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나의 이름으로, 다시 처음부터

– 50대가 되기전에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

by 콩가루두스푼

대한민국에서 회사의 임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 일을 정리하면서 되돌아보는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나는 4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이미 회사생활이 27년차가 되어 있었고, 임원생활로만도 10년을 해오고 있었다. 나름 오랫동안 회사에서 버티고 잘올라왔다.

그리고 남들이 말하는 그 힘들다는 임원생활도 10여년 잘 버텨냈다.


보통 임원이라 하면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거나 공통투자자이거나 지분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과거부터 회사를 일으켜온 개국공신이거나 였다.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은 지분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최대주주와 완전히 특수관계인도 아니었다. 언제든 갈아치우려면 갈아치울 수 있는 말그대로의 파리목숨의 월급쟁이 임원일 뿐이다. 언제 어떻게 날라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나는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묵묵하게 내일을 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해나갈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는 월급쟁이 파리목숨의 임원이었다. 결국은 회사 내부 사정과 여러 문제들로 인해 나는 또 회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나도 나이가 그렇게 젊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40대 중반도 넘었고 임원 자리에 오른지도 10년차가 된 상태였다.


사실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릴때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이 꿈이었는데. 그꿈도 이루었고 들어가고 싶다는 회사도 다 들어가보고 남들이 볼 때는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들을 하나씩 다 이룬 사람이었다.

나는 어느 순간 꿈이나 목표가 없이 40대 초반을 보내는 날도 허다 해졌다. 삶의 의미나 목표에 대해서 생각이 들지 않아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을 할 때도 가끔 있었다.

혼자 다시 생각했다. 나에겐 간절함이 없어졌어.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아야되.

이제는 조직 안의 나로서 충분히 살았다.
처음엔 신입 그리고 과장 그 다음엔 팀장,
그리고 임원.이제는 누가 뭐라 해도
누군가에게 “나도 한번 거기까지 가보고 싶다.” “배우고 싶다”는 말 한 번쯤 듣는 위치에 도달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내 안에서 아주 조용히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나는 로열패밀리도 아니오, 오너도 아니오, 그렇다고 자본이 있는 자본가여서 비중있는 주주도 아니오

회사에 다니는 한은 끝없는 봉급쟁이 신세일 뿐이 었다.


사원이나 과장급까지는 억대연봉만 받으면 금방 부자가 되서 나는 모든것이 달라지고 해결될 줄알았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차떼고 포떼고 세금떼고 실수령액은 뻔했고,

그래도 남들보다 조금 더번다 쳐도 외벌이로 봉급으로 받은 돈은 매월 순삭이었다.


이대로 10년이 더 지나도 남는것을 생각해보면 절대 돈이 모이지도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쳇바퀴 돌듯이

이렇게 살아가는 인생은 어쩔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가끔 맴돌았다.


지금까지 나름 도전하면서 살아온 나는 드디어 나이도 중년이 되면서 조직이나 회사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떤 계기로 그 회의감은 복잡한 심경으로 자리를 내려놓는 상황도 맞이하게 되었고

나는 더욱 이젠 내것을 위한 오롯이 나와 가족을 위한 내사업을 한번 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이제 너만의 일을 시작할 시간이다.”

회사의 일이 아닌, 조직의 목적이 아닌, 누군가의 승인과 결재가 아닌,
진짜 내가 믿는 가치와 방향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싶다.

그 동안 나는 너무 많은 직함을 달아왔다. 정비사, 영업관리자, 기획실 대리, 서비스부 팀장,
공기업 전략담당자, 임원, 이사, 상무, 감사…

하지만 정작 내 이름 앞에 붙일 “나만의 회사”는 없었다.
이제는 그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시간이다.


나는 사업이 단순히 ‘자영업’이나 ‘창업’의 개념으로 시작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삶의 방향을 내 손으로 잡는 일’, 그게 진짜 사업의 시작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다시 공부하고, 분석하고, 사람을 만나고,
시장과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 내가 지금껏 쌓아온 것들을 정리한다.
어떤 강점이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떤 가치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 내가 살아오며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장을,
누군가에게 진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

� 나는 알고 있다. 이 나이에 창업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지금껏 쉬운 길만 선택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은 아니다.


가끔 밤이면,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는다.
문득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던 그 밤이 생각난다.
낙동강 끝에서,‘죽을 각오로 살아보자’고 다짐하던 그때.

그 다짐이 이제는 ‘살아낸 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길을 만들자’는 다짐으로 바뀌었다.

그래.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서, 이제부터는 내 인생의 진짜 저작권을 내 손으로 쓰기 시작하는 것. 그게 내가 지금 이 순간 준비하고 있는 일이다.


에필로그. 끝이 아닌 시작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기적’이라 부를 수도 있고,
‘불굴의 의지’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거창하게 부르고 싶지 않다.

이건 그냥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쓴 한 사람의 기록’이고,
누군가가 오늘 밤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꺼낸 이야기다.

부산 영도의 작은 방에서 시작해, 바다 위를 거쳐, 이제는 내 이름으로 가는 길.

그 길의 이름은, ‘끝까지 살아낸 사람’이다.

나와 같이 함께 이겨내고 죽을 힘으로 다시 한번 시작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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