에는 한국에서 온 조기 유학생 청소년들이 참 많았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정서적 안정감을 같은 처지의 서로에게서 찾으려 하기 때문에 떼 지어 다니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걱정하는 부모가 곁에 없다는 타국이라는 환경이 주는 자유는 아이들로 하여금 쉽게 술 담배 마약에 손대게 하고, 새벽시간까지 술집 거리를 쏘다니게 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 몸집이 다 큰 어른 같은 청소년 아이들이 떼 지어 다니는 모습은, - 게다가 미국 문화를 잘 몰라서 매너와 규칙을 지킬 수 없는 아이들인 점이 더 상황을 나쁘게 만들어 - 미국 사람들입장에선 불안감과 혐오를 일으키는 모습이다. 아이들이 모여 떠들다가 나가 달라고 쫓겨나기도 하고, 쉽게 '갱단'으로 오해받고 경찰 신고를 당하게 되기도 한다. 가디언을 잘못 만나 폭력 학대를 당할 위험도 항상 도사리고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보기가 참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


2010대 들어서면서부터 한국에서 아이 혼자 조기 유학을 보내는 일이 뜸해지고, 엄마나 부모 중 한 명이 아이와 함께 미국에 와서 뒷바라지하는 '기러기 유학' 이 늘어나는 동안,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낙하산 아이들의 수는 코로나 이전까지 폭증 추세였다. 2000대 초반, 미국 중고등학교에 등록한 중국 국적의 학생의 수가 몇 백 명에 그치던 것이, 2009 년까지 십만 명을 훌쩍 뛰어넘고,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자료에 의하면, 37만 명에 이르렀었다고 한다. 


미국 내 중국 국적 중고생의 증가는 중국 경제 성장 수준과 비례하는 느낌이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인 유학생은 미국 대학이 제공하는 장학금에 생활비까지 받고 오는 대학원 유학이 주였다. 쥐꼬리 반도 안 되는 대학원생 월급을 쪼개서, 형편 어려운 부모님께 돈을 부치면서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공부하는 가난한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오는 이 낙하산 아이들의 입지는 매우 다르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중국의 대도시 중상류 가정에서 태어나, 해외여행 경험이 많고, 서구 문물을 많이 접해본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고액의 생활비와 학비를 받고 편안한 생활환경 가운데 공부하고 있으며, 더 큰 학비가 드는 미국 대학에 기꺼이 거액을 지불하고 진학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아직 어린 미성년자인 만큼, 제대로 된 보호자의 지도 없이 방치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았다. 2016 년, 캘리포니아에서 왕따 폭력 사건으로 세 명의 중국 학생들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점점 더 많아지는 낙하산 아이들 상황이 간과할 수 없는 사회 문제의 가능성으로 제기되기도 했었다. 


다음은 2016-2020 년에 쏟아져 나왔던 중국에서 오는 낙하산 아이들에 관한 기사 제목들 일부다. 



Chinese 'parachute kids' are flocking to US schools (2016, Business Insider)

중국 국적의 '낙하산 아이들'이 미국 학교로 떼 지어 모여들고 있다.


‘Here, I am above average’: Chinese ‘parachute kids’ are coming to the U.S. at younger ages (2016, LA Times)

'보세요, 저는 평균 이상으로 우수합니다': 중국 국적의 '낙하산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오고 있다.


'Parachute kids' in for hard landing in too many cases (2016, China Daily)

경착륙 하는 (미국 생활에 부드럽게 적응하지 못하는) '낙하산 아이들'이 너무 많다  


The ‘Lord of the Flies’ bullying case that’s sending three Chinese ‘parachute kids’ to Calif. prison (2016, The Washington Post)

세 명의 중국 국적 '낙하산 아이들'을 캘리포니아 교도소로 보낸 '파리 대왕' 왕따 (폭력을 동반하는 상황을 의미) 사건.


The Parachute Kid: The Untold Story of Student Immigrants (2020, Anthro Magazine)

낙하산 아이들: 학생 이민에 관해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미셀 조넌 작가는 그녀의 최근 발표한 회상록 <Crying in H Mart>에서 parachute kids라는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기술하고 있다. 


H Mart is where parachute kids flock to find the brand of instant noodles that reminds them of home. 

에이치 마트*는 낙하산 아이들이 고향의 맛 (집밥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컵라면을 찾아 떼 지어 모여드는 곳이다. 


*에이치 마트(H Mart): 한아름 회사가 운영하는 대형 한국 마트 체인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에 걸쳐 수많은 체인 매장을 보유하는 대표적인 아시안 식품 공급처




대문 사진 출처: https://anthromagazine.org/the-parachute-kid-the-untold-story-of-student-immigr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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