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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우리는 모두가 예술가]

키워드로 풀어보는 예술, 예술가, 그리고 삶

by 여운


예술가, 예술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숱한 실패와 잡다한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예술. 처음을 회복하자


예술을 교육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니, 우리의 삶의 모든 양태를 프로그래밍하고 교육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아이들은 축구를 코치와 감독 선생님과 경기복을 준비하고 룰을 배웁니다. 축구교실에 가야 축구를 배웁니다, 줄넘기도 학원에서 방법을 배웁니다, 배드민턴도 코트와 경기 룰을 배워야 합니다. 요리도 배우고 인간관계도 배웁니다.

예술도 배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피아노를 배우고 그림을 배웁니다. 창의와 상상도 배웁니다. 예술의 감상법도 배웁니다.


예술을 가두는 족쇄가 점점 더 많아집니다.

예술가들 조차 그 족쇄를 당연시합니다.


예술을 우리가 어떻게 만났을까요

이웃집 담장 너머 들리던 예쁜 언니의 피아노 소리

발레를 잘하던 언니의 발표회, 그림을 잘 그리던 대학생 오빠의 전시회를 보고 온 그날이 었을 것입니다.



예술은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예술에 길에 들어선 많은 사람들

예술을 하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이

되돌아설 변명을 찾고 있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길에서 만난 것은

행복이 아니었습니다.

예술은

무언가 뜻깊은 내용은 담아야 한다는 압박

어려서부터 예술을 경쟁으로 배웠습니다.

그 길은 선택받은 자들만 걷는 길임을 점점 더 깨닫습니다.


예술가는 모두가

작가가 되고 화가가 되고 음악가가 되어

전업으로 생활해야 예술가일까요.


시민 모두는 예술가입니다.
아니 예술가 이어야 합니다.



예술은 기능적 기술적으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호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의 정을 소통하는 그것 자체입니다.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면서

경제적인 영역과 합리적인 관계를 제도화하고

규격화하는 과정에서

소외되고 억압받은 정서는 무엇이 해결해 줄까요

예술밖에 없습니다.


예술의 길에 들어섯다가

가을날 낙엽처럼 갈길 몰라하는 사람들

원래

예술은 길가에 부는 바람이고

들판에 풀꽃입니다.


예술가에게는 초심을

예술이라는 말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당신에게는

원래 예술은 턱이 없음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예술의 내용에 대하여, 예술의 형식에 대하여, 예술의 주제에 대하여,

예술의 주체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흘러가는 정서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직접적인 경제적인 활동을 제외한 그 모든 부분

우리의 정서와 관련된 모든 것

우리는 예술이라 부릅니다.


그리하여 예술은
삶, 그 자체입니다.

예술의 언저리에서 지친 당신에게는 처음처럼

예술이 무엇인지 모르는 당신에게는 낯익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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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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