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새벽 세 시, 고독이 방 안을 스치면
누군가의 생이 무작정 할퀴어진다
밤새 뒤척이던 고양이는 노란 눈을 번득이며 깨어나고
수천 년을 날뛰던 네발짐승의 까마득한 유전이
그녀의 눈동자 속으로 쏟아질 때,
이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숨조차 멎은 듯
방생하고 싶으나,
죽어서 살아온 영혼이 너무 서러워
유연한 척추로 도약하다 지쳐 쓰러질 수면만 바라던 그녀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면
죽은 영혼의 체취가 별빛처럼 쏟아져 내려
공간들은 비명 지르는 심장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가고
피 흐르는 듯 끈적이는 시간들이 뺨에 달라붙는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색채들이 사방팔방으로 진동하며 흔들린다
알 수 없는 진실들은 천사들의 감옥에 갇히고
예언자들은 기린 다리를 가진 달팽이를
파피루스에 베껴 쓴다
불면의 밤들이 사방을 비비며 돌아다닐 때,
이유 없이 누군가의 뺨을 후려치고 싶은 욕망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괜찮아, 밤은 날마다 제 몸을 비틀며 춤추니까
춤추는 밤은 반드시, 춤을 추어야 하니까
아픈 영혼들이 천지를 한바탕 들쑤시고 나면
말 없는 생명 하나, 비로소 꿈틀대며 시작하겠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햇빛 속에서 미세하게 꿈틀대는 생명 하나