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주는 감동.
그림은 사람을 가장 잘 타는 문화예술이며,
그림이 주는 감동은 다른 문화예술과 조금 다르다.
온전히 시각에 의존해야 하며, 눈앞에는 하나의 그림만 있다.
인물이 많이 등장하지도 않고, 수많은 글자가 나열되어 있지도 않다.
군더더기 없이 캔버스 위 그림뿐이다.
이 점이 때로는 여러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도피처가 되며,
어지러운 속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감동을 알아채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이
그림처럼, 작품처럼 보인다.
나와 그림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였다.
가깝다고 하기엔 모르는 것도 많고,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잘 몰랐다.
그렇다고 멀다고 하기에는 기회가 될 때마다 전시회에 갔다.
나의 관람 방식은 가까이와 멀리서를 번갈아 보았고, 내 방식대로 해석했다.
도슨트의 도움을 받기도 했으며, 해석하지 않고 오롯이 보이고 느끼는 대로 향유하기도 했다.
세월이 많이 흐른 후,
어떤 기회를 통해 미술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면서 그림 속에 숨겨진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미치도록 보고 싶은 전시가 생겼고, 그 전시회에 갔다.
벽에 걸린 작품들을 보는데, 처음으로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선명하게 보였다.
천재적인 능력과 기발함에 감탄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동질감 또는 위안을 느꼈다. 매우 깊이.
그 정도로 깊이 느낀 적은 책,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 클래식공연, 뮤직페스티벌, 콘서트 등의 다른 문화예술을 향유했을 때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의 내면과 상처를 다룬 책을 접하게 됐고, 그 기점으로 나와 미술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림을 감상하는 나만의 방식도 다채로워졌다.
전에는 막연히 보고 느끼고 마음대로 해석하며 향유하는 게 다였다면 지금은 작품 속에 담긴 작가의 내면, 상처, 추억, 메시지를 헤아려본다.
바라는 점도 생겼다.
내게 위안을 주거나 동질감이 느껴지는 그림 또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환해지는 그림을 곁에 두고 싶다.
꼭 그림이 아니어도 그러한 예술 작품을 곁에 두고 싶다.
내가 그림에 이런 애정을 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물론 여전히 그림을 잘 볼 줄 아는 건 아니다. 미술사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미술과 나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거다.
미술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가 확장되고, 애정이 커졌다는 것도 확신할 수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림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던 시절에도 그림을 보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던 게 그림이 주는 감동이 내 마음에 닿았나 보다.
그 감동의 여운이 잊히지 않아서 어색해하면서도 자꾸 그림을 찾았던 듯하다.
그림은 사람을 가장 잘 타는 문화예술이며, 그림이 주는 감동은 다른 문화예술과 조금 다르다.
온전히 시각에 의존해야 하며, 눈앞에는 하나의 그림만 있다.
인물이 많이 등장하지도 않고, 수많은 글자가 나열되어 있지도 않다.
군더더기 없이 캔버스 위 그림뿐이다.
이 점이 때로는 여러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도피처가 되며, 어지러운 속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감동을 알아채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이 그림처럼, 작품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