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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찬호 Jun 26. 2023

1-3. 대만 타이베이 현대미술관, 예술과 충격 사이

짧고도 강렬했던 2박 3일 대만 디자인기행

대만에서의 이틀은 쉴 틈 없이 꽉 찬 일정들로 채워졌고, 어느새 2박 3일 여행도 마무리가 되어갑니다. 마지막 날의 일정은 대만 최대의 현대 미술관, 타이베이 현대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해외나 국내 여행을 갈 때에 꼭 그곳의 미술관들을 방문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물론 빼놓지 않고 들리게 되었습니다.


1. 밥경찰 아니고 밥도둑. 2. 마치 허경영이 할 것 같은 멘트 3. 예쁜 발 마사지 간판 4. 길거리의 포스터 5. 바랬지만 화려한 간판이 대만의 트레이드마크가 아닐까합니다.

타이베이 현대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에도 열심히 간판 구경을 하며 지나갔습니다. 이날도 밥도둑, 발 마사지, 뷰티샵같이 다양한 곳의 간판들이 화려한 모습으로 제 역할을 다하며 홍보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타이베이 현대미술관

버스를 타고 도착한 타이베이 현대미술관은 상상이상으로 넓고 복잡했으며 나들이 나온 힙한 대만 젊은이들로 바글거렸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와 같이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공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눈알을 만지며 괴로워하는 인간 드로잉, 일부가 해골로 되어있는 축음기

타이베이 현대미술관에서는 6개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고 동선을 따라 이동하며 천천히 관람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작부터 눈에 들어오는 강렬한 작품들은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DogHead, Sam Jinks(2009)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초현실주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초현실주의 조각품들이 진짜라고 해도 믿을 만큼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어, 봐도 봐도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샘 징크스라는 호주 작가의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여우의 머리와 인간의 몸을 결합시킨 이 조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지만 이 나체의 조각을 둘러싸고 관찰하며 가까이에 카메라를 들이미는 관중들로 인해 더욱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업로드가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혹시나 하여 모자이크를 한 것이지, 예술을 외설로 받아들인 것은 아닌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하하)



그 밖에도 미래의 인류를 묘사한 조각, 습기가 가득 찬 통에 갇혀있는 남자의 조각 그리고 백조와 염소, 뭔지 모를 동물과 섞여있는 키메라까지 보면 볼수록 놀랍고 충격적인 작품들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이러한 상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웠지만, 상상을 현실로 옮긴 작품들은 경이롭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사실적이면서 초현실주의를 반영한 점이 예전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관람한 론 뮤익 작가의 작품들을 상기시켰습니다. 샘 징크스 작가의 작품들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먹다 만 사과, 놀랍게도 작품이다.

다음 전시를 보기 위해 코너를 돌던 중 발견한 한입 베어 문 사과 역시 예술작품이었습니다. 요새 리움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전시로 화제가 되고 있는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가의 바나나처럼, 돈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가성비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표지 디자인

전시를 다 보고 나와서 미술관 관람의 필수 코스, 아트샵을 방문하였습니다. 한자를 사용하는 대만이기에, 책 표지에 한자를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자 또한 세리프(명조)와 산세리프(고딕), 손으로 쓴 필기체 등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폰트 디자인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책 표지들 만으로도 다양한 한자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안전을 강조하는 다양한 그림체의 포스터

미술관 밖으로 나오는 길에 발견한 안전 포스터들도 대만의 개성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한자와 영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와 함께 강렬한 색으로 표현되어 있는 포스터들은 안전을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의 디자인적 요소로서 기능하고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마주한 귀여운 타이베이 그래픽 일러스트
귀국을 위해 오른 비행기에서, 무심코 집어 든 책자 속 발견한 타이베이 현대미술관 전시 정보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그간 보고 느꼈던 새로운 감정과 풍경들을 복기하며 왠지 모를 벅참을 느꼈습니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 재난이 지나간 후, 오랜만에 떠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개인적인 새 출발을 앞두고 있어서 그랬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첫 중화권 여행이라는 설렘 또한 그러한 벅참에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첫날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화려한 간판들, 자연이 빚은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멋진 여행지들, 마지막으로 충격과 예술 사이를 넘나드는 비범한 작품들까지.


짧지만 단 한순간도 잊을 수 없이 강렬했던 2박 3일의 세계디자인테마기행 대만편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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