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선순환.

신혼집에서 그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다가...

by Eloquence



사실 앞의 거리만 나가도 반짝이는 화려한 볼거리가 많다.
여기저기 조명과 오너먼트, 특이한 트리까지 다양하다.
그것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것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것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맞이를 하는 감동은 채워주지 못한다.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다.
그 감동은 나만의 그리고 '우리'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꾸미기]KakaoTalk_20251210_125127780.jpg 그와 함께 꾸민 신혼집에서의 첫 크리스마스트리.




어릴 때 안 좋은 기억도 많지만, 좋은 추억도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크리스마스의 추억이다.


우리 집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트리를 꾸몄다.

몇 년씩 써먹은 트리와 오너먼트를 엄마가 좁은 거실로 데려오면,

나와 동생은 자연스럽게 트리 곁으로 다가갔다.

엄마가 트리 가지를 다 펴고 오너먼트 하나를 걸면, 트리 꾸미기가 시작된다.


매년 똑같은 트리와 오너먼트라서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트리를 꾸미는 순간 그 자체로 행복해서였다.

그 순간만큼은 온갖 걱정과 불안, 외로움, 책임감,

첫째의 자리에서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다 내려놓고 그 나이대의 마음으로 있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 순간만큼은 엄마와 나의 표정이 행복해 보였다.

일하느라 참여하지 못한 아빠가 내내 생각이 났지만.


우리가 다 꾸미고 나면, 전구를 다는 일은 엄마의 몫이었다.

엄마가 전구를 다 두르고 전원을 켜 빛이 들어오면, 나는 후다닥 일어나 형광등 스위치를 껐다.


어둠 속에서 트리와 오너먼트를 배경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도 화려하게 반짝였다.


학교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면, 항상 반짝이는 트리가 반겨줬다.

혼자 전구 불빛 모드를 바꾸기도 했다.

불빛 모드만 바꾸어도 하나의 트리로 몇 개의 트리를 가진 듯해서 좋았다.


그 뒤로 혼자 살 때부터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트리를 꾸몄다.

엄마가 혼자 꾸민 트리를 사진 찍어 내게 보내준 적도 있었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되고 30대에도 크리스마스 맞이는 내게 참 특별한 에피소드였다.


그리고 며칠 전, 예비 신랑과 함께 신혼집에서 트리를 꾸몄다.

혼자 사는 집에 예비 신랑이 놀러 와 늘 같이 트리를 꾸몄는데도

이번에는 느낌이 좀 달랐다.


별주머니 속에 고이고이 간직해뒀던 크리스마스트리와 관련된 추억들이 마구 쏟아졌다.

추억들을 살펴보면서 나의 바람이 간절해졌다.

예전부터 바라던 것이었지만, 더욱 간절해졌다.


나의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었다.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며 느꼈던 행복감, 기쁨을.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텅 빈 가슴한켠까지 꽉 채워진 듯한 그 느낌을.

잔잔히 느껴지는 설렘을.

화려한 거리의 광경을 보면서 느꼈던 몽글몽글함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며 느낀 달콤함을.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나만의 감성과 감각을 불어넣어 트리를 꾸미면서 느낀 예술적인 감동을 물려주고 싶었다.


사실 앞의 거리만 나가도 반짝이는 화려한 볼거리가 많다.

여기저기 조명과 오너먼트, 특이한 트리까지 다양하다.

그것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것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것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맞이를 하는 감동은 채워주지 못한다.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없다.

그 감동은 나만의 그리고 '우리'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집 정리 덜 된 신혼집에서 그와 함께 트리를 꾸미면서 그를 빤히 바라봤다.

입술을 오므리며 열중하는 그를 보면서 상상했다.

그와 나, 그리고 아이와 함께 트리를 꾸미는 모습을.


내가 느낀 크리스마스의 예술적인 감동을 그와 공유하고, 우리의 아이에게 공유하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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