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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핼로군 Sep 27. 2023

환자가 쓰러져서 의식이 없어요

초보의사일지

여느 때와 같이 방에서 조용히 있는데, 또 전화벨이 울렸다. 

"지금 한 사람이 의식이 없어요. 지금 데려갈게요" 하는 전화에 바로 작년에 공부했던 '의식저하'에 대해 공부했다.


의식저하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1. 거미막밑출혈 -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며 의식을 잃는 경우에 의심해볼 수 있다.

2. 뇌수막염 - 최근 두통, 발열, 감기증상, 경련 등이 동반되었을 때 의심해본다.

3. 저혈당성 혼수 - 섬에서는 좀 있을 수 있는 케이스이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 무리한 운동이나 결식을 할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4. 간성뇌병증 - 간질환이 있고, 배에 물이차는 복수, 성격변화, 황달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5. 알코올성 혼수 -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경우이다. 냄새로도 감별이 가능하다.

6. 코르사코프 증후군 - 만성알코올 복용으로 생기는 증후군이다.

7. 약물 중독 - 마약성 진통제 사용

등의 여러 원인을 파악해보아야 하는데 

일단 이 화나는 나이가 나보다 젊었다. 또한, 냄새도 특별히 나는 것은 없고 특이 병력도 없는 환자라

거미막밑출혈, 저혈당성혼수, 간성뇌병증, 알코올성 혼수, 코르사코프 증후군 등은 모두 배제할 수 있었다. 

"뇌수막염" 과 "약물 중독" 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는데, 환자의 혈압, 체온 등은 모두 정상이었기 때문에 약물중독이 제일 의심되었다. 환자의 과거력을 살펴보니 우울증약을 먹는 병력이 있었다. 또한 약물중독의심 하에 환자 주변에 있는 약병을 모두 가져오라고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제초제였다. 


제초제 음독을 제일 의심하에 바로 응급처치만 하고 해경선을 불렀다. 이런 환자는 보건지소에서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처치만 하고 이송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응급처치로 수액을 넣고, 제초제에 써져있는 중화제를 넣었다.

그 뒤에 배를 불러 환자를 이송했다. 정말 CPX라는 시험이 있어서 의사가 이렇게 바로 배치되어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실기 시험 준비할때는 너무너무 힘들어서 눈물만 났는데, 올해 가장 많이 사용한 게 CPX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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