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 권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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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


권분자



늙은 배나무는

상처 덧난 새의 위장

명치끝 소화되지 못한 옹이에

흰 봉오리 매달고 있다


짓무른 발 바위까지 뚫으려는

번식의 욕구가 꽃을 피운 걸까


시든 몸이 오래 삭힌 종이 내밀듯

달팽이관 되짚어 가지 끝에 거는

귓불의 무게가 가볍다


오래된 나무가 먼 데까지 귀 기울여

내려놓는 꽃잎

발끝까지의 거리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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